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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찬, 과연 이명박 맞수 될 수 있나'

[집중 분석] 정치권 최대화두. 두사람이 맞수인 3가지 이유

정치권에 '정운찬 경계령'이 발동됐다. 특히 한나라당 진영이 그렇고, 이명박 캠프가 더욱 그렇다. 한나라당은 연일 정 전총장에게 "까마귀 노는 곳에 가지 말라"고 경고성 호소를 하고, 이명박 전서울시장은 자신의 '실물경제 경쟁력'을 앞세우고 있다. 또한 일부 보수언론은 벌써부터 '정운찬 검증'에 착수한 분위기다.

보수진영을 이렇듯 민감하게 반응하게 만든 원인 제공자는 민주당, 열린우리당 등 이른바 '범여권'이다. 얼마 전부터 공공연히 '정운찬 대안론'을 설파했다. 오래 전부터 정가 일각에서는 정운찬 대안론이 거론돼 왔다. 그러던 것이 연말에 들어서면서 김효석 민주당 원내대표, 김근태 열린우리당 의장, 민병두 의원 등이 연일 공개리에 '정운찬의 동참'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여기에다가 28일 국회가 끝나자마자 외부인사 영입을 골자로 하는 김근태-정동영의 '국민의 신당' 창당 합의가 나오니 보수진영이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도 당연하다.

정 전총장 자신도 원인 제공을 했다. 정 전총장의 말대로, 그가 아직 대선출마 결심을 하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행보는 '고심 중'임을 드러냈다. "나는 디사이시브한(결단력 있는) 사람"이란 말을 했고, 연말에는 연고지인 충남 공주 향우회에 참석해 지역정치인들과 파안대소하기도 했다. 당연히 곧바로 정가와 언론계에서 반한나라당 진영이 '제2의 DJP 연합'을 추진하려는 게 아니냐는 선거공학적 해석이 잇따랐다.

하루하루 살기가 빠듯한 다수 국민들에게 '정운찬'은 아직 관심밖이다. 그의 이름 석자를 아는 국민도 전체의 40%밖에 안된다. 중산층 이상에게만 '경제학자' '서울대총장' 정운찬이 알려져 있을 뿐이다. 그러나 벌써부터 안테나를 정치권 동향에 집중시키고 있는 언론 등 오피니언그룹의 경우는 다르다. 이들은 '정운찬 출마'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분위기다. 한 여론조사에서 정 전총장이 고건 전총리를 제치고 '범여권 후보' 랭킹 1위를 차지한 사실이 그 증거다.

정 전총장의 추후 행보는 아직 '안개속'이다. 그러나 그가 '격동의 2007 대선'의 큰 변수로 떠오른 것은 분명하다.

'정운찬, 과연 이명박 맞수 될 수 있을까'

지금 정치권의 관심사는 단 한가지다. '정운찬이 과연 이명박 맞수가 될 수 있을까'이다.

이명박 전서울시장은 현재 50% 안팎의 지지율로 부동의 1위를 질주중이다. 현재의 기타 대선주자들 갖고는 이 전시장 자신이 치명적 자충수를 두거나 결정적 X파일이 드러나지 않는 한, 추월이 힘들어보일 정도로 독주를 계속하고 있다. 여기에다가 노무현 대통령이 연일 격정을 토해내면서 그 반사이익을 이 전시장이 고스란히 챙기는 양상이다. 내년에 경제가 더욱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도 이 전시장에게 플러스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정치권은 기존주자가 아닌 '제3의 주자'를 찾기에 이르렀고, 최우선 주자로 정운찬 전 총장이 주목받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정 전총장에겐 어떤 경쟁력이 있는 것일까. 특히 이명박 전 시장과 격돌시에.

정 전총장이 정계로부터 차기 잠룡으로 주목받은 것은 서울대총장 재직시절부터였다. 역대정권의 온갖 관직 제안을 고사한 선비적 기질이나 전두환 정권때 직선제 개헌투쟁에 앞장선 일, 한국 재계에 쓴소리를 아끼지 않은 대목 등이 어우러져 생겨난 이미지의 결과였다. 특히 노무현 정권의 경제실정으로 민생경제가 파탄나고 경제위기감이 확산되면서 정 총장에 대한 정치권의 관심이 높아져 갔다.

