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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칙주의자'들은 지금 어디에..."

<뷰스칼럼> '메뚜기 대리투표'에도 계속 침묵할 것인가

"원칙이 뭐냐고? 그것을 빼면 나머지가 모두 와르르 무너지는 걸 원칙이라고 하지."

한 원로언론인이 내린 정의다. 하도 요즘 여기저기서 "원칙", "원칙"하니까 한 말이다. 집이나 사회의 기둥뿌리가 바로 원칙이라는 의미다.

기왓장 몇개는 깨트릴 수도 있다. 그 부분만 바꾸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둥뿌리는 다르다. 기둥뿌리가 부러지거나 휘면 그 집은 모두 부수고 다시 지어야 한다. 숭례문 화재때도 온 국민은 견디고 견디던 기둥들이 끝내 꺾이면서 한순간에 숭례문 전체가 와르르 무너지는 걸 목격한 바 있다. 이렇듯 '원칙'이란 중요한 거다.

미디어법 처리를 놓고 재투표-대리투표 논란이 뜨겁다. 미디어법 강행처리 당시 아수라장 하에서 온갖 일이 벌어졌다. 민주당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메뚜기처럼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대리투표'를 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과 민노당 의원 등이 한나라당 의원석에 앉아 반대 표를 누르는 등 '역(逆)대리투표'를 했으니 피장파장 아니냐고 반박하고 있다.

국민들은 2007년 2월11일 숭례문이 무너져 내리던 충격적 장면을 잊지 못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러다가 민주당이 전자투표 로그 기록을 바탕으로 34건의 '비정상적인 투표기록' 가운데 한나라당끼리의 반복적인 찬성 로그기록이 17건 발견됐다며 '메뚜기 대리투표' 의혹을 제기하고 나서자, 상황은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됐다.

빼도 박도 못할 로그기록이 나오자 한나라당은 크게 당혹해하며 "헌재 판결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자"는 군색한 주장을 펴다가, 급기야는 "최종 투표가 본인에 의한 것이라면 법적으로도 의미가 없는 주장"이라는 반론까지 펴기에 이르렀다. 같은 당의 다른 의원들이 대리투표를 했다손 치더라도, 막판에 당사자가 직접 투표를 했다면 문제될 게 없다는 논리다.

이런 논리대로라면, 앞으로 모든 선거는 치루나마나다. 선관위도 없애야 한다.

이런 상황을 상정해보자. 돈 많은 유지가 총선에 출마했다. 중병이 든 환자나 노환으로 걷지 못해 투표장에 못나올 노인 등의 명단을 꼽은 뒤 선거꾼을 동원해 그들의 이름으로 대리투표를 신나게 하다가 적발됐다. 그러자 즉각 투표권 소유자들에게 돈다발을 안겨준 뒤 투표장까지 자동차로 귀하게 모셔다가 자신에게 투표를 하게 했다. 그러고선 "최종 투표를 본인이 했으니 문제될 게 없다"고 큰소리 치면 만사형통이다.

총선뿐인가. 대선도 이렇게 치루면 된다. 산더미처럼 쌓아놓은 돈만 있다면 아무리 대리투표를 하다가 걸려도 문제될 게 없다는 얘기가 된다. 권력자도 마찬가지다. 권력으로 찍어 누르고 금품으로 매수하면 누구든 정권 재창출이 가능해진다.

이처럼 한나라 주장은 당연히 말도 안되는 얘기들이며, 설득력 제로(0)의 궤변이다.

이래서 "원칙에는 하나의 예외도 없어야 한다"고들 하는 것이다. 한가지 예외를 인정하면 삽시간에 수백 수천가지 예외를 인정해야 하고, 그러면 원칙 자체가 와르르 무너지기 때문이다.

여당은 "야당이 헌법재판소에 고소했으니 조용히 판결을 기다리자"고 말한다. 과거 3선 개헌 때처럼 사법부가 "정치권 일은 정치권에서 해결하라"며 돌려보내고, 그러면 며칠 지지고 볶고 하다가 유야무야 끝날 수 있다고 기대하는 분위기다.

궁색하기 짝이 없다. 집권당이 취할 자세가 아니고, 법을 만드는 입법부의 태도가 아니다. 대리투표라는 잘못을 했으면 깨끗하게 고개 숙이고 잘못을 시인해야 마땅하다. 그것이 국민에 대한 예의고, 제대로 된 원칙 수호다.

