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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재벌, 역시 근본적으로 바뀐 것 없어"

현대차 비자금 사태에 <비즈니스위크> 등 냉소

미국 유력경제주간지 <비지니스위크>가 30일(현지시간) 최신호에서 이번 현대-기아차 사건과 관련, "한국 재벌의 행태가 후진적이며 기업 지배구조에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드러낸 사건"이라고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잡지는 "이번 현대 기아차 사건 같은 스캔들은 처음이 아니며 지난 2002년에도 삼성과 엘지, 현대가 대통령 선거와 관련 뇌물 공여행위로 정부의 조사를 받았다"고 보도, 이번 사건으로 한국의 신인도가 또한차례 상처를 입는 양상이다.

한국 재벌, 주주 희생해 부 축적하는 후진적 행태 혹평

<비즈니스위크>는 "이번 사건의 보다 근본적인 문제는 재벌이 회사 주주에게 손해를 끼치면서 계열회사를 통해 재벌총수 일가의 부를 축적하고 있다는 데 있다"며 "이 같은 일은 과거에나 있음직한 일"이라고 혹평했다.

현대차 비자금 사건이 외신들의 냉소적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에 내걸린 현대차의 캐치프레이즈 'DRIVE YOUR WAY' 옆으로 사람들이 지나가고 있다.ⓒ연합뉴스


잡지는 "최근 한국 정부와 재벌은 외국 투자자들에게 한국재벌의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도록 노력해 왔고 사외이사제도 도입 등을 통해 재벌 지배 구조개선도 일부 달성해 왔다"면서도 "그러나 그 같은 노력이 기업 전반에서 이뤄진 것은 아니며 지배 구조 개선은 개별 회사들에게만 제한돼 왔고, 비상장회사들의 경우는 오히려 재벌의 기업지배에 악용돼 왔다"며 "재벌이 근본적으로 바뀐 것이 없다"고 비판했다.

잡지는 구체적으로 이번에 압수수색을 받은 글로비스를 예로 들어 "비상장회사에게 이익이 나는 사업 분야를 독점 수주하게 한 뒤 상장하면서 정몽구 회장 일가의 부를 축적하는 데 사용됐다"고 지적했다.

잡지는 "그러나 글로비스가 설립되기 이전에는 차량 물류와 관련해 발생하는 이익이 모두 현대차와 기아차 주주의 몫이었다"면서 "글로비스 설립을 통해 주주 이익이 정회장 일가에게로 넘어갔다"고 지적했다.

비상장회사 이용 기업 지배 강화

<비즈니스위크>는 "재벌 총수일가가 이런 방법으로 부를 축적할 뿐만이 아니라 기업지배를 하고 있다"고 비꼬았다. 요컨대 "재벌 총수일가는 흑자가 생기는 사업 분야를 비상장회사에게 넘겨주고 후에 상장하면서 생긴 이익으로 재벌의 주력 회사 주식을 인수하는 방법으로 지배권을 더 확고히 해왔다"는 것이다.

잡지는 "현대 정몽구회장이 단 4.1%의 현대차 주식을 가지고도 다른 계열회사를 통해 지배권을 행사하고 있으며 삼성도 비슷한 지배구조를 갖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정몽구회장이 현대차를 세계 5위의 자동차 생산회사로 육성하려면 무엇보다도 기업 이미지부터 개선해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임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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