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비니 "이건 사기다!"
<뷰스칼럼> 나중에 쪽박 차더라도 일단 쓰고 보자
웰스파고는 미국의 4대 대형시중은행중 하나다. 씨티, BOA와 함께 사실상의 지급불능 상태에 빠진 '좀비은행'으로 일컬어져온 은행이다.
그런 웰스파고 주가가 지난 9일 31.7%나 폭등했다. 1분기에 30억달러의 순이익이 예상된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다. 시장의 예상을 뒤집은 웰스파고의 순이익 발표에 금융주도 동반폭등했고 다우지수도 함께 크게 올랐다.
그로부터 나흘뒤인 13일 <로이터> 통신은 180도 다른 뉴스를 내보냈다. 투자분석기관 KRW가 독자적으로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현재의 경제상황이 계속될 경우 내년 1분기까지 웰스파고의 총 손실이 무려 1천200억달러에 달할 것이란 뉴스였다.
KRW는 이에 따라 웰스파고가 파산하지 않으려면 향후 2년내에 500억달러의 자본조달이 필요하다며, 웰스파고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도로 낮췄다.
과연 웰스파고 주장과 KRW 분석중 어느 쪽이 맞는 걸까.
루비니 "스트레스 테스트? 사기 테스트"
"'스트레스 테스트'라고 부르기보다 '사기 테스트'라 불러 마땅하다.(Call it a generalized 'fudge test' rather than a true 'stress test'.)"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가 13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미 금융당국을 질타하며 한 말이다.
그는 <뉴욕타임스>가 며칠 전, 스트레스 테스트를 한 19개 대형 시중은행들이 모두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보도하면서도 구체적 내역을 공개하지 않는 데 대해 어이없어 했다.
그는 3대 경제 거시지표인 경제성장률, 실업률, 집값이 모두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데 어떻게 은행들의 실적이 갑자기 개선돼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할 수 있었는지, 도통 이해할 수 없다고 힐난했다.
"이번 금융위기는 금융시장의 불투명성과 게으른 금융당국 때문에 발생했다. 그런데 지금 정부관리들과 금융당국자들은 가뜩이나 금융시장의 투명성이 결여된 판에 뿌연 안개까지 피우기로 결정했다. 시가평가제를 무력화시킴으로써 웰스파고의 경우 부실을 숨기고 손실을 축소시켰다. 이것은 '스트레스 테스트'라고 부르기보다는 '사기 테스트'라 불러 마땅하다."
한마디로, 오바마 정부와 월가가 합동으로 사기를 치고 있다는 질타였다.
쏟아지는 정부 돈...치솟는 주가-집값
우리 정부는 유치원에도 보조금을 준다. 한 유치원 원장의 말.
"반년치 보조금이 한꺼번에 나왔어요. 태어나서 처음 있는 일이에요."
건설사 등 다른 곳들도 마찬가지다. 정부 발주 공사를 따낸 곳엔 공사도 하기 전에 공사대금부터 쏟아져나왔다.
이 돈을 어떻게 할까. 일단 MMF에 넣어둔다. 요즘 MMF가 폭증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이중 일부는 증시로 흘러들어가고 있다. 고객예탁금이 급증하면서 주가가 연일 폭등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여기에다가 또 돈이 풀릴 예정이다. 추경예산 28조9천억원이 그것이다. 이뿐인가. 윤증현 기획재정부장관은 그래도 부족하면 하반기에 2차 추경예산을 짜겠다는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나중에 쪽박을 차는 일이 있더라도 일단 쓰고 보자는 식이다.
지난 2001년 9.11사태때 미연준은 기준금리를 1%까지 끌어내리고 돈을 무한정 풀어 거품을 잔뜩 만들면서 오늘날 미국발 금융위기의 단초를 제공했다. 당시 한국 등 다른 나라들도 맹목적으로 미국 뒤를 좇다가 공멸 위기를 맞기에 이르렀다.
지금 똑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 지금은 금리를 내리고 돈만 풀어댈뿐 아니라, 정부재정까지 무한정으로 쏟아붓고 있다. 그 결과 주가와 집값이 다시 꿈틀대며 투기판이 만들어지고 있다.
잠시 반짝 좋아지는듯 싶은 착시현상을 일으킨 뒤 다시 무겁게 곤두박질칠 '더블 딥' 위기를 자초하고 있는 양상이다. 점점 30년대 장기 대공황을 닮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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