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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겨요정' 김연아, 그랑프리 파이널 우승

동갑내기 맞수 日 아사다 마오에 대역전극 펼쳐

‘피겨요정’ 김연아(16·군포 수리고1)가 성인무대 데뷔 첫 해에 세계 여자피겨스케이팅 정상의 자리에 섰다.

김연아는 16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아이스팰리스에서 열린 2006-200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피겨스케이팅 그랑프리 파이널 마지막날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자유종목)에서 119.14점을 얻어 총점 184.20점으로 참가한 6명의 선수 중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아 우승했다.

극심한 허리통증으로 진통제 복용하고 출전

김연아는 전날 벌어진 쇼트프로그램에서 아사다 마오(1위), 안도 미키(2위)에 이어 3위에 그친데다 극심한 허리 통증으로 인해 정상적인 연기를 펼치기 어려운 상황속에서 통증을 완화하기 위해 도핑테스트에 저촉되지 않는 진통제를 복용하고 온 몸을 테이핑한 상태에서 경기에 나서 기적같은 역전 우승을 이뤄냈다.

이 날 김연아는 6명의 참가선수 중 4번째로 은반위에 올라 영국 가곡 ‘종달새의 비상’에 맞추어 연기를 펼쳤다. 김연아는 연기 초반 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연속 공중 3회전), 더블 악셀(공중 2회전 반) 등 고난이도의 기술을 차례로 실수 없이 성공시킨 끝에 우아한 팔동작과 시선처리로 연기를 마감, 아이스팰리스에 운집한 관중들의 뜨거운 환호를 이끌어냈다.

김연아의 완벽에 가까운 연기에 위축된 일본의 동갑내기 맞수 아사다(172.52점)와 안도(157.32점)는 경기중 엉덩방아를 찧는 등 실수를 연발하며 무너졌다.

쇼트프로그램 3위 열세딛고 최종점수에서 아사다에 11.68점 앞서

시니어무대 데뷔 첫 해에 세계여자피겨스케이팅 '여왕'의 자리에 등극한 김연아 ⓒ연합뉴스


결국 김연아는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최종점수에서 2위 아사다를 11.68점 차로 따돌리고 시상대 맨 위에 올라섰다. 이 순간은 지난해 사상 처음으로 성인무대 데뷔 첫해에 세계정상에 오른바 있는 아사다의 대회 2연패가 좌절되는 순간이자 김연아가 사상 두번째로 성인무대 데뷔 첫 해에 '왕중왕'에 오른 선수로 기록되는 순간이었다.

이로써 김연아는 지난 3월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 한국선수로는 사상 첫 금메달을 목에 건 이후 9개월 뒤 열린 시니어대회 1위에다 2006년 한 해 가장 좋은 성적을 낸 단 6명의 선수들만 초청받는 이 대회에서 우승함으로써 명실공히 세계 최강자 자리에 올라섰다. 이날 우승으로 김연아는 3379점의 여자 싱글 랭킹 포인트를 획득해, 자신의 종전 최고 랭킹(세계 9위)을 경신하며 세계 5위로 뛰어올랐다.

김연아는 경기직후 "시니어무대 데뷔 첫 해에 우승하리라 기대는 물론 예상도 못했는데 이렇게 우승까지 하게돼서 머리속이 멍한 기분"이라며 환한 미소를 지어보였다.

日 언론, "김연아의 성장속도 놀랍다" 충격

이토 미도리의 대를 잇는 피겨스타 아사다의 우승을 기대하고 있던 일본 언론은 김연아의 급성장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 역력했다.

산께이스포츠는 '굴욕의 역전패'라는 다소 자극적인 표현을 써가며 쇼트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한 우위를 지키지 못한 아사다의 부진을 비난했고, 마이니치신문은 "김연아는 기술이나 표현력에서 아사다와 안도의 성장세를 한층 웃돌았다"며 김연아의 급격한 기량향상에 놀라움을 표시하는 한편 "한국은 김연아로 인해 2010년 뱅쿠버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지만 일본은 점점 빨라지는 김연아의 성장속도를 가볍게 볼 수 없다"고 경계심을 드러냈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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