아울러 정치권을 비롯한 언론계, 법조계 등 각계의 내로라 하는 '원칙주의자'들도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이런 '기본 원칙'에 대한 입장 표명도 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그들의 원칙은 '그들만의 원칙'으로 받아들여질 것이기 때문이다. 세칭 '법치주의자'들도 함께 입장을 밝혀야 함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박태견 대표 겸 편집국장

댓글이 23 개 있습니다.

  • 9 2
    asdf

    이 나라에는 원칙주의자들은 절멸되었다 - 박물관에도 없다 - 원칙과 법을 지키는 자는 손해보고 원칙과 법을 어기고 탈법하고 버티고 배짱/요령 부리는 자는 사면받는 이런 악화가 양화를 구축하는 사회를
    MB 는 자신의 인기와 지지율만을 위하여 일말의 양심의 거리낌도 없이 만들어 가고 있다.과연 사면남발로 얼마나 인기가 오를지 지켜볼 일이다.

  • 6 2
    독자

    포털 뉴스란에도 원천무효란 사실 부각되지 않고
    통과된 양 기사가 쏟아져 나왔는데요, 엄연한 무효 사안임에도 어쩌다 헌재 결정만 바라는 처지 되었는지.. 헌재가 정권을 이길 수 없을 텐데..

  • 9 3
    푸하하

    딴나라당 애들한테 원칙? ㅋㅋㅋ
    차떼기, 성나라, 자위녀. 등등이 바로 원칙이야 ㅋㅋㅋ

  • 2 4
    맹박

    원칙주의자가 모두 기회주의자, 녀가 되었씀다
    원칙주의가 기회주의자와 기회주의녀로 변하였습니다. 다 아시면서 곤란하게 말하게 하지 마세요. 물타기가 그렇게 쉽지 않아요. 침묵은 황금알과 황금 거위가 되어 돌아올 것입니다.

  • 14 2
    국회걱정

    앞으로 국회다수당은 부결 후에도 가결될 때까지 재투표를 반복할 것이다.
    국제적 망신이다.
    이런 의회선례는 전세계 어디에도 없다.
    한나라당 집권하니 어처구니 없는 일이 다반사다.
    민중봉기라도 해야 한다. 답답하다.

  • 5 4
    사마귀

    원칙주의자들? 지금 양주빨고 있겠지
    평생을 김일성만세 책팔아 돈벌고 제일 좋아하는건 양주라는 어떤 개색기처럼.
    그 색기는 미국은 잘가도 북한엔 절대로 안가지.

  • 4 5
    일사부재의

    아래 생각해보면.
    그럼 일사부재의는 이제 없어진것임?
    앞으로 한나라당 말고 다른 당이 정권 잡고 이런 짓해도 된다는 거지?
    3년 남았으니까 기달려줘~
    막가보자 한번...

  • 3 15
    생각해보면

    대리투표가 있었는지 없었는지는
    합리적으로 파헤쳐보면 확인할수 있는 일이다.
    그러나 지금 민주당이 보이는 행태는 합리적 논리는 어디에도 없고
    야바위꾼의 눈속임만 판을 친다.
    대리투표가 있었다면 당연히 그 의원에 대한 징계나 처벌이 있어야 하고
    그런 행위가 실효적 표결행위인 2차 투표에 있었다면
    미디어법안이 무효가 되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러나 1차투표에 대리투표가 있었다면
    해당 의원에 대한 징계나 처벌은 당연하지만
    2투표로 통과된 법안은 효력을 잃지 않는다.
    지금 민주당이 보여주는 행태는
    명백한 사실을 근거로한 당당함이 아니라
    야바위꾼들의 특기인 말장난과 눈속임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들은 국민의 현정권에 대한 불신을 정략적으로 악용해
    국론분열을 부추기겨 정치적 영향력확대에 몰두하는데
    머잖아 이런 행위에 대해 국민들의 심판이 있을 것이다.

  • 6 6
    로마

    호화요트 구경하러 갔다
    김정일처럼 돈은 없으니 못사고 구경이나 해야지.

  • 27 5
    예언자

    한나라당... 원칙을 니맘대로 적용하는 정신병자들의 집단...
    원인 제공자인 이명박대통령이 하야하는것만이 우리국민이 살길이다... 시급하다...

