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추석 물폭탄', 청계천 범람
시간당 100mm 폭우, 수도권 전역 아수라장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 현재 서울 270.5mm, 하남 212㎜, 이천 209㎜, 부천 208㎜, 인천 191.5mm, 홍천 66mm 등의 폭우가 내렸다. 일부 지역에서는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시간당 최고 100mm 가량의 물폭탄이 퍼붓기도 했다.
서울의 경우 강서 278.5mm, 마포 257.5mm, 서대문 254mm, 양천 227mm, 중구 222mm 등 대부분 지역에서 200mm가 넘는 기록적 호우가 왔다. 특히 강서와 서대문, 마포 등에서는 오후 들어 시간당 70∼100mm의 아주 강한 비가 내려 물이 역류하면서 침수 피해가 발생했다.
경기도 역시 오후 6시 현재 하남 262㎜를 비롯해 부천 236㎜, 광명 226㎜, 구리 216㎜, 양평 194.5㎜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당초 기상청은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30∼80mm 정도의 강수량을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몇배에 달하는 폭우가 쏟아져, 기상청의 빗나간 예상을 비난하는 시민들의 질타가 잇따랐다.

우선 예기치 못한 폭우로 지하철 등 대중교통이 곳곳에서 마비됐다. 1호선 오류동역이 침수되면서 구로역~인천역으로 운행되는 지하철 1호선 운행이 전면 중단됐다. 또한 지하철 4호선 서울역~사당역 구간에 빗물이 유입돼 전동차의 양 방향 운행이 전면 중단되고 있으며, 2호선 홍대입구역도 승강장에 물이 유입되면서 무정차 통과하고 있다.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 지하보도도 물이 발목까지 차는 바람에 전경들이 지하철역 출입을 막고 있으나 열차는 간신히 정상 운행됐다.
특히 서울 한복판 광화문에서 큰 물난리가 났다. 청계천 물이 범람하면서 청계천 및 광화문 인근 일부 빌딩은 지하층이 물에 잠기는가 하면, 전기가 두절되고 전화와 인터넷이 불통되는 상황도 벌어졌다. 청계천 인근 상인들은 청계천 배수구에 이상이 생기면서 수해를 입게 됐다며 분노를 터뜨렸다.
광화문을 지나는 버스 등도 바퀴까지 잠긴 채 간신히 운행을 해야 했고, 행인들도 허벅지까지 차오른 물을 헤치며 어렵게 다녀야 했다. 광화문 교보빌딩 지하에 위치한 교보문고도 천장에서 물이 새어들면서 책이 젖는 등 큰 피해를 입었다.

서울시내 도로는 상암지하차도와 한남고가도로, 외발산사거리, 성동구 마장2교 부근, 올림픽대로 개화6관문, 올림픽대로 잠실대교 남단 등 19곳의 차량 통행이 통제됐다가 오후 6시 비가 그치면서 하나둘씩 통제가 해제됐다.
인천도 서구 백석고가 밑 도로, 빈정내사거리, 석남동 일대, 가정지하차도, 부평구 산곡 사거리~부평구청 사거리, 천대고가 밑 도로, 삼산농산물시장 고가 밑 도로, 계양구 멧들사거리, 효성 굴다리, 아남 굴다리, 동서식품 사거리 등 시내 도로 11곳이 물에 잠겨 차량 운행이 통제됐다.
이밖에 수도권에서만 수천채의 가옥이 침수되고 수많은 차량들이 침수 피해를 입는 등, 추석 연휴에 기습한 폭우로 수도권은 아수라장이 됐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오후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침수 피해상황을 보고받고, "추석 연휴 기간이라 피해가 더 클 수 있다. 관련기관은 비상근무체제를 유지하면서 신속히 대처해 달라"며 "피해 복구와 추가 피해 방지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날 오후 남산에 설치된 서울시 재난관리본부로 나가 피해상황 파악 및 복구를 위한 현장지휘를 하며 오후 4시30분을 기해 3단계 비상대책근무령을 발령, 전 직원이 비상근무에 돌입토록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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