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박복용 PD가 자신이 지난 3월 제작한 한 방송프로그램과 관련해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이 해당 방송을 사전에 막기 위해 압력을 행사했다고 주장, 파문이 일고있다.

또 박 PD는 KBS 정연주 사장과 최민희 방송위원회 부위원장(전 민언련 상임대표), 그리고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을 두고 “방송계의 모럴해저드 3각 커넥션”, “철의 삼각지대”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며 맹성토하기도 했다.

“참여연대 비판 방송 못하게 김기식 처장이 압력 행사”

KBS 박복용 PD는 2일 KBS 사내 게시판에 올린 글을 통해 “김기식 사무처장이 참여연대의 부도덕한 행위를 다루지 말 것을 집요하게 회사에 로비했다”고 주장했다.

박 PD는 자신이 지난 3월 제작한 KBS스페셜 ‘일자리 위기, 자본은 왜 파업하는가’에서 “참여연대 지도부들이 만든 영리목적 단체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가 대표적 외국 투기자본인 소버린에게 돈을 받고 SK의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정보를 팔고 컨설팅을 해줬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박 PD는 “관련 사실이 취재를 통해 확인되자 김기식 사무처장이 수 차례 회사측에 전화를 걸어 ‘소버린에 돈을 받고 정보를 팔아먹었다'는 사실을 방송하지 말 것을 집요하게 로비했다”며 “이 로비는 연출자의 편성규약상의 연출권 요구로 겨우 막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현재 이 프로그램과 관련해 참여연대측은 KBS와 박PD를 상대로 정정보도와 손해배상을 청구해 놓은 상태다.

박복용PD "정 사장이 김기식 처장과 최민희 대표 자문 받으라 지시”

박 PD는 또 ‘정연주 KBS사장-김기식 참여연대사무처장-최민희 방송위 부위원장’으로 이어지는 3각 커넥션 의혹에 대해서도 날선 비판을 쏟아냈다.

박 PD는 지난 해 9월 “정연주 사장은 (신간 8층 화장실 옆에서) 제작본부의 일부 간부들에게 KBS스페셜 ‘양극화’(4부작) 시리즈에 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과 최민희 민언련 사무국장(현 방송위원회 부위원장)씨의 자문을 받아 프로그램을 제작할 것을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박 PD는 “김기식, 최민희씨가 특정한 정파적 이데올로기를 가진 운동가이지 양극화 문제에 정통한 경제학자인가? 아니면 사회학자인가? KBS를 대표하는 사설적 기능을 하는 ‘KBS스페셜’에서 이런 비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프로그램을 제작하라고 하는 발상 자체는 5공 때나 있었던 일이다”라고 주장했다.

박 PD는 “그러나 이런 코미디가 실제로 발생했고 그 주 일요일 (KBS) 신관 회의실에 두 사람 등의 운동가들을 모셔다 놓고 기획방향과 제작내용에 대해 제작진들에게 장시간 강의하는 비극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최민희-김기식-정연주 3각 커넥션

박 PD는 또 3일 방송위원회 KBS 이사 최종 선임을 앞두고 김 사무처장이 사전 내정자 중 한 명으로 거론되고 있는 점을 들어 “국민의 방송, KBS를 볼모로 특정이익을 추구하는 방송계 특정 세 인물들의 부적절한 행위, 커넥션 ‘철의 삼각지대’를 용인할 것인가”라고 반대입장을 밝혔다.

박 PD는 김 사무처장이 KBS 이사로 낙점 받을 경우 “표면적으로는 방송의 독립성을 외치지만 스스로는 방송을 이용해 온 ‘최민희 방송위 부위원장-김기식 KBS이사-정연주 KBS사장’으로 이루어진 방송계의 모럴해저드 3각 커넥션, ‘철의 삼각지대’가 완성되어 방송 역사의 퇴행이 현실화될까 두렵다”고 주장했다.

박 PD는 “KBS 사장은 국민들로부터 존경받는 도덕적 리더십이 있어야 KBS가 방송을 통해 한국 사회를 감시하고 비판할 수 있는 도덕적 정당성이 확보되어야 한다”며 “KBS인들이 뼈를 깎는 노력으로 쌓아가고 있는 KBS의 도덕성을 정연주 사장이 와 무참히 허물어뜨렸다. 상식으로 용인되지 않는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 된다”고 정 사장을 맹비난했다.

