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외무성의 3일 핵실험 강행 성명에 대해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이 한 목소리로 이번 북한의 성명이 단순한 엄포가 아니며, 북한이 실제 핵실험을 강행할 것으로 분석했다.

시갈 "美 북한정권 교체 시도에 北 보복카드 빼들어"

미국 사회과학원의 레온 시갈 박사는 3일(현지시간)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회견에서 “북한의 핵실험 성명은 단순한 엄포가 아니다”라고 분석한 뒤, “이는 북한이 과거에도 일단 하겠다고 공표한 것은 결국 실행에 옮겼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갈 박사는 “북한의 핵실험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미국이 북한과 진지한 협상에 임하는 것뿐인데, 현재로서는 그런 조짐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며 “북한의 이번 움직임이 이미 예견된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동안 북한은 미국이 협상에 나서면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고, 미국이 협상을 거부한 채 압력을 가하면 보복하는 행태를 보여 왔다”며 “지난 7월 북한의 미사일 발사도 금융조치를 앞세운 미국의 압력에 보복하려는 행위였다”고 분석했다.

시갈 박사는 “미국 재무부가 전세계 금융기관들에게 북한과의 합법적 거래까지 자제하도록 압력을 넣고 있는 것은 북한 입장에서 볼 때 미국의 금융조치들은 북한정권을 교체하려는 시도로밖에 볼 수 없다”며 “이런 상황이 개선될 기미가 보이지 않자 북한이 핵실험이라는 보복행위를 꺼내들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오버도퍼 "미국 북한 비난 말고 할 뾰족한 수 없어"

미국 존스홉킨스 대학 국제대학원의 돈 오버도퍼 교수 역시 이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것”으로 내다봤다.

오버도퍼 교수는 “핵실험이 갖는 중요성에 대해 북한이 모를 리 없는 만큼, 실제로 이를 강행할 뜻이 있지 않고서야 공식 성명을 발표할 수는 없다”며 “하지만 역설적으로 북한의 핵실험 강행 방침은 북한이 자신감을 잃었다는 반증”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핵실험과 같은 강력한 행동을 통해 외부의 압박과 포위망에서 벗어나겠다는 것이 북한의 의도”라며 “북한은 핵개발 계획을 공격용이 아닌 침략을 막기 위한 군사억지용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아마도 북한은 실제 그렇게 생각하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오버도퍼 교수는 미국의 대응과 관련해선 “부시 미국 행정부가 북한과 협상에 나서 핵실험을 그만두게 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며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미국은 새 유엔 결의안을 통해 북한을 비난하겠지만, 그 이상으로는 뾰족한 수가 없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