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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노-반한' 열린우리-민주 신당파 첫 회동

<현장> 김근태 "정대철 고문이 불러 떡국 먹으러 왔어"

"그전에도 신년이면 떡국을 먹으러 왔어요. (오늘도) 정대철 고문이 불러서 왔고..."(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

4일 저녁 8시께 서울의 신촌 인근 봉원동 '정일형-이태영(정 고문의 부모) 박사 기념관'앞. 여 비서와 관리인이 "이제는 더이상 아무도 오지 않을 테니 돌아들 가라"며 집 앞에서 기자들과 반시간 가량 실랑이를 벌이던 중에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이 도착했다.

열린우리당 신당파 일부의원들과 민주당 고건파로 불리는 의원들이 4일 저녁 정대철 열린우리당 고문 초청 형식으로 회동을 가졌다. 신당 창당 등 정계개편을 앞두고 본격적인 분위기 조성에 나선 것.

이날 모임은 정 고문의 생일 겸 신년 하례식을 겸해 정일형-이태영 박사 기념관에서 외부인에 대한 철저한 통제속에 열렸다. 하례식에는 김 의장 외에 유재건, 문학진, 김덕규 국회 부의장 등 열린우리당 의원들과 신중식, 이낙연, 최인기 등 민주당 의원이 참석했다. 김운용, 박정훈 전 의원 등의 모습도 보였다.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이 4일 정대철 고문과의 회동을 갖기 위해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심형준 기자


참석 의원들은 한결같이 "사적인 생일자리로 얘기 중에 정계개편 논의가 자연스럽게 나오기야 하겠지만 오늘 결정되는 것은 없을 것"이라며 신당 논의가 시작 단계임을 강조했다.

문학진 열린우리당 의원은 "신당과 관련해서 열린우리당과 민주당이 뭐 이렇게 가자 이런 것을 공식적으로 논의하는 자리는 전혀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며 "편하게 밥먹고, (신당 논의는) 뭐 애기할 수도 있는 것이고 다만 공식성을 띈 것은 아닌 것으로 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최인기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정계개편이나 진로와 관련된 중요한 시기이기 때문에 얘기를 나누다 보면 거기에 관한 필요한 의견교환이 있을 것"이라며 "또 각자 의견을 수렴해서 어떤 방향이 좋겠다 하는 방향에 대한 논의 정도로 오늘은 얘기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낙연 민주당 의원은 "어쩌다 나올 수도 있겠지만 오늘 여기에는 전혀 정치에 관계 없는 이들도 꽤 많이 모인다"며 "정계개편을 논의하기 위해서 굳이 그런 분들을 초청했겠느냐"고 말했다.

4일 민주당 열린우리당 의원간 회동이 열린 서울 서대문구 봉원동 정일형-이태영(정 고문의 부모) 박사 기념관 앞ⓒ 심형준 기자


30여분 뒤늦게 가장 마지막으로 도착한 김근태 의장은 정계개편을 위한 행보가 시작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왠 일들이시요 왠 일들. 그전에도 신년이면 떡국을 먹으러 왔고 (오늘도) 정 고문이 불러 왔다"고 동문서답한 뒤, "(신당 논의하는) 그런 자리가 아니다. 여러분들이 오셨는데 그런 얘기를 못한다 덕담하는 자리"라고 일축했다. 김 의장은 이어 "초청은 이미 오래 전에 받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같은 부인에도 불구하고 이날 모인 인사들이 '반노무현-반한나라' 입장을 분명히 하는 인사들이었다는 점에서 '반노-반한나라'를 캐치프레이즈로 내건 인사들이 공개리에 신당 창당을 위한 수순밟기에 착수했다는 게 정가의 일반적 관측이다.
심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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