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박근혜에게 "내가 김문수 멱살잡았소" 자랑
빗속 육영수 여사 추도식에 지지자 7천명 몰려
박 후보는 이날 오전 동작동 국립현충원에서 열린 육 여사 38주기 추도식에 박수나 환호없이 혼자 조용히 입장했다. 당초 참석할 것으로 예상됐던 올케 서향희 변호사는 참석하지 않았으며 동생 박지만 EG회장만 추도식 직전 도착해 박 후보 옆에 앉았다.
이날 현충원에는 전국 각지에서 20여대 버스를 나눠타고 나타난 '박사모(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에서부터 '근혜동산', '근혜사랑',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뉴박사모', 'ㅂㄱㅎ 써포터즈서울 봉사단', '무궁화 사랑심기운동 국민연합' 등 지지자 7천여명으로 가득 찼다.
지지모임들은 저마다 천막을 치고 플래카드를 내걸었으며, 생수와 커피 등을 제공, 근조 뱃지를 나눠주면서 자발적으로 장내를 정리하기도 했다.
플래카드에는 '육영수 여사님의 숭고한 정신을 존경합니다', '육영수 여사님께서 국민들에게 보여주신 사랑과 봉사정신을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 등 육 여사에 대한 내용뿐만 아니라 '000 의원 공식 팬클럽 호박가족', '000 사랑하는 해병들 모임' 등 박 후보의 이름이 적힌 경우도 있어 선거법 논란을 의식한 듯 이름에만 하얀 천을 덧대거나 녹색 테이프로 가려놓았다.
행사 진행요원들은 박 후보가 등장하기 전 군복을 입고 등장한 고엽제전우회 회원들에게 "호루라기를 불지 마세요", "박수를 치지 말아주세요"라고 추모식이 지지행사가 되지 않도록 거듭 당부했다.
박 후보는 이어 분향을 마친 뒤 지지자들에게 일일이 감사의 표시로 손을 건넸으며 악수를 하기 위해 지지자들은 차례로 줄을 서서 악수를 했다. 박 후보는 30여분 넘게 악수를 하자 버거운지 허리를 숙이고 눈인사를 하는 것으로 대신했다.
대부분의 지지자들은 박 후보와 눈을 마주치며 "사랑합니다", "화이팅", "건강하시고 청와대에 입성하세요" 등 대선 승리를 기원했다.
60대의 한 남성은 박 후보 곁으로 다가와, "제가 김문수 멱살 잡은 사람입니다"라고 자랑스럽게 말해 박 후보를 당혹하게 만들기도 했다.
박 후보가 분향을 마칠때 가늘게 내리던 비는 점점 굵어져 지지자들과 악수를 하는 동안 두차례 천막 안쪽으로 이동했으며 이 과정에서 지지자들이 서로 먼저 박 후보와 악수하겠다고 밀치는 등 대열이 무너지자 경호원들뿐만 아니라 이학재, 유정복, 조원진 의원과 김선동 전 의원 등이 박 후보를 호위하느라 북새통을 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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