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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체어 리프트 타려면 목숨 걸란 말인가?”

장애인단체, 4일 신연수역 휠체어리프트 추락사고 인권위 진정

2001년 안산선 오이도역 장애인 노부부와 2002년 발산역 고 윤재봉씨 추락사의 악몽이 4년이 지난 현재도 되풀이되고 있다.

지난 4일 인천에 사는 장애여성 김경희씨(26)가 인천 신연수역에서 휠체어리프트를 이용하다 추락해 현재까지 9일째 의식불명상태에 빠졌다. 장애인생활시설 ‘은광원’에서 생활하고 있는 김씨는 삼육재활원에서 직업교육을 받으면서 자립생활을 위한 준비를 밟던 중이었다. 주변 사람들에 따르면 사고당일 김씨는 은광원에 자립생활 의사를 밝히기 위해 지하철을 이용하다가 이 같은 사고를 당했다.

이와 관련 인천시와 인천지하철공사에 공개사과와 재발방지 대책마련을 요구하고 있는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12일 오전 국가인권위원회를 찾아 진정을 제기했다.

지난 1999년 이후 12차례에 걸쳐 3명의 중증 장애인이 휠체어 리프트 사고로 사망했음에도 불구하고 개선되지 않는 지하철역의 장애인 이동수단에 대한 정책권고를 내려달라는 것.

지난 4일 인천 연수역 장애인 리프트 추락사고와 관련, 인천장애인차별철폐 소속 회원이 12일 인권위 앞에서 항의피켓을 들고 있다.ⓒ뷰스앤뉴스


또한 이들은 지난 2002년 발산역 리프트 사고 당시 서울시와 서울도시철도공사 사장에게 손해배상과 안전대책을 권고한 것과 마찬가지로 인천시-인천지하철공사에도 강력한 정책 권고가 내려지기를 요청하고 있다.

"장애인들이 언제까지 싸워야 안전한 이동권 보장받을 수 있나"

이날 진정서 제출에 앞서 오전 11시 인권위 앞에서 가지 기자회견에서 김경현 부천장애인자립생활센터 대표는 “사람이 이렇게 죽어가고 있는 상황에서도 인천시는 공개 사과 요구를 내부적으로 검토중이라면서 탁상공론만 일삼고 있다”며 “탑승하는 과정에서 아무런 안전장치와 안전규정이 없는 휠체어리프트를 없애고 장애인용 승강기를 설치하라”고 촉구했다.

박김영희 장애여성공감 대표는 “2001년 오이도역 사고 이후 장애인의 이동할 권리를 수없이 외치고 휠체어리프트의 위험을 알렸지만 여전히 바뀌는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며 “얼마만큼 얘기를 하고 싸워야 우리가 목숨 걸고 이동하지 않아도 되는 사회가 오는 것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표는 “장애인의 이동권, 교육권, 활동보조 문제들은 10년.10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을 것 같다”며 “얼마나 더 오랜 시간을 싸워야할 지 암담하기만 하다”며 “장애인이 안전하고 편안하게 이동하는 것은 사람의 기본권”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지난 8일 안상수 인천시장과 면담을 갖고 ▲인천시장의 공개사과 ▲인천시-인천지하철공사의 안전대책 수립 ▲2008년까지 인천시내 지하철 역사 승강기 전면 설치 ▲2013년까지 저상버스 50% 도입 ▲특별교통수단 확대 ▲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 조레 제정 ▲사고자 피해보상 등 총 7개 요구안을 제시한 상황이다.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는 오는 20일까지 요구안에 대한 인천시의 공식입장 표명을 요구하고 시의 책임있는 답변이 없을 경우 전면 투쟁에 나설 예정이다.
최병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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