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경상흑자, 4억달러로 급감...'9월 초비상'
무역흑자 급감, 외국인 주식자금 유출...9월엔 대규모 적자 우려
한국은행이 29일 발표한 `8월 국제수지(잠정)'에 따르면 지난달 중 경상수지는 4억달러 흑자로 나타났다. 이는 전달보다는 무려 33억7천만달러나 흑자 규모가 급감한 수치다.
경상흑자가 이처럼 급감한 것은 무역흑자 규모가 급감한 데다가,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서 대거 이탈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상품수지(무역수지)는 수출은 줄고 수입은 급증하면서 흑자규모가 47억3천만달러에서 4억8천만달러로 크게 감소했다. 구체적으로 수출은 457억9천만달러로 지난 2월 372억3천만달러 이후 가장 적었던 반면, 수입은 453억1천만달러로 지난 5월 455억2천만달러 이후 가장 많았다.
증권투자는 유럽 재정위기 확산에 따른 외국인 주식투자자금의 대량유출로 전월의 92억6천만달러 유입초에서 29억2천만달러 유출초로 바뀌었다. 파생상품 역시 전월 5억3천만달러 유입초에서 18억7천만달러 유출초로 전환됐다.
그나마 금융당국이 은행의 외화유동성 부족을 우려해 해외 차입을 지시하면서 은행의 차입 등으로 '기타투자'가 전월 65억8천만달러 유출초에서 40억달러 유입초로 바뀐 것이 8월의 경상수지 적자 발생을 가까스로 막았다.
문제는 '9월'이다. 증시에서 유럽계 자금은 더욱 가공스런 속도로 계속 빠져나가고 있고, 무역수지 역시 대우증권 같은 곳에서는 18억달러 적자를 예상할 정도로 상황은 급속 악화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원·달러 환율 급등에 따라 수출여건이 개선되지 않겠냐는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으나, 업계에서는 미국·유럽뿐 아니라 중국 경제도 급랭하고 있어 환율 효과가 기대만큼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따라서 9월에는 18개월간의 경상흑자 행진을 마치고 상당 규모의 경상적자가 발생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으로 외환보유고마저 급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는 상황에서 경상적자마저 발생할 경우 환율이 더욱 급등하는 등 시장 불안이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실제로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이틀간 하락했던 원·달러 환율은 11.80원 급등한 1,183.00원으로 거래를 시작하는 등 또다시 시장이 요동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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