정 총장이 총장으로 재직하고 있던 어느 날, 이명박 당시 시장이 정 총장과 가까운 모 교수에게 정 총장의 대선출마 의지를 탐방해왔다. 그 과정에 '정 총장이 출마한다면 나는 출마를 포기하고 정 총장을 돕겠다'고 했다고 한다. 정 총장의 속내를 알기 위한 화법이었을 것이다. 모 교수가 전한 이 일화가 사실이라면 이 전시장도 오래 전부터 정 전총장에 대해 상당한 부담감을 느껴왔다는 얘기가 된다. 왜 그럴까.

답은 '겹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일 것이다.

정운찬과 이명박이 겹치는 3가지 대목

과연 어떤 부분이 겹칠까.

우선 둘 다 경제전문가라는 점이 그렇다.

얼마 전 이 전시장은 "정 전총장은 이론가, 나는 실물경제 전문가"라는 공식으로 정 전총장의 경쟁력을 일축했다. 맞는 지적이다. 정 전총장은 거시경제전문가다. 실물에는 약하다. 그러나 실물경제 전문가가 꼭 이론가보다 낫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특히 경제가 심각한 재앙적 위기에 직면할 때는 기초가 튼실한 이론가의 중요성이 더 커진다. 1929년 미국에 대공황이 도래했을 때 루즈벨트 대통령은 수년간의 시행착오 끝에 영국의 학자 케인즈의 도움으로 어렵게 공황 타객책을 마련할 수 있었다.

지금 경제계와 금융계 등은 내심 과거 일본이 겪었던 '부동산 대재앙'의 도래 가능성에 전율하고 있다. 이런 최악의 사태가 발발하면 국가지도자에겐 단순히 실물뿐 아니라 금융, 재정 전체를 볼 수 있는 거시경제전문성이 절실히 요구된다. 그런 면에서 정 전총장에겐 이 전시장 못지 않은 경제 경쟁력이 있으며, 만약 한국경제가 직면한 심각한 위기구조 타개책 등을 놓고 향후 정책토론 등을 벌일 기회가 주어진다면 뚜렷히 부각될 것이라는 게 경제전문가들의 일반적 견해다.

또다른 공통점은 두사람 모두 '반노'라는 사실이다.

정 전총장은 2002년 대선때만 해도 노무현 후보의 당선을 바랬었다. '변화 대 반변화'라는 당시 대결구도에서 노무현으로 상징되는 '변화' 쪽에 선 것이다. 정 전총장은 IMF사태가 발발했을 때도 "한국경제, 죽어야 산다"는 유명한 화두로 전면적 변화를 주장했던 개혁가다. 때문에 노무현 후보가 당선된 후 그에게 초대 경제수장으로 김종인 전 경제수석을 추천하는 등 나름의 도움을 주려 애써왔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노 대통령을 바라보는 정 전총장의 시선을 싸늘해졌고, 마침내 지난해 7월 통합형 논설 도입을 놓고 노 대통령과 정면격돌하면서 반노진영에 분명히 섰다. 이 전시장 또한 자신의 재임기간중 행정수도 이전 문제 등을 놓고 노대통령과 정면격돌하며 반노진영에 확고히 자리매김했다.

현재 이 전시장은 국민들 사이에 광범위한 반노감정의 반사이익의 최대수혜자다. 그런 면에서 그 못지않게 뚜렷한 '반노' 칼라의 정 전총장이 그의 맞수로 출마한다면 반사이익은 급속히 줄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의 연장선상에서 또하나 결정적으로 겹치는 대목은 두 사람 모두 보수진영에 대한 흡입력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흔히들 정운찬의 경쟁력을 말할 때 '제2의 DJP연합' 같은 식으로 지역성에 기초한 선거공학적 접근만 한다. 그러나 결정적으로 간과하고 있는 게 정 전총장이 보수층에도 강한 흡입력을 갖고 있다는 대목이다.

경제문제와 더불어 우리사회의 양대 민생현안인 교육문제에 관한 한, 정 전총장은 뚜렷한 소신을 갖고 있다. 그는 진보진영의 '3불정책'에 비판적이다. 3불정책의 근간인 '형평성'을 존중하되, 또다른 교육의 목적인 '수월성' 제고를 위해서도 이제는 혁신적 제도개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는 서울대총장 재직시절 전자를 위해선 신입생의 30%를 각 지역에서 고르게 뽑는 '지역균형선발제'를 도입했고, 후자를 위해선 통합논술형 시험을 도입했다. 한걸음 더나아가 그는 중-고교 입시제 도입도 주장했다. 망국적 사교육 폐해 및 교육 빈부격차를 최소화하기 위해선 차라리 일찌감치 입시를 도입하는 게 효율적이라는 판단에서다.

