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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우리 연일 '정계개편' 신경전

한화갑 "새 틀 중심은 민주당" vs 우리당 "김칫국 마시지 마라"

요즘 여의도 정가는 샅바싸움 하는 씨름선수들과 흡사하다. 샅바를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선제공격 여부가 결정되는 탓에 아무리 뛰어난 선수도 모래판에 서면 샅바싸움을 할 수밖에 없는데 요즘 정치판이 꼭 그런 형국이다.

조순형 당선에 고무된 한화갑 민주당 대표가 연일 샅바를 이리저리 쥐면서 상대방인 열린우리당을 신경을 자극하고 있다. 28일 중기업간담회 참석차 전남 광주를 방문한 한 대표는 이 자리에서 정계개편과 관련해 "창조적 파괴의 고통을 겪어야 창조적인 공조도 이룰 수 있다"며 "당 이름을 바꾸는 등 '민주당 프리이미엄'도 버릴 수 있다"며 계속 정계개편 드라이브를 걸었다.

그러나 씨름 상대인 열린우리당 지도부는 한마디로 '김칫국부터 마시지 마라'다. 결선(2007년 12월 대선)에 오르기 위해서는 민주당과 한 번은 겨루기를 해야 하지만 지금은 때가 아니다라는 식이다.

김근태 의장은 이날 오전 확대간부회에 자리에서 "정계개편 가능성을 점치는 언론보도가 많다"고 운을 뗀 뒤 "분명히 말씀드린다. 대통령 선거는 1년 후의 먼 이야기고,국민의 고통은 바로 눈앞에 있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대선 로드맵이 아니라 서민경제회복 로드맵"이라고 말해, 민주당이 바람잡고 있는 정계개편에 휘말릴 생각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김한길 원내대표 또한 "언젠가 정치권에 큰 변화가 필요할 때가 오면 우리당이 중심에 서 주도할 수 있도록 지도부가 미리 대비할 필요도 있다"며 선(先)자강론을 폈다.

같은 날 오후에는 열린우리당 초선의원들의 탈계파 모임인 '처음처럼' 소속 의원 28명은 성명을 내고 "7. 26 재보선 계기로 당 안팎에서 제기되고 있는 조기 정계개편 논의를 즉각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조정식 의원 등은 "국정과제의 성공적인 마무리를 위해 정계개편 논의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며 "노무현 대통령 탈당론, 특정지역을 중심으로 한 정계개편론과 같은 즉흥적인 논의는 역사의 전진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고 비난했다.

민주당발 정계개편론은 물론, 문학진-김혁규 등 열린우리당 의원들이 연일 제기한 '노무현 탈당' '낯가림 없는 정계 개편'에 대한 반발이다.

민주당과 열린우리당간 신경전을 지켜보는 정가에선 "7. 26 재보선 이후 열린우리당 지도부와 일부 의원들이 당 안팎의 정계개편 논의의 확산을 차단하고 나선 것은 우리당 의원 중 일부가 한화갑 민주당 대표가 제기한 담론에 빠져들고 있다는 방증일 수 있다"며 "8월에 고건 전총리까지 희망연대를 출범시키고 나설 경우 과연 우리당 수뇌부 생각처럼 연말까지 정계개편 논의를 늦출 수 있을지 미지수"라고 말하고 있다.
정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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