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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임 전교조위원장, “교원평가제 폐기가 최우선과제"

교원평가제 오는 8월 확대하려는 정부와 충돌 불가피

“교원평가제는 정부의 정보독점에 의해 여론을 왜곡하는 졸속추진이다. 짧은 임기지만 교원평가제를 저지하고 대안을 마련하겠다.”

교원평가제를 둘러싼 노정대립의 갈등 속에서 12대 전교조 위원장으로 취임한 장혜옥 위원장의 취임 후 가진 첫 기자회견에서 '교원평가제에 대한 반대투쟁'을 유난히 힘줘 강조했다.

교원평가제 폐기가 최우선 과제

장위원장은 ‘교원평가제의, 교원평가제에 의한, 교원평가제를 위한’ 위원장이라는 세간의 평가를 그대로 반영하듯 31일 서울 영등포 전교조 회의실에서 가진 기자간담회 내내 ‘교원평가제 폐기 및 전면 재논의’를 주장했다.

장위원장은 “교원평가제는 정부와 보수언론의 일방적인 여론몰이에 의해 이뤄진 대표적인 졸속정책”이라며 “교원평가제도의 졸속 도입에 따른 피해가 교육공동체에 고스란히 돌아간다는 점을 감안하면 제도에 대한 냉정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밖에 “최근 들어 교육 주체간에 불신을 넘어선 갈등과 증오가 자라고 있다”며 “전교조는 내 눈속의 티끌부터 씻어낸다는 마음가짐으로 학부모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잘못된 관행과 불법행위와 분명히 선을 긋겠다”고 말했다.

장혜옥 신임 전교조 위원장.ⓒ뷰스앤뉴스


이밖에도 그는 사회양극화 심화에 따른 교육양극화 해소방안을 마련해 ‘특권층을 위한 귀족교육’에 제동을 걸고 학교운영위원회의 재정립으로 학내 민주화와 자치권 확대에 힘쓸 것이라고 밝혔다.

“강경파? 연가투쟁? 원칙에 입각한 정당한 합법투쟁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전임 지도부와 달리 투쟁위주의 ‘강경파’라는 평가를 받아온 신임 위원장의 성향과 투쟁방침에 대한 질문이 집중됐다.

이에 대해 장위원장은 “지금 당장 중요한 것은 반대투쟁이 아니라 왜곡된 교원평가제의 내용들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설득시키는 일”이라며 “정부와의 교섭 틀이 유지되는 만큼 그 속에서 충분히 대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연가투쟁’과 관련해서는 “단체행동권이 없는 전교조의 특성상 정부를 향해 우리의 목소리를 전달하는 유일한 합법적 단체행동이 연가투쟁”이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하되 정부가 끝까지 모르쇠로 일관할 때 사용하는 것”이라고 연가투쟁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이어 장위원장은 “오히려 노동자의 행동권을 규제하는 사회적 인식에서 벗어나 연가투쟁에 대한 색안경을 벗어나야 한다”며 정부와 사회에 전향적인 관점 변화를 촉구했다.

전교조에 대한 색깔공세의 수위를 높여가는 한나라당과 최근 반전교조 기치를 내걸고 출범한 자유교원노조, 뉴라이트연합 등 갈등세력에 대해서도 "정당한 비판은 겸허히 받아들이되 교육의 본질을 훼손하는 시도에는 강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원칙을 밝혔다.

그는 구체적으로 사학법 재개정 시도와 관련 “현 사학법개정안조차 법안처리 과정에서 많은 부분이 왜곡된 미흡한 법안”이라며 “한나라당이 사학법 재개정 시도에 나선다면 우리 또한 이에 맞서 맞불 재개정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31일 서울 영등포 전교조 회의실에서 열린 장혜옥 신임 위원장 취임 기자회견.ⓒ뷰스앤뉴스


최근 논란이 일었던 ‘강남학군재조정’과 관련해서도 그는 “교육의 내적 충실을 위한 것이 아니라 부동산 대책의 일환으로 학군조정개념을 내세운 것은 옳고 그르다를 떠나 잘못된 처방”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2007년 교원평가제 전면 도입과정 노정 충돌예상

한편 전교조는 신임 장위원장 집행부의 출범으로 현재 소강상태에 접어든 교원평가제 실시, 한미FTA연대 투쟁, 학내 비정규직 문제 등 현안에 대한 목소리를 높여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이를 위해 4월 중 집행부 구성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아직까지는 당분간 조직내부를 추스르는 데 집중할 것이라는 예상과 짧은 임기를 감안한 발 빠른 행보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교차하고 있지만 교육부가 2차 교원평가가 마무리되는 8월 이후 확대실시 방침을 밝히고 있어 이를 둘러싼 노정간 충돌이 예상된다.

교육부는 오는 8월까지 2차 시범운영을 마무리 짓고 공청회를 통한 최종 모델을 마련한 후 이르면 2007년부터 교원평가제도를 본격적으로 도입한다는 방침이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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