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日극우 “가토의 야스쿠니 참배 비판에 화 나 방화”

우익단체 다이니혼도호샤 회원 호리코메 경찰조사서 진술

지난 15일 밤 가토 고이치(67.加藤紘一) 집권 자민당 전 간사장의 자택 겸 사무실을 전소시킨 방화를 저질렀던 일본 우익단체 구성원의 범행동기가 가토 전 간사장의 야스쿠니 관련 발언 때문인 것으로 밝혀졌다.

쓰루오카경찰서 조사서 호리코메 방화 동기 진술

31일 일본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따르면 가토 전 간사장의 자택 겸 사무실 방화현장에서 할복한 채 발견됐던 우익 단체 ‘다이니혼도호샤(大日本同胞社)’의 회원 호리코메 마사히로(堀米正廣·65.무직)는 경찰 조사에서 “가토씨의 발언에 대해 불만을 갖고 방화했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본 야마가타(山形)현 쓰루오카(鶴岡)시 경찰서에 의해 지난 29일 주거건축물 등 방화와 주거 침입 혐의로 체포된 호리코메 용의자는 “집 안에 누구도 없는 것을 확인하고 현관으로 들어갔다. 혼자서 했다”라고 경찰조사에서 진술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이 신문은 이번 호리코메의 방화 사건에 조직적 관여가 있었던 흔적은 없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으며, 호리코메에 대한 심문에 나서고 있는 쓰루오카 경찰서는 그의 단독범행이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고 전했다.

쓰루오카 경찰서의 조사에 따르면 호리코메 용의자은 범행 당일 오후 5시 반께 가토 전 간사장의 생가에 침입, 소형 금속깡통 2개에 등유 종류를 1층 침실에 넣고 방화해 생가와 사무소 총 3백77㎡를 전소한 혐의를 받고 있다.

호리코메 용의자는 방화 당시 지참했던 생선회용 부엌칼(칼날 길이 26㎝)로 할복자살을 기도한 뒤 쓰루오카 시내의 병원에 옮겨져 보름 동안 치료를 받아왔고 회복치료를 마친 29일 쓰루오카 경찰서에 의해 구속됐다.

경찰조사 결과 자택 1층 부분이 가장 화재가 격렬하게 발생했던 것으로 판명됐으며, 호리코메가 첫 화재 발생 당시 자택에서 생활하는 가토 전 간사장의 모친(97)은 열쇠를 걸지 않고 산책하러 외출하고 있었던 점을 이용해 가토 전 간사장의 자택에 침입해 방화한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당시 집의 북쪽 벽 인근에서 복부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던 호리코메가 배에 칼자국은 물론 왼쪽 손목에도 칼로 그은 흔적이 있었으며, 입과 얼굴이 화상으로 그을려 있었다는 점과 함께 그의 진술을 근거로, 그가 가토 전 간 사장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에 대한 야스쿠니(靖國) 신사참배 반대 발언 등에 분노해 가토 간사장 자택에 방화한 뒤 자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호리코메가 소속된 ‘다이니혼도호샤’는 1982년 결성된 극우단체로서 결성 이후 도쿄 신주쿠에 사무실을 두고 활동을 시작하면서 경찰의 집중 감시대상에 포함돼 있었으며 최근에는 특별한 활동은 벌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와 관련 경찰은 카토 전 간사장이 당시 고이즈미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참배에 비판적인 발언을 반복한 데 대해 반발한 호리코메 용의자가 범행을 저지른 사실은 확인했으나, 아직 조사 초기라는 점에서 호리코메 용의자의 단독범행으로 결론짓기에는 이르다고 보고 이 단체와 호리코메의 사전 모의 여부 가능성 등을 배제하지 않은 채 호리코메의 최근 행적 및 이 단체를 포함한 우익단체와의 접촉 사실이 있는지 등을 놓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가토 전 간사장 “일본에 불건전하고 우경화된 민족주의가 고개를 들고 있다”

한편 <로이터통신>은 방화 테러공격을 받았던 가토 전 간사장이 기자회견을 갖고 "방화범은 내가 작년 중국과 일본간의 관계, 야스쿠니 신사 및 역사에 대해 말한 것에 불만을 갖고 있었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그러나 야스쿠니 신사 참배에 대한 반대 운동을 앞으로도 계속 펴나갈 것”이라며 불건전한 민족주의로 빠져들고 있는 일본사회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고 보도했다.

가토 전 간사장은 회견에서 “사회의 단합이 무너지면서 이같은 불건전한 민족주의가 고개를 들고 있다”며 “지금 일본에는 전통적인 유대가 무너지면서 많은 사람들이 사회에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떠돌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일본인은 지금 자유를 누리고 있지만 동시에 어딘가에 소속되기를 바라고 있고, 이런 사람들에게 민족주의가 해결책으로 제시되고 있다”며 “이러한 우경화 흐름 속에 일본 국민들은 지금 자신의 견해를 자유롭게 표현하는데 제약을 느끼고 있으며 이는 의회 내에서도 마찬가지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건전한 민족주의를 만들어나갈 수 있을 것으로 낙관한다”고 강조했다.
김홍국 기자

댓글이 0 개 있습니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