  • 4 15
    요지경

    [천법] 원칙을 안 지키는 건 민주당도 마찬가지 아닌가
    원칙은 한나라당만 지키라고 있는 것이 아니고 민주당도 지켜야 하는 것인데 원칙을 지키지 않은 민주당은 통뼈 정당인가?
    "한나라당에 밥 안 팔아요" 원칙은 이면에 정치적 셈법이 내재 돼 있기 떼문에 설득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데 한나라당이든 민주당이든 다 지켜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원칙을 지키지 않는 정당이 상대방을 보고 원칙을 지키라 하니 통뼈 정당이 아니고서야 그런 주장이 나올 수 없다는 얘긴데 민주당이 지키지 않은 원칙은 무었이며 한나라당이 지키지 않은 원칙은 무엇인가를 따져보고 저울질을 해야 올바른 논평이 나올 수가 있다.
    한나라당이 지키지 않은 원칙은 무엇이고 민주당이 지키지 않은 원칙은 무엇이며 미디어법 통과는 왜 무효인가?
    - 이건 옳고 그름을 따지자는 것이지 "민주당에 오뎅국물 안 팔아요" 논리가 아니다 -
    .

  • 10 3
    원칙주의자

    여든 야든 대리투표는 확실히 없어져야하는것이 맞지요
    한나라당 주장 : 민주당 의원들이 의장석을 점거중인 한나라당 의석에 가서
    반대표를 찍다가 걸려서(천정배 등등) 다시 찬성표로
    바꾸었다
    민주/민노당 주장 : 한나라당 의원이 자기네당 사람들 자리를 옮겨다니며
    (17명 메뚜기) 대리투표를 했다
    원칙주의자 생각 : 그놈이 그놈이다.
    한나라,민주당 할것없이 남의 자리에서 장난질한 의원 깡그리
    의원 박탈시켜 영원히 정치판에서 제명시켜 버린다
    - 민주당의 속셈 : 한나라당 의석에 가서 반대표를 던져
    부결시켜 합법적이었다고 우긴다
    - 한나라당의 속셈 : 민주당도 대리투표를 하다걸렸으니
    과정이야 어찌됐든 결과로 밀어부치고
    헌재의 결과를 기다려 본다

  • 4 2
    성격파탄자

    이명박, 최시중이 사는 길
    중임개헌

  • 5 5
    요지경

    [天法] 의결과정에서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다면 법적 효력은 없다
    헌재에서 적법판결이 나와도 법적 효력은 발생하지 않는다.
    - 이것이 천법(天法)에 의한 법리적 해석이다 -
    .

  • 1 17
    저질언론이구나

    사람보고 메뚜기라니
    너부터 반성이나 해라~!@

  • 8 7
    라라

    조순형이
    똥떵어리

  • 22 4
    기회주의자

    얌체박근혜의 거품이 터졌다.
    얌체박근혜의 거품이 터졌다.
    기회주의자가 더이상 대통령이 되서는 안된다.

  • 9 5
    조만간

    7번님.조순형이 원칙주의자?
    줄서기 잘하는 인간일 뿐입니다.
    조중동이 만들어준 이미지...
    그걸로 지금까지 국회의원 해먹고 있네요.
    ㅎㅎㅎ

  • 13 18
    구두팔자..

    특히 조순형 이넘이..바로
    그런 원칙주의자니 뭐니 하던 넘인데..
    중앙이나 동아에서 조순형이도 문제가 없다고 했단다...ㅋㅋㅋㅋ
    조순형이 문제가 없으면 없는 것인가???

  • 23 6
    반칙주의자 타도

    자칭 &quot;원칙주의자들&quot;은 사실은 &quot;반칙주의자들&quot;이었다.
    그들의 '법적 원칙'은 '정파적 원칙'일뿐이었다.
    결국 그들은 정파적 이익을 위해서는 반칙도 허용하는 "반칙주의자들"이었던 것이다.
    위선자들...

  • 24 4
    쌍라이트

    메뚜기 대리투표 한 사람 너희들 혹시 메뚜기 대리자식 아니여?
    ......왜놈의 혈통이 흐르는 메뚜기 대리자식이 아닌지 의심스럽다...그렇지 않고서 어찌 나라팔아 호위호식하며 대대손손 부귀영화를 누리려 저모양 이겠는가!

  • 17 5
    111

    돈이 우선인데 말하겟어.
    ㅋ 이명박독재정권의 법치주의 두번만 했다가는 큰일나지 ㅋ 불법도 합법으로 정당화시키는 이명박 오늘날짜 라디오 연설봐라. C 8 = 18 . 발음상 같다

  • 44 5
    선례를 남기다.

    그냥 지나가면 우리 헌정질서에 아주 안 좋은 선례를 남기게 될 것이다.
    국회의 표결절차는 근본부터 무너질 것이다.
    미디어법 가결선언은 무효로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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