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연구원 "피로파괴 가능성 있다"
"평소 배에 물이 샜다면 피로파괴로 파손됐을 가능성"
1일 <경향신문>에 따르면, 김국빈 현대중공업 기술개발본부 소속 풍력발전설계부 선임연구원(40)은 31일 천안함의 ‘피로 파괴’ 가능성과 관련, “파단면의 모양이 칼로 두부를 자른 것처럼 가지런하다면 ‘피로 파괴’를 의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선임연구원은 2008년 ‘피로 파괴’에 관한 연구 성과를 인정받아 세계 3대 인명사전 가운데 하나인 미국 ABI(America Biographical Institute) 2007~2008년도판(Great Minds of the 21st Century)에 등재됐다.
그는 ‘피로 파괴’와 관련, “작은 하중이 반복되는 경우 배에 균열이 조금씩 진전되다 어느 시점에서 쪼개지는 현상을 말한다. 보통 용접부에서 균열이 생겨 발생한다”며 "잘라진 면이 가지런하면 ‘피로 파괴’를 의심할 수 있다. 배가 수직으로 쪼개졌다면 피로에 의해 균열이 진전되다 한꺼번에 깨진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피로 파괴’의 경우 균열이 점점 진전되기 때문에 파단면에 비치마크(나이테처럼 생긴 미세한 균열 흔적)가 관찰된다. 파단면에 비치마크가 보이면 ‘피로 파괴’에 의해 파손이 일어났다고 볼 수 있다"며 "비치마크를 확인하려면 단면을 잘라서 현미경으로 관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평소 천안함에 누수가 많았다는 실종자가족들의 주장과 관련해서도 “평소 배에 물이 샜다면 ‘피로 파괴’로 파손됐을 가능성이 있다. 배에 균열이 진전되다 큰 파도와 같은 외부충격으로 한 번에 깨질 수 있다"며 "배에 균열이 없다면 폭발이 있다고 해도 한 번에 동강나기는 힘들다”고 지적했다.
그는 외부폭발로 인해 배가 둘로 쪼개질 가능성에 대해선 “배의 밑부분에서 폭발이 일어나는 경우 둘로 갈라질 수 있지만 가능성은 별로 없다"며 "배를 두 동강 내려고 일부러 폭탄을 설치하지 않는 이상 힘들다”고 일축했다.
그는 피로 파괴가 자주 있는 현상이냐는 질문에 대해선 “많지 않다. 배의 수명은 보통 20년인데, 상선의 경우 그 수명 동안 용접 부위를 주기적으로 검사하기 때문이다”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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