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도시 발언으로 가공스런 부동산값 폭등을 촉발시킨 추병직 건설교통부장관을 즉각 문책-경질하지 않는 이유가 추 장관을 다음 총선에 출마시키기 위해서라는 전언이 나와 파문을 예고하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현역의원인 한 고위관계자는 10일 본지와 만나 "얼마전 정부 관계자와 만나 '왜 부동산값 폭등을 재연시킨 추병직을 즉각 경질하지 않느냐'고 물었더니, '추장관 얼굴에 너무 상처를 주면 출마에 지장이 있지 않겠냐'고 답하더라"며 "너무 어이가 없어 할 말을 잊었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추병직 장관 한마디로 집값이 폭등해 지금 세간의 민심은 거의 민란 발발 전야인데, 과거처럼 각료를 지낸 이들을 다음에 출마시킬 생각을 하다니 상식적으로 말이 되냐"며 "민심을 몰라도 너무 모르고 있다"고 개탄했다.

열린우리당의 또다른 관계자도 "지금은 정계개편이고 신당 창당이고 뭐고 딴소리를 할 때가 아니다"라며 "하루가 멀다하고 집값이 폭등해 대다수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 직전인 상황에서 집값을 잡지 못한다면 내년 대선은 치루나마나"라고 극한적 위기감을 드러냈다. 그는 "그러나 정부가 요즘 내놓고 있는 부동산대책이라는 것을 보면 집값이 도통 잡히지 않을 것 같아 개탄스럽기 짝이 없다"고 청와대와 정부를 질타했다.

한나라당의 한 관계자는 최근 청와대의 심상치 않은 정치적 움직임과 관련, "노대통령이 정계개편을 비롯해 내년 대선에도 관여하려는 움직임이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며 "한마디로 말해 한나라당에게는 더없는 굿뉴스"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 대선 막판까지 노대통령이 정치에 관여하는 모양새를 보인다면 내년 대선의 최대이슈는 '노무현 심판'이 될 것"이라며 "이런 상황만 연출되면 한나라당은 그 누가 후보가 되더라도 대선에서 압승을 거둘 것"이라고 단언했다.

과연 열린우리당이 이같은 위기 상황에 어떻게 대처해 나갈 지 예의주시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