박 PD는 김기식 사무처장에 대해서도 “자기의 비리가 드러났다고 그 프로그램의 가치와 성과를 폄하하는 이런 수준의 인식을 갖고 있는 단체의 실질적 대표가 어떻게 KBS 이사가 될 수 있는가”라며 거듭 김 사무처장의 KBS 이사 선임 불가 입장을 분명히 했다.

KBS노조 "김기식 KBS이사? 말도 안되는 소리"

이에 전국언론노조 KBS 본부도 2일 성명을 내고 “프로그램에 압력 가하는 시민단체 간부는 KBS 이사가 될 수 없다”며 박 PD의 입장을 지지하고 나섰다.

KBS 노조는 “KBS 이사는 외부로부터의 로비나 압력으로부터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지키고 감시해야 할 임무를 지닌 중차대한 자리다. 그런 KBS 이사회에 압력의 주체가 들어온다는 것은 KBS 독립성에 대한 심대한 훼손임이 분명하다”고 김 사무처장의 KBS 이사 선임을 반대했다.

KBS 노조는 “더군다나 참여연대 측은 현재 KBS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공공의 이익을 위해 제작한 프로그램에 대해 자기의 비리를 들춰냈다고 소송을 일삼는 단체의 핵심 간부가 KBS 이사가 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KBS 노조는 “이번 박 조합원(박 PD)의 증언 내용과 관련해 정연주 씨는 책임지고 즉각 물러나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만이, 공영방송 KBS의 명예를 훼손한 행위에 대한 일말의 양심 있는 행동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KBS스페셜 팀-김기식-최민희 강력부인

이와 관련, KBS스페셜 팀이나 김기식 처장 등은 사실관계를 강력 부인하고 나섰다.

KBS스페셜팀은 2일 보도자료를 통해 “정 사장이 김 씨 등을 언급한 것은 지시가 아니라 의견 제시의 수준이었다”며 “김 씨가 사실과 다른 방송이 나가면 소송으로 대응하겠다고 해 스페셜팀 PD들과 토론을 거친 뒤 박 PD의 의견대로 프로그램이 방영됐을 뿐 로비는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정 사장의 발언도 제작지시라기보다 의견제시 수준이었으며, 양극화 시리즈와 관련해 제작진이 시민단체에 자문을 받았지 강의를 받은 자리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김기식 처장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사실이 아닌 내용을 방송하면 소송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은 피보도 대상에게 주어진 권리이지 로비가 아니다"라며, 또 KBS이사 추천설과 관련해서도 "타천으로 추천된 것으로 KBS이사가 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최민희 방송위원은 “다른 선약 때문에 KBS 자문 모임에는 10여분 있었다”고 해명했다.

다음은 KBS 박복용 PD가 2일 KBS 사내게시판에 올린 글 전문.

<정연주 사장-김기식 참여연대 사무처장 -최민희 전 민언련 공동대표 커넥션, 공영방송 KBS가 특정 그룹의 이익 추구를 위한 도구인가?>

# 정연주 사장 - 김기식 사무처장 커넥션 사례

(1) 양극화 프로그램 제작 관련 커넥션

- 지난 해 9월말 청와대에서 정연주 불가론이 비등하던 시기에, 정연주 사장은 (신간 8층 화장실 옆에서) 제작본부의 일부 간부들에게 KBS스페셜 “양극화”(4부작) 시리즈에 김기식(참여연대 사무처장)과 최민희(민언련 사무국장)씨의 자문을 받아 프로그램을 제작할 것을 지시함.

- 김기식, 최민희씨가 특정한 정파적 이데올로기를 가진 운동가이지 양극화 문제에 정통한 경제학자인가? 아니면 사회학자인가? KBS를 대표하는 사설적 기능을 하는 “KBS스페셜”에서 이런 비전문가들의 자문을 받아 프로그램을 제작하라고 하는 발상 자체는 5공 때나 있었던 일임. 그러나 이런 코미디가 실제로 발생함. 그 주 일요일 신관 회의실에 두 사람 등의 운동가들을 모셔다 놓고 기획방향과 제작내용에 대해 제작진들에게 장시간 강의하는 비극이 발생함. 두 사람이 정사장 지지 세력이라는 것은 천하가 아는 사실임.

(2) 김기식 사무처장 - 참여연대의 부도덕한 행위를 다루지 말 것을 집요하게 회사에 로비함.

