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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당 "이번 선거의 패자는 한나라당" 주장

"보수적 중도계층이 비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한 것일뿐"

7. 26 재보선 개표가 시작된 26일 오후 8시. 열린우리당 영등포 중앙당사는 선거 결과를 기다리는 정당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적막했다. 선거를 진두지휘한 김근태 비상대책위원회 의장도, 김한길 원내대표도 보이지 않았다. 당 살림을 맡고 있는 원혜영 사무총장과 당 전략을 총괄 지휘하는 이목희 전략기획위원장만이 당사를 지키고 있었다.

주요 당직자들이 하나둘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 것은 개표가 어느 정도 진행되고 난 뒤인 오후 9시 경. 그러나 삼삼오오 당에 모습을 드러낸 당 지도부는 한가닥 기대를 걸었던 부천소사마저 패색이 분명하자, 당의장실에서 잠시 모였다가 기자실에도 들르지 않고 곧바로 당사를 떠났다.

결국 기자실을 찾은 건 원혜영 사무총장과 이목희 전략기획위원장. 원혜영 사무총장은 "성북을의 결과가 빨리 가닥이 잡히는 바람에 일찍 들어가게 되었다"며 "우리당은 선거 결과를 겸허하게 받아들이고 옷깃을 여미는 자세로 국민으로부터 신뢰 회복을 받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또 한번의 참패를 시인했다.

이목희 전략기획위원장도 "이번 재보선은 5. 31 지방선거의 연장선상에 있었다"며 "우리당이 2개월 가까이 노력했으나 우리의 노력은 국민의 마음을 얻기에는 많이 부족했음을 절감하고 있다”고 몸을 낮췄다.

이 위원장은 그러나 곧바로 화살을 한나라당쪽으로 돌렸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 주목하고자 하는 것은 한나라당에 대한 지지가 상당폭 하락했다는 사실"이라며 "이는 한나라당의 오만, 방종에 대한 국민의 심판이 시작되었음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선거의 최대 패자는 한나라당이라는 강변이었다.

그는 또 성북을에서 조순형 민주당후보의 당선과 관련, "조 후보의 당선을 축하하지만 조 후보의 당선이 정치권 일각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향후 정치지형의 변화와 관련해 큰 의미가 있다는 해석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조 후보 승리로 민주당발 정계개편이 시작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에 제동을 걸었다.

그는 "우리당의 무능과 오만으로 인해 5. 31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으로 이탈한 보수적 중도계층이 5. 31 이후 한나라당에 실망하고 지명도가 높은 조순형 후보, 당선 가능한 비한나라당 후보를 지지한 것"이라며 "따라서 우리당으로서는 서민과 중산층의 당으로 거듭나기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우상호 대변인 역시 "선거 결과 드러난 민심은 한나라당에게 더 이상 오만한 독주를 하지 말라, 더 이상 추태 보이지 말라는 심판이고 우리당에게는 계속해서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배전의 노력을 다 하라는 메시지"라고 '한나라 패배론'을 주장했다.

우 대변인은 또 선거막판 김근태 당의장 등이 유권자의 지지를 호소하며 주장한 '탄핵세력 부상 저지'와 관련해선 “과도한 해석”이라며 “한나라당에 대한 견제 심리일 뿐 탄핵의 정당성을 부여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열린우리당에겐 또다시 참담한 하루였다.
정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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