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의 섬나라 피지에서 또다시 쿠데타가 발생, 군부가 정권을 장악했다고 밝혔다. 이번 쿠데타는 피지 독립후 20년도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발생한 4번째 쿠데타이다.

5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프랭크 베이니마라마 피지 장군은 “오후 6시를 기해 군부가 정권을 장악했으며 국가를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헌법에 따라 대통령 권한 중 일부 부여받았다"며 "라이세니아 카라세 총리를 축출하고 임시 총리를 지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다음 주중으로 권한을 포기할 것이며 라투 조세파 일로일로 대통령에게 최고 장관회의의 권한 복원시키라고 요청할 것"이라며 "민주적 선거 절차는 그 이후에 결정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지난 수 주 동안 카라세 총리가 민족간 불화를 일으키는 원인을 제공해 왔다며 그의 축출을 주장해 왔다.

그러나 모세스 드라이버 피지 경찰청장은 이번 쿠데타에 대해 “군부가 엄청한 범죄행의를 저질렀다”며 비난하고 “불법적인 행동에 대해 지지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군 병력은 이날 피지 수도인 수바 곳곳 정부 건물에 검문소를 설치하고 카라세 총리의 자택도 포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라세 총리는 군부의 쿠데타 성공 발표에 앞서 기자들에게 “가택에 연금된 것으로 느낀다”며 “앞으로 어떤 일이 발생할지는 모른다”고 말했다.

이번 쿠데타에 대한 주변국들의 비난도 이어졌다. 헬렌 클라크 뉴질랜드 총리는 "현재 피지에 서 일어나고 있는 일에 대해 분노를 느낀다"며 "민주적 절차에 따라 선출된 피지 정부가 군부의 위협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윈스턴 피터스 뉴질랜드 외무장관은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알렉산더 다우너 호주 외무장관도 "만약 카라세 총리가 축출된다면 피지에 대한 제재를 가할 것"이라며 경고했다. 존 하워드 호주 총리는 그러나 "카라세 총리가 호주 군 파병을 요청했지만 거부했다"며 개입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베이니마라마 장군은 이에 앞서 “어떤 외국군의 간섭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