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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盧대통령이 현대판 세종대왕'?

이병완 비서실장 "세종때도 그랬거늘 하며 위안 삼아..."

이병완 대통령 비서실장을 노무현 대통령을 '성군' 세종대왕에 비유하며, 노 대통령이 추진하는 전시 작전통제권 회수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반대하는 보수와 진보 양 진영을 싸잡아 맹비난했다.

"세종 때도 그랬거늘 하며 위안 삼아"

이 비서실장은 7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인간개발경영자연구회 주최로 열린 조찬 강연회에서 강연을 통해 "우리 국민들이 우리역사에서 가장 위대한 정치인을 들라하면 아마 대부분 세종대왕을 꼽을 것"이라며 "오늘날 대한민국의 영토를 물려주고, 한글이라는 고유의 문자를 창제했다는 것만으로도 세종대왕은 대한민국의 물적, 정신적 토대를 구축한 영웅"이라는 '세종대왕 예찬'으로 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최근 세종대왕의 훈민정음 창제를 둘러싼 궁중의 음모와 비밀을 그린 <뿌리 깊은 나무>라는 2권의 소설을 밤새 읽었다"며 "그 소설 속에서 천자의 나라 명(明)과의 사대외교 속에서도 국방력을 강화하여 영토를 넓혀가고, 사대파들의 음모와 훼방을 뚫고 훈민정음이라는 조선의 글자 발명을 통해 이 땅에 새로운 문화와 문물을 보급하려는 세종대왕의 눈물겨운 자주정신과 뛰어난 시대정신이 소설적 감동을 더해 주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다고 세종대왕이 자주론자만은 아니었다. 왕조실록을 보면 세종은 명나라에 대한 지고지성(至高至誠)의 사대를 다하고 있다"며 "세종은 이런 사대의 이면에선 왕조의 백년, 천년대계를 생각하며 김종서를 중심으로 군대를 강화하여 명나라 쪽으로 국토를 넓히고, 누구도 꿈꾸지 못하던 한글을 창제하고, 단군사당을 건립하여 천자(天子)의 나라가 아닌 조선의 정통성과 주체성을 세웠다"고 덧붙였다.

이 실장은 이어 화제를 노 대통령에게 돌려 "참여정부를 보는 시각이 극단적으로 갈라져 있다"며 "극우·수구 세력들은 참여정부를 반미, 좌파, 친북정권이라고 극렬히 매도하고 극좌·급진세력들은 참여정부를 친미·굴종정권, 사대주의 정권이라고 역시 매도한다"며 보수-진보 양진영 모두로부터 비판을 받는 노대통령의 고립무원의 처지를 소개했다.

이 실장은 그러나 곧이어 "전시 작전통제권 환수와 한미 FTA 문제를 놓고 벌어지는 우리사회의 분열 양상을 보면서 한편으론 안타까운 마음을 금치 못하면서도, 왕권시대 세종 때도 대명관계를 두고 왕과 신하 간의 대립과 갈등이 그토록 심했었거늘, 민주화된 자유국가에서 당연한 논쟁이겠거니 위안을 삼기도 한다"고 우회적으로 노대통령을 세종대왕에 비유했다.

노무현 대통령의 고립무원을 세종대왕에 비유한 이병완 대통령 비서실장. ⓒ연합뉴스


"보수 음모론자들의 저급한 수준에 기 막힐뿐"

이 실장은 이어 전시 작통권 환수에 반대하는 보수진영을 향해 신랄한 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정치적 반대론자들은 참여정부가 작통권 환수문제를 내년 대선을 겨냥해 정치적 음모로 끌고 가고 있다는 황당한 주장을 하고 있다"며 "참여정부가 작통권 환수문제를 공식적으로 처음 제기한 것은 2003년 5월이다. 그렇다면 참여정부는 집권 첫해인 2003년부터 2007년 대선을 겨냥한 작통권 환수 음모를 꾸몄다는 얘기냐. 도대체 사리에 맞고 앞뒤가 맞는 주장을 해야 제대로 대꾸라도 할 텐데, 음모론자들의 저급한 수준에 기가 막힐 뿐"이라고 비난했다.

그는 "결국 반대론자들의 본질은 간단하다"며 "작통권 환수 문제를 안보 불안으로 연결시켜 보수수구세력을 결집시킴으로써 내년 대선에서 기어코 정권을 자기들 손으로 가져가자는 정략적인 음모로밖에 해석이 안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군작전통제권을 원래 위치대로 한국군에게 돌려주겠다는 미국에까지 가서 돌려주지 말라고 소동을 피우는 정치권을 보거나, 1990년대엔 작통권 환수를 찬양하고 격려하다 이제와서는 반대를 선동하는 일부신문을 보면서, 지구촌 시대의 외국인들, 특히 한민족에 대해 특별한 편견을 갖고 있는 중국이나 일본인들은 어떤 생각을 할 지 생각해보면 등에 식은 땀이 나기도 한다"며 한나라당과 보수언론을 싸잡아 비난했다.

