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6일 탄핵 사태로 경기침체가 더 심화됐음에도 불구하고 기준금리 동결을 선택했다. 금리인하시 가뜩이나 불안한 원/달러 환율이 더욱 오를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한은은 이날 오전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00%로 유지하기로 했다.

작년 10월, 11월 기준 금리를 0.25%포인트씩 연속으로 두 차례 인하했으나 이번엔 동결을 선택한 것.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회의 의결문에서 동결 배경에 대해 "예상하지 못한 정치적 리스크 확대로 성장의 하방 위험과 환율 변동성이 커졌다"며 "국내 정치 상황과 주요국 정책 변화에 따른 경제전망·외환시장 불확실성이 커진 만큼 현재의 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대내외 여건 변화를 좀 더 점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경제 성장률과 관련해서는 "앞으로 수출 증가세가 둔화하고 소비 심리 위축 등으로 내수 회복세가 예상보다 더딜 것"이라며 "지난해와 올해 성장률이 작년 11월 전망치(2.2%·1.9%)를 하회할 가능성이 크다"며 추가 전망치 하향을 예고했다.

금통위 금리 동결은 탄핵 사태후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후반의 고공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상태에서, 3연속 인하로 미국과의 금리 격차가 더 벌어지면 원화 가치가 떨어져 환율이 더 뛰며 인플레를 재연시킬 가능성을 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더욱이 오는 20일 출범하는 트럼프 2기 정부가 공약대로 관세 인상을 단행할 경우 글로벌 인플레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금리 동결의 한 요인으로 작용한 모양새다.

그러나 탄핵 사태로 국내 내수와 부동산경기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금리 인하 압박이 큰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를 동결하면서 격한 논란이 뒤따를 전망이다.

다음 금통위 회의는 2월 25일 열릴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