- 지난 3월26일 방송된 “일자리 위기, 자본은 왜 파업하는가?”에서 참여연대 지도부들이 만든 영리목적 단체인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가” 대표적 외국 투기자본인 소버린에게 돈을 받고 SK의 기업지배구조에 대한 정보를 팔고 컨설팅을 해줬다는 사실이 취재를 통해 확인되자 김기식이 수 차례 회사측에 전화를 걸어 “소버린에 돈을 받고 정보를 팔아먹었다”는 사실을 방송하지 말 것을 집요하게 로비함. 이 로비는 연출자의 편성규약상의 연출권 요구로 겨우 막을 수 있었음.

- 방송 후 이 프로그램이 KBS스페셜 1/4분기 시사 아이템 중 시청률 1위, 평소의 10배에 이르는 시청자 소감, 심의평가팀의 호평, 국회입법자료로 활용, 전국 각지의 기업, 연구소, 노동계 등에서 교육자료로 활용되는 등 프로그램의 객관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참여연대측은 “제보에 의존하여 미리 결론을 정하고 끼워 맞추기 식으로 제작하는 PD저널리즘의 부정적 측면이 종합적으로 발현된 프로그램”이라고 중상 비방함. 시민을 대표한다는 시민단체가 일반 시민들의 생각과 어쩌면 이렇게 동떨어질 수 있는가? 자기의 비리가 드러났다고 그 프로그램의 가치와 성과를 폄하하는 이런 수준의 인식을 갖고 있는 단체의 실질적 대표가 어떻게 KBS 이사가 될 수 있는가?

- 외부로부터의 로비나 압력으로부터 방송의 독립성을 지키고 감시해야 할 KBS 이사에 이런 인물들이 선임되는 것이 용인될 만큼 우리의 상식이 무너졌는가?
* 현재 이 프로그램과 관련하여 참여연대측과 KBS, 연출자와의 법적분쟁이 진행중임.(명예훼손, 정정보도)

- 지난 4월에 열린 언론중재위원회에서는 참여연대측의 주장이 제작진의 증거자료를 통해 거짓으로 드러나자 단 30분 만에 “중재결렬” 판정이 남.

- 현재 참여연대측에서 KBS와 연출자를 상대로 정정보도와 손해배상을 청구해놓은 상태이다.

(3) 국민의 방송, KBS를 볼모로 특정이익을 추구하는 방송계 특정 세 인물들의 부적절한 행위, 커넥션 “철의 삼각지대”를 용인할 것인가?

- 영화 “화씨9.11”의 원작이었던 “철의 삼각지대”는 정치, 경제, 군사 부분의 3각 부패 커넥션을 파헤침. 표면적으로는 방송의 독립성을 외치지만 스스로는 방송을 이용해 온 최민희(방송위원회) 김기식(KBS이사) 정연주(KBS사장)으로 이루어진 방송계의 모럴해저드 3각 커넥션, “철의 삼각지대”가 완성되어 방송 역사의 퇴행이 현실화될까 두렵다.

# KBS 사장은 국민들로부터 존경받는 도덕적 리더십이 있어야 KBS가 방송을 통해 한국 사회를 감시하고 비판할 수 있는 도덕적 정당성이 확보되어야 한다. KBS인들이 뼈를 깎는 노력으로 쌓아가고 있는 KBS의 도덕성을 정연주 사장이 와 무참히 허물어뜨렸다. 상식으로 용인되지 않는 일이 반복되어서는 안된다.

정연주 사장은 남의 아들 병역기피 문제를 거론하여 한국의 정치지형을 바꾸어 놓을 만큼 파장을 일으켰으나 정작 자신의 아들은 병역의무를 변칙적으로 기피했던 비리가 KBS 사장이 된 후 만천하에 드러난 바 있다. 시사고발 프로그램을 담당하는 제작진들은 취재원으로부터 “KBS가 사장의 부도덕은 방관하면서 자신들의 부조리에 대해서는 왜 엄정한 잣대를 대느냐? 정연주 먼저 비판하고 나를 고발하라”고 항의를 받는 실정이다. 민주화 20년이 된 지금, 도덕적 권위를 상실한 이런 자격 없는 자가 KBS 사장을 연임하려는 야욕을 수수방관한다면 KBS를 견학하러오는 어린이들에게 어떻게 얼굴을 들 수 있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