"진보진영, 을사늑약이란 황당한 선동으로 국민 왜곡 말라"

이 실장은 이어 한미FTA에 반대하는 진보진영에게도 마찬가지 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한미 FTA 협상을 반대하는 극단적 주장의 대표적 표현은 ‘제2의 을사늑약’이라는 말로, (이들은) 한미 FTA가 21세기 을사늑약이라고 국민을 선동했다"며 "을사늑약이 무슨 말이냐. 민족 배신자들이 일본에 나라를 팔아먹은 1905년 을사보호조약 아니냐"며 흥분을 참지 못했다.

그는 "개방하지 않는 나라는 모두 망했고 개방한 나라는 대부분 흥했다"며 "과거 바나나 수입을 개방한다고 하자 배, 사과 등 국산 과수농가가 모두 망할 것처럼 떠들썩하고 반대가 심했지만, 우리나라 배, 사과 끄떡없이 성장하고 있고, 한·칠레 FTA하면 우리나라 포도 등 과수농가가 다 망한다고 반대했으나 지금 우리가 어느 나라 포도, 어느 나라 사과와 배를 먹고 있냐"고 물었다.

그는 "제2의 을사늑약이라는 황당한 선동으로 국민을 왜곡시켜서는 안된다"며, 특히 "일방적이고 검증되지 않은 주장만을 방송해서 국민을 오도하는 일은 공영방송의 길이 아니다"라며 MBC 등 공영방송에 불만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조그만 부채로도 왜곡과 선동의 선풍기를 이길 수 있다"

이렇듯 보수진영을 향해서도 원색적 불만을 토로한 이 실장은 그러나 다시 메이저 보수언론들로 화살을 돌려 '기관지' '사보' 등의 표현을 사용하며 맹비난을 퍼부었다.

이 실장은 "사실과 공정을 생명으로 지켜야할 대규모 언론사가 회사의 이익에 급급해서, 정파적 이해관계에 매달려서 정해진 주의, 주장을 위한 기사만을 생산한다면 언론이 아닌 기관지나 사보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참여정부의 탄생을 애초부터 반대했고, 여전히 참여정부가 맘에 들지 않는다 하더라도, 반대만을 위한 반대로 국민을 호도하고, 자원을 낭비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한 언론계 인사가 "몇몇 신문들은 정부나 대통령을 비판하는 이른바 반노 기사를 1면에 1건, 해설면에 1건, 칼럼 1건, 사설 1건 등 매일 4건씩 써야하는 것이 불문율이고, 회사의 영업 전략"이라는 우스갯소리를 해줬다고 전하며 "따지고 보니 사실인 것 같기도 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문제는 이런 제작과 편집 방향이 결코 언론으로서의 성공을 거두기 어렵다는 점"이라며 "얼마 전 기자협회가 기자들을 상대로 한 언론의 영향력과 신뢰도 조사 결과를 보면, 신뢰도는 한겨레가 1위, KBS가 2위로 조사돼 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이른바 메이저라는 3개 신문사의 신뢰도 전체 합계가 한겨레의 신뢰도 하나에도 미치지 못했다는 점"이라며 <한겨레>와 <조중동>을 비교하며 <조중동>을 비난했다. 앞서 한미FTA에 관련해선 <한겨레> 등 진보언론을 원색적으로 비난하던 것과는 180도 다른 입장이었다.

이 실장은 "지난 여름 참 더웠다"며 "선풍기 바람이 일시적으로는 땀을 씻어 주지만 역시 부채를 부칠 때 진득하게 여름을 날 수 있다. 진실과 사실을 쥐고 있다면 조그만 부채로도 선동과 왜곡의 선풍기를 이길 수 있다고 본다"는 '독야청청' 결론으로, 좌충우돌형 강연을 끝맺었다.

이 실장 강연은 지금 보수-진보 양진영 모두부터 비난을 받은 작금의 상황에 대한 고립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나, 왜 양 진영 모두로부터 배척을 당하는가에 대한 근원적 고민이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점에서 또 한편의 '노비어찬가'라는 비난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전망이다.
박태견 기자

댓글이 2 개 있습니다.

  • 1 1
    봉황

    기껏 지은 제목이...
    그렇게 많은 강연내용중에서 뽑은게 겨우,
    세종대왕인가?
    결국 제목만 보구선, 대통령 욕하고 비아냥 거리겠지...
    뷰스앤뉴스도 조선일보 아류인가? 데일리언처럼?

  • 1 1
    김전일

    저 아가리에 핵미사일 쏴야지
    저런놈은 나도 더러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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