그의 주장은 전교조 등 진보교육계의 거센 반발을 산 반면, 보수언론 등 보수진영으로부터는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

그는 이밖에 얼마 전 "지금 한국에 필요한 지도자는 드골이나 대처같은 강력한 지도자"라는 등 보수진영의 정서와 상당 부분 일치하는 시국관을 피력하고 있다. 정치권 일각에서 "정운찬의 최대 경쟁력은 현재 이명박이 독식하고 있는 보수층 표를 분열시킬 수 있는 잠재력"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이밖에도 정운찬-이명박 두 사람 모두 '찢어지게 가난한 집'에서 태어나 본인의 각고의 노력을 통해 오늘날의 위치까지 자수성가한 점, 학창시절 굴욕적 한-일수교에 충격받아 '경제 구국'의 신념을 갖고 경제관련 분야로 진출한 점 등 겹치는 대목이 적지않다.

국민의 물음 "왜 당신은 대통령이 되려 하는가"

물론 이런 분석은 어디까지나 '가상대결'을 전제로 한 것으로, 현실 정치세계에서 통용될 것인지는 별개의 문제다. 또한 점잖은 학계에서 살아온 정 전총장이 정치판이란 약육강식의 세계에 들어와 치러야 할 온갖 시련을 겪어낼 지도 미지수다. 정 전총장의 스승인 조순 전 한은총재의 경우 대선에 출마했다가 신체장애인 아들문제까지 공세의 재료로 삼자 자신의 정치개입을 후회했을 정도로, 정 전총장이 대선출마를 결심하는 순간부터 앞으로 겪어야 할 시련은 간단치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언론 등 오피니언그룹이나 정치권에서는 '정운찬-이명박' 맞대결 가능성을 놓고 주판알 튕기기가 한창이다. 모 언론사에선 두 사람의 사주팔자를 구해다 점까지 봤다는 얘기까지 나돌 정도다.

그러나 이렇듯 정치공학적 계산을 하기에 앞서 두사람은 다음과 같은 '국민의 물음'에 답해야 할 대목이 있다. 정 전총장은 물론이고, 이 전시장도 아직 공식적으로 출마선언을 하지 않은 상태인 만큼 마찬가지다.

"왜 당신은 대통령이 되려 하는가. 당신은 파탄난 민생을 되살릴 자신이 있는가. 부동산거품이 터지면서 도래할 대재앙을 수습할 준비가 돼 있는가. 또다시 국민을 절망에 빠트리지 않을 자신이 있는가. 자신이 쪼개진 나라를 하나로 추스릴 그릇이 된다고 생각하는가. 스스로 물어 그렇지 않다면 나오지 말라. 우리는 더이상 배신당하고 싶지 않다."
박태견 대표 겸 편집국장

댓글이 4 개 있습니다.

  • 33 25
    허파에 바람

    정운찬을 박태견이 내동댕이 치고 있군.
    정운찬 허파에 바람 들어 갔어
    그 바람?
    박태견이 집어 넌거구.
    정운찬 이미 망가졌어.
    계속 그렇게 기사쓰고 한 번 나와봐라.
    정운찬 말로가 어떤가 보자.
    정운찬 똑똑한 친구라 생각했었는데..
    당신도 역시 과포화 인물이었어.

  • 21 43
    운세가

    정운찬이 이명박 가뱝게 누른다
    상대가 되나..
    근혜하고나 알아봐라...
    한나라당은 이래저래 되는 일이 없는 당

  • 20 34
    워이워이

    도대체 이 아래 댓글 단 녀석 뭐니?
    모든 화제 기사에 김정일이 어떻고 개구리가 어떻구...
    으이구
    이 매체가 무슨 니네들 극우들 노니라고 만들었냐..
    워이 워이...잡것들

  • 22 32
    맹기스투

    김정일이 튀느냐에 달렸지
    올봄 춘궁기에 김정일이 스위스로 튀고,
    북한이 붕괴되면 개구리가 한번 더할수도 있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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