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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짜 명품시계 산 여당 부인 누구냐"

한나라당 정치쟁점화 시도, '해외 원정골프' 뒤이은 파문에 열린당 당혹

서울지방경찰청 외사과가 8일 3백만원짜리 가짜 명품 시계를 스위스산 최고급 명품으로 속여 9천7백50만원에 판매한 사기 혐의로 미국 영주권자이자 빈센트 앤 코 대표인 이모씨(42)를 구속한 것과 관련, 한나라당이 열린우리당을 맹성토하고 나섰다.

경찰이 압수한 이씨의 장부에 '구매자'로 여당 중진의원 부인과 모 재벌그룹 고위경영자의 부인이 포함돼 있다는 보도 때문이다.

한나라당 "열리우리당, 서민정당이라더니"

구상찬 한나라당 부대변인은 9일 오전 현안브리핑에서 이와 관련, "오늘 아침 언론에 명품사기 사건 피해자 중에 여권 고위층도 있다는 보도가 있었다"며 "일단 누구인지 스스로 밝히기를 바란다"고 열린우리당을 압박했다.

구 부대변인은 "3백만원짜리 시계를 9천7백여만원에 구입하는 허영 인사 대열에 서민정당, 개혁정당, 진보정당을 주장하는 열린우리당의 간부 부인이 있다면 참 흥미로운 일"이라며 "지켜 볼 것"이라고 말해, 앞으로 이 문제를 정치쟁점화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

만약 여당 중진 부인의 구매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해외 원정골프' 등으로 궁지에 몰린 열린우리당은 또한차례 도덕적으로 치명타를 입을 게 확실해, 열린우리당의 대응이 주목된다.

현재 열린우리당 주변에는 부인의 첫 이니셜이 ㅊ으로 알려지면서 현역 중진의 이름이 나도는 등 간단치 않는 분위기다.

경찰이 8일 오전 서울경찰청 외사과에서 공개한 가짜 100년 전통명품시계 '빈센트 앤 코'. 이 시계들은 국내에서 제작한 저가 손목시계로 일부 강남 부유층과 유명 연예인들이 유통업자에 속아 수백~수천만을 주고 사들였다고 경찰은 밝혔다. ⓒ연합뉴스


상류층 '허영심리' 이용해 사기

한편 8일 경찰 발표에 따르면, 문제의 이모 빈센트 앤 코 대표는 원가 8만원짜리 중국산 가짜 시계를 5백80만원에, 다이아몬드를 박은 3백만원짜리를 9천7백50만원에 팔았다.

그는 이런 식으로 2005년 3월부터 최근까지 강남 부유층 및 고위층, 연예인 등을 상대로 7억원의 부당이익을 취했고, 총판 운영권을 준다며 4명에게서 15억6천7백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이 압수한 장부에는 '구매자'로 여당 중진 의원의 부인과 모 재벌그룹 고위경영자 부인 등 상류층 명단이 적혀있고, 여자탤런트 C씨, 남자 탤런트 L씨 등 10여명의 유명 연예인들도 속아 시계를 사거나 협찬품으로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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