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아 대권의지를 다진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14일 저녁에는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주최한 행사에 참석, "대한민국의 꿈을 이루기 위해 미력이나마 힘을 보태는 것이 남은 제 일생의 전부라고 생각한다"고 대권 의지를 강하게 불태웠다.

14일 오전과 오후 경북 구미를 방문했던 박근혜 전 대표는 저녁에는 곧바로 상경, 서울 프라자 호텔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했다. 이날 행사는 비교적 정치적 행보를 자제했던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를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이 사실상 박근혜 대통령 만들기에 돌입한다고 선언했고, 박 전 대표도 "우리 국민 모두가 '잘 살아보자'고 일어났을 때 어떤 기적이 있었는지, 어떻게 하면 우리 국민이 똘똘 뭉쳐 일어나는지 직접 목격했다"며 "그것이 바로 국가의 몫이고 지도자의 책임"이라고 화답해 사실상 대선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

구미에서 서울로 향하는 교통이 막혀 행사장에 예정시간보다 조금 늦게 도착한 박 전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아버지가 가진 꿈은 '우리도 한 번 잘 살아보자'는 것, 민족중흥의 꿈을 이뤄보자는 것이었다"며 "그 때 우리 모두는 가난했고 가진 것은 없었지만 노력하면 잘 살 수 있으리란 희망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그러나 이상하게도 지금 우리 국민들은 당시에 없었던 돈과 기술을 갖고 있음에도 더 고통스럽다"며 "안보가 흔들리면 경제도 바로 설 수 없다는 것이 철칙인데 이 정부는 안보의 핵심인 한미동맹까지 무너뜨리고 있다"고 노무현 정권을 비난했다.

'박정희와 육영수를 사랑하는 모임'의 이한수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그동안 우리 모임은 평범한 문화적 활동을 하면서 정치적인 목소리를 내지 않았다"며 "그러나 지금 벌어지는 정치적 상황이 이대로 되겠나. 문화적 대응만 하기엔 어려워진 것이 아니냐. 그래서 박근혜 대표를 모시고 추모회를 갖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복잡해진 선거법 때문에 제가 뭘 하자고 말하진 못 한다"며 "그러나 박 전 대표를 모신 이유는 여러분 스스로가 잘 알 것이다. 나라가 이처럼 위기인데 평범한 NGO가 나설 수밖에 없는 상황을 참작하면 무엇을 말하는지 알 것"이라고 사실상 박 전 대표를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나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행사에 참석한 송복 연세대 명예교수는 "현재의 상황은 배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방향도 모르고 운항하는 기술도 없는 최악의 상태"라며 "우리 민족이 이승만 대통령을 만난 것은 큰 복이었고, 박정희 대통령을 만난 것이 큰 복이었는데 이 정부는 과거사를 뒤져서 박정희-이승만을 부정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광동 나라정책연구원장은 "현재 우리 사회에는 민족이란 악령과 민주란 악령이 뒤덮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김 원장은 "원래 좌파는 민주란 말을 갖고 싸웠는데 사회주의가 붕괴한 후 더 이상 계급투쟁 논리인 민중(민주와 같은 의미라고 설명)이란 말을 쓸 수 없게 됐다"며 "80년대 후반 민족이란 말이 나오기 시작했고, 김일성도 이 때 우리 민족 제일주의를 내걸며 '우리 민족끼리' 등 수없는 민족 논리가 우리 사회를 악령처럼 뒤덮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