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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전 지지' 리버맨, 상원 예비선거서 패배

NYT "부시행정부에 강하게 맞서라는 표심" 해석

미 코네티컷주의 민주당 예비선거(프라이머리)에서 부시 정권의 이라크 침공 등을 적극 지지해온 3선의 중진 '매파' 조지프 리버맨 미국 상원의원이 '정치 신인' 네드 래먼트 후보에게 패배, 네오콘 등 미국 보수진영을 경악케 했다. 리버맨은 비록 야당인 민주당 진영이나 그의 예비선거 탈락은 미국내 반부시 여론의 강도를 감지케 하기에 충분하기 때문이다.

<뉴욕타임스> "부시행정부에 강하게 맞서라는 표심" 해석

9일 <AP통신> <CNN방송> 등에 따르면 야당인 민주당의 중진 의원이면서도 부시 행정부의 이라크전을 지지했던 리버맨 상원의원은 8일(현지시간) 실시된 당내 예비선거에서 48%인 13만4천26표를 얻어 52%인 14만4천5표를 득표한 래먼트 후보에게 고배를 마셨다.

백만장자인 래먼트 후보는 정치경험이 전무했지만, 이라크전에 반대하는 선거 전략으로 유권자들의 지지를 이끌어내며 골리앗으로 불리던 리버맨 후보를 제치는 이변의 주인공이 됐다. 래먼트 후보는 환호하는 지지자들을 향해 "코네티컷을 변하지 않는 구습의 땅이라고 하지만, 오늘밤 우리는 커다란 변화를 위해 한 표를 행사했다"고 답례했다.

리버맨 의원은 지난 1980년 이래 예비선거에서 패배한 4번째 현직 상원의원으로 기록됐다. 리버맨은 이라크전 뿐만 아니라 사회보장 개혁안, 새뮤엘 얼리토 대법관 지명 등 민감한 현안으로 공화.민주당이 첨예하게 대치한 고비 때마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지지하는 보수적 행보를 보여 민주당원들의 불만을 고조시켜 왔다.

그에 반대하는 민주당원들은 예비선거를 앞두고 부시 대통령이 작년 의회에서 신년 국정연설을 한 뒤 리버맨의 뺨에 키스하는 장면을 담은 비디오 테이프를 반복해서 보여주며 낙선을 주도했다.

래먼트, 인터넷.지역운동 활용하고 간명한 메시지로 유권자 지지 이끌어내

<워싱턴포스트>는 3선 관록으로 지난 2000년 대통령 선거때 앨 고어 후보의 러닝메이트로서 부통령 후보로 나섰던 경력이 있는 거물인 리버맨 의원을 무너뜨린 것은 래먼트 후보가 반전 성향이 우세한 코네티컷 주의 정서를 바탕으로 인터넷과 지역운동을 적절히 배합해 초유의 역전극을 이끌어 냈다고 분석했다.

실제 래먼트 후보는 인터넷을 통한 지지 확산에 주력하면서도 지역 정서를 감안해 지난 몇개월간 코네티컷 내 도시와 도시, 민주당원의 집과 집을 오가면서 유권자를 직접 만나 지지를 이끌어냈다.

특히 래먼트 후보는 선거기간 내내 "이라크 전쟁은 잘못됐으며 리버맨 의원의 지지행위 또한 잘못됐다"는 메시지를 아주 간명하게 요약해 민주당원들에게 접근했고, 결과적으로는 래먼트 후보의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와 관련 <뉴욕타임스>는 선거를 앞두고 “리버맨의 이라크전 찬성 경력이 비판을 받기 시작함에 따라 그는 당내 경쟁후보에 지지율에서 10~13%포인트까지 뒤지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하면서 리버맨이 경선에서 탈락할 경우 이는 민주당의 정책진로를 진보쪽으로 전환해 부시 행정부에 강하게 맞서라는 민주당원들의 뜻이라고 해석했다.

<워싱턴포스트> 역시 “리버맨 탈락이 민주당 대선 경선의 분기점이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같은 투표 결과에 따라 보수층의 지지를 얻기 위해 온건한 이미지 쌓기에 온 힘을 쏟고 있는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은 당혹스런 표정을 보이는 반면, 당 바깥에서 부시의 이라크 침공에 거센 공격을 퍼부어온 앨 고어 전 부통령의 입지는 강화될 것으로 보여 리버맨의 최종 탈락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편 조지아주 민주당 예비선거에서는 6선의 신시아 맥키니 하원의원이 59%를 득표한 변호사 출신의 행크 존슨에게 1만1천표차로 패했다. 주내 첫 흑인 여성 하원의원인 맥키니 의원은 부시 행정부가 9.11테러를 미리 알고 있었다는 '음모론'을 펴왔고, 올초에는 하원 의사당에 들어가려다 한 경찰관의 검색대 통과명령을 거부하면서 그를 폭행해 구설수에 올라 어려움이 예상됐었다.

미시간주의 공화당 예비선거에서는 중도 성향의 조 슈워츠 하원의원이 보수 성향의 상대 후보에게 패배했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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