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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FTA 3차 협상 개시, 곳곳에 지뢰밭

농산물-개성공단-공공부문-재벌규제-의약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3차 본협상이 6일 (현지시간) 공식 개시됐다. 미국은 종전의 농수산물 전면 개방 요구외에 전력-가스-철도 등 공공부문에 대한 시장원리 적용, 재벌 규제 등을 요구하고 있어 치열한 논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애틀 박물관에서 14개 분야 협상 개시

7일 외신들에 따르면, 김종훈 한국측 협상 수석대표와 웬디 커틀러 미국측 수석대표 등 양국 협상 대표단은 이날 오전 9시(한국시간 7일 새벽 1시) 미국 시애틀 ‘역사산업박물관(MOHI)’에서 10여분간 포토세션을 갖고 9일까지 진행될 본격적인 협상에 들어갔다. 이날 협상장에는 김 수석대표 등 우리측 협상단이 먼저 도착했으며 커틀러 수석대표등 미국측 협상단이 뒤따라 입장했으며, 양국 대표단은 인사 교환후 곧바로 협상을 시작했다.

이날 협상을 시작한 분과(작업반)은 상품무역, 농업, 원산지.통관, 기술표준, 위생검역, 투자, 서비스, 금융, 통신.전자상거래, 지적재산권, 총칙, 환경, 경쟁, 의약품.의료기기 등 14개다.

협상 첫날 미국은 우리 농산물 관세철폐 확대를 핵심 요구사항으로 내세우는 동시에, 농협과 우체국 보험의 문제점, 저작권 보호기간 연장, 의약품 선별등재 및 가격결정 과정에 자국 이해관계자의 참여 보장 등도 집중 거론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산물 협상과 관련, 미국은 이날 우리측이 제시한 농산물 분야 관세 개방안에 대해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며 수정을 요구하는 등 압박을 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정부는 농산물 관세 계획과 관련, 즉시-5년-10년-15년 관세철폐와 기타 등 5단계 틀에 맞춰 1천5백31개 품목(HS 10단위 기준)을 분류한 개방안을 지난달 15일 미국에 전달했고, 특히 관세철폐 예외가 적용되는 기타 품목에 쌀, 콩,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고추, 마늘, 양파, 사과, 배, 포도, 감귤, 복숭아, 딸기, 인삼, 꿀 등 2백84개를 넣었다. 기타 품목은 일반적으로 관세철폐까지는 가지 않고 관세 일부 감축이나 저율관세할당(TRQ) 등 개방의 충격을 완화하면서 시장 개방을 확대하게 된다.

반면에 미국은 관세 철폐 이행기간을 즉시, 2년, 5년, 7년, 10년 등 일반 상품보다 짧게 만든 5단계 개방안을 제시, 쌀까지 포함해 예외없이 한국의 모든 농산물 관세를 최장 10년내에 철폐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처럼 농산물을 놓고 양측이 현격한 시각차를 보임에 따라 7일부터 분과회의가 열릴 섬유 관세 개방안을 놓고 한-미 양극이 주고받기식 협상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은 고용효과가 큰 자국의 섬유 시장 개방에 극력 반대하고 있다.

한미 FTA저지 범국민운동본부가 파견한 원정 시위대 60여명과 미국의 AFL-CIO(산별노조총연맹) 회원 400여명이 7일 오전(한국시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3차 협상이 진행중인 시애틀 도심 웨스트레이크센터 앞 광장에서 FTA에 반대하는 집회를열고 있다. ⓒ연합뉴스


전 분야에 지뢰밭

농업 부문외에 거의 모든 분야에서도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시애틀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은 금융서비스 분야에서 농협과 우체국 보험 상품의 불공정한 경쟁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했으며, 지적재산권은 저작권 보호기간을 50년에서 70년으로 연장하고 일시적 복제 등 지적재산권 적용 범위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2차 협상을 파국으로 몰기도 했던 의약품 분야는 의약품 건강보험 선별등재(포지티브 리스트 시스템)에 대한 세부사항을 논의하면서 선별등재 및 가격 결정 과정에 자국 업체의 이해관계를 반영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해야 한다는 요구를 줄기차게 제기했다.

미국은 또 한국의 공정거래법에 대한 불신을 나타내며 "한국 정부가 반독점법 관련 규정을 대기업, 중소기업, 외국기업에 대해 동일하게 비차별적으로 적용해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 재벌의 내부거래 및 불공정 하청 행위 등을 문제삼고 나선 것이다.

한국은 개성공단 생산제품에 대한 관세철회 요구도 미국은 단호히 거부하고 있다. 미국의 웬디 커틀러 협상단 수석대표는 협상개시에 앞서 기자회견에서 "한-미협정은 미국 상품과 한국 상품 사이의 문제로, 이에 대해선 어떤 유연성도 갖고 있지 않다"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미국은 이밖에 전력-가스-철도-상하수도 등 공공부문에 대해서도 미국에서처럼 시장논리를 적용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럴 경우 생산원가가 많이 드는 농어촌 등 낙후지역의 전력요금 등을 폭등하게 된다.

이렇듯 팽팽한 이견으로 3차 협상이 순항할 가능성은 높지 않으며, 따라서 연말까지 예정된 5차 협상에서 협정 타결이 가능할 지는 미지수다.

그럼에도 이미 협상을 바라보는 미국 정부 및 언론의 관심은 지대하다. <시애틀타임스>는 “한미간 협상이 시끄러운 시위대들의 집회 가운데 시작됐다”며 “미국은 이번 현상이 지난 94년 멕시코 및 캐나다와 함께 진행했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이래 최대의 자유무역협정 협상이라는 점에서 총력전을 기울이고 있다”고 밝혔다.
김홍국 기자

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1 1
    개골

    개성공단위해선 전부 개방해
    그래야 위원장이 좋아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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