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5천억 투매에 국내 금융시장 '비명'
코스피 3% 폭락, 환율 11원 폭등...IT주 패닉적 추락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코스피는 1,840.53으로 마감해 전날보다 3.08%(58.43포인트)나 폭락했다. 이는 올들어 최고 하락률이다.
외국인 주식투매의 여파로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달러당 11.60원 급등한 1,165.70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 또한 올 들어 최대 급등치다.
외국인은 이날도 11거래일째 매도세를 이어가면서 주가 급락을 주도했다. 외국인은 특히 이날 올들어 최대규모인 4천994억원을 순매도하면서 시장을 패닉 상태로 몰아갔다. 이로써 이달 들어 외국인이 매도한 총액은 2조7천억원으로 급증했다.
개인은 2천728억원, 기관은 402억원을 각각 순매수하면서 주가폭락을 막기 위해 부심했으나 역부족이었다.
이로써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전날 1천93조원에서 이날 1천59조원으로 줄어 하루사이에 34조원이 허중으로 사라졌다.
특히 외국인 투매로 대장주인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6.18% 급락한 123만원에 거래를 마치고, SK하이닉스 역시 8.89% 폭락해 시장을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이는 그리스 디폴트가 현실화될 경우 유럽을 비롯해 세계경제가 다시 대혼란에 빠져들면서 IT주가 가장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우려에 따른 것이었다. 여기에다가 삼성전자와 법정소송중인 애플이 일본의 엘피다에 대규모 모바일 D램을 발주할 것이란 소식도 악재로 작용했다.
이밖에 운수창고(-4.03%0, 의료정밀(-3.29%), 운수장비(-3.29%), 철강금속(-2.38%) 등 수출주가 맥을 못췄다.
코스닥지수도 전날보다 3.22% 폭락한 465.01로 마감하는 등, 금융시장 전체가 밑둥채 휘청거렸다.
문제는 이같은 시장 혼란이 앞으로 상당기간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국책연구기관인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는 이날 정부 관천청사에서 열린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유럽계 은행들의 자금 회수가 가속화되면 국내 금융지표 변동성이 높아질 수 있다"며 "단기적으로 외국인 매도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KIEP는 또한 "유럽의 경기둔화, 유로화 약세 등으로 우리나라의 대EU 수출이 부진해질 수도 있다"며 금융·실물 복합불황 도래를 우려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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