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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 "아베 후임총리, 역사에 진실해야"

"역사관 바꾸지 않으면 지역안정 공헌커녕 손상할 것"

26일 국회 투표에 따라 차기 총리로 취임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자민당 총재 겸 관방장관의 역사의식과 이로 인해 우려감이 커지고 있는 동북아 지역의 불안정성에 대해 미국의 <워싱턴포스트(WP)>가 강한 경고를 했다.

"역사 호도한 고이즈미보다 더 극적인 잘못 범할 것"

WP는 25일자 ‘일본의 미래-그리고 과거’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후계자로 26일부터 사실상 임기를 시작하는 자민당의 아베 총재에 대해 “새 총리는 역사에 진실해야만 한다”며, 아베가 역사관을 바꾸지 않는다면 “인접 국가와의 긴장을 높여, 지역의 안정에 공헌하기는커녕 손상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WP는 "전후 일본은 구 일본군의 잔학한 행위를 사죄하면서도 국제평화에 대한 공헌에는 신중했던 좌익과, 그 역으로 일본의 방위에 대한 책임감을 강조하면서도 일본의 전쟁 범죄에 대해서는 그럴듯한 말로 얼버무리고 있는 우익이라고 하는“2개의 오류 사이에서 요동쳐왔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이어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2001년 총리에 취임한 뒤 우익 성향의 실수를 쉽게 범했지만, “그러나 새로 총리에 오르게될 아베 총재는 보다 극적으로 같은 잘못을 범할 우려가 있다”라고 우려했다.

WP는 “고이즈미 총리는 미군이 일본에서 철수할 것과 냉전시대 형성된 미일동맹의 가치에 대한 광범위한 회의적 시각이 확산될 때 총리에 올랐다”며 “그러나 그는 미일 동맹을 과감하게 강화하고 이라크에 병력을 파병하는가 하면 부시행정부의 미사일 방어(MD) 체제에 참여하며, 대북문제에 강경책을 사용하는 등 친미노선을 걸었다”고 평가했다.

이 신문은 그러나 “고이즈미 총리는 동시에 일본의 전범들을 추모하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가 하면 정부 검인정 교과서를 통해 일본의 전쟁기록을 호도했다”며 “이에 따라 불필요하게 중국과 인접국들의 반일감정에 불을 질렀다”고 밝혔다.

WP는 이어 화살을 아베 차기총리에게 돌려 “아베 총재는 '미국이 제3국에 의해 공격받을 때 일본의 전함이 도울 수 없는 것은 잘못됐다'며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공언하고 북한에 대한 더욱더 강경한 조치 입장을 보이고 있다”며 “더구나 그는 고이즈미 총리가 과거를 얼버무리는 것을 넘어서서 일본의 전범들을 재판했던 도교법정의 정당성까지 문제를 삼고 있으며 패전 50주년을 맞아 일본정부가 냈던 사과성명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아베 총재는 일본의 자존심을 강조함으로써 정치적인 이득을 누리고 있으며, 이는 자신의 할아버지가 일본의 전쟁 당시 총리였다는 점에서 역사에 대한 개인적인 시각을 보이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며 “그러나 현재 속에서 솔직한 정책은 과거에 대한 솔직한 정직성만이 그 버팀목이 되어줄 수 있을 것이라는 점을 아베 총재는 인식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WP는 “만약 일본이 과거의 잘못들을 인정한다면 이는 책임감 있는 민주주의라는 평가를 얻게될 것이며, 그 경우에만 힘을 바탕으로 한 외교정책이 정당성을 부여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중국 난징(南京)에서 최소한 10만명을 학살했던 그런 자신들의 과거에 대해서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주장한다면 안보와 외교관계에 대한 일본의 주장은 결국 이웃국가들과의 긴장을 불러일으켜 지역의 안보에 기여하기보다는 손상시키게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WP의 사설이 나오자마자 <지지(時事)통신> 등 일본의 언론들은 “미국의 유력지인 <워싱턴포스트>가 아베 총재가 역사를 진실하게 바라보라고 경고했다”며 사설의 내용을 소개하는 등 미국을 포함한 외부에서 일본에 대해 보이고 있는 불안감과 의구심을 전달하고 있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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