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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 비대위, '盧 탈당' 놓고 격론

소장파 "盧 탈당해야" vs 중진 "盧 진짜로 하야할 수도"

열린우리당 비상대책위원들이 28일 저녁 긴급 소집한 회의에서 재차 노무현 대통령에게 정치에서 손을 떼고 국정에만 전념할 것을 요구했다.

이날 회의에서 소장파 비대위원들은 노 대통령의 탈당을 촉구한 반면, 중진들은 노 대통령이 탈당에 그치지 않고 조기 하야할 가능성까지 점치며 신중한 대응을 주문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병석-김부겸-정장선 등 "盧 탈당해야"

노 대통령의 탈당 및 조기하야 시사 발언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해 김근태 의장이 긴급 소집한 이날 회의에서 대다수 소장파 의원들은 노 대통령 발언에 격노하며 노 대통령과의 즉각 결별을 주장했다.

비대위원인 박병석 의원은 공개리에 진행된 회의 초반에 “노 대통령의 탈당은 불가피하므로 당에서 탈당을 먼저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대위원인 김부겸 의원도 “노 대통령이 임기 말에 안정적 국정운영을 하기 위해서는 당적을 버리는 게 바람직하다”고 가세했다.

노 대통령 탈당 요구가 잇따르자 비대위는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해 2시간 동안 치열한 격론을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비공개 회의에서도 노 대통령의 탈당을 요구하는 발언은 이어져 비대위원인 정장선 의원도 “대통령이 당을 떠나서 국정을 하는 게 좋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희상-유인태 "감정 가라앉히자"

이에 대해 문희상.유인태 의원 등 중진들은 "감정을 가라앉힌 뒤 길을 찾아보자"는 신중론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특히 노대통령이 탈당에 그치지 않고, 실제로 임기를 채우지 않고 하야할 가능성을 크게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럴 경우 60일이내에 대선을 치루게 돼, 지지율이 높은 대선주자들이 포진하고 있는 한나라당으로 곧바로 정권이 넘어가게 된다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의 탈당 및 조기하야 발언에 비상이 걸린 열린우리당 비대위. ⓒ연합뉴스


결국 비대위는 "지금은 민생안정과 정기 국회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위해 최선을 다할 때"라며 "정치는 당에 맡기고 대통령은 국정에 전념하라"는 결의문을 채택하는 선에서 회의를 마쳤다. 비대위는 이와 함께 "대통령은 힘들 때일수록 책임있는 자세로 국정에 임해주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12월9일 정기국회가 끝난 직후 비대위는 신당 창당 등 정계개편 시안을 발표할 예정이어서 노 대통령 탈당을 포함한 당-청 관계 정리 및 정계개편은 더이상 피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재 당에서는 노대통령과의 결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정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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