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메뉴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民이 무섭다. 民이 정치를 주도한다"

[7.26 재보선] 한나라당 경악, 열린당 절망, 민주당 희희낙낙. 그러나...

"민(民)이 무섭다."

7,26 재보선 결과를 지켜본 한나라당 관계자의 실토다. '성난 민심'의 파워를 절감했다는 얘기다. 5.31지방선거때 열린우리당 사람들이 하던 얘기와 똑같은 얘기다.

한나라당은 5.31 압승후 자신도 모르게 오만했다. 말로는 조심하자고 했다. 그러나 수해 기간중 잇따라 터진 '수해 추태'와 '호남 비하 발언'은 한나라당 구성원들의 기본이 그렇지 않음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유권자들은 분노했다. "오냐오냐 했더니 자기들이 잘난 줄 착각한다"고 질타했다. 그 성난 민의가 7.26 재보선에 표출됐다.

"민(民)이 한국정치를 주도하고 있다."

앞의 한나라당 관계자가 한 말이다. 오만과 착각에 빠졌던 한나라당의 경악이다. 한나라당이 '오버'했음을 뼈저리게 절감했음을 보여주는 말이다. 2007년까지 현실 정치세력이 아닌, 민이 정치의 주도세력이 될 것임을 자인하는 말이기도 하다.

재.보궐선거 성북을 지역 국회의원에 당선된 민주당 조순형 후보가 26일 오후 성북구 종암동 자신의 사무실에서 지지자들의 축하를 받으며 여의도 당사로 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재보선, 사실상 한나라당 참패

7.26 재보선 결과는 한나라당 입장에서 보면 3승1패다. 외형상 부끄럽지 않은 성적표다. 그러나 내용적으로 보면 완패다. 성북을에서 조순형 민주당 후보에게 패했기 때문이다. 또한 투표율도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특히 저조한 투표율이 중요하다. 7.26 재보선 최종 투표율은 사상 최저인 24.6%였다.

2002년 4월 총선후 치러진 재보선 투표율은 ▲2004년 10월30일 33.2% ▲2005년 4월30일 33.6% ▲2005년 10월26일 40.4%였다. 한나라당은 이 세번의 재보선에서 압승했다. 노무현 정권 심판의 결과였다. 그러나 이번 7.26 재보선의 투표율은 지난해말 10.26 재보선의 거의 절반 수준으로 급락했다. 투표율 급락의 근원은 한나라당발 연속 악재였다. 잇딴 수해 추태와 호남 비하 발언. 한나라당의 현주소를 보여준 적나라한 사건이었다.

이같은 한나라당 탈선에 대해 민은 낮은 투표율과 성북을에서의 한나라당 패배로 보복했다. 오만과 착각에 대한 무서운 인과응보였다.

한나라당이 정신을 차리지 못한다면, 당장의 '한나라당 대세론'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결과가 나올 것임을 경고하는 민의 무서운 최후통첩이다.

열린우리당, 근원적 고민해야 생존 가능

열린우리당은 더 참담하다.

개표 결과 열린우리당은 '민의 관심밖'임이 재차 극명히 드러났다. 한나라당의 연이은 자충수에도 불구하고 열린우리당은 반사이익을 얻지 못했다. 반사이익은커녕 또한차례 처참하게 초토화됐다.

특히 열린우리당 지역구이던 성북을에선 민주당-한나라당 격돌의 와중에 한자리 숫자 득표밖에 못했다. 유권자들이 한나라당 행태에 절망했음에도 불구하고 열린우리당으로 복귀할 생각이 전혀 없음을 보여준 것이다.

현주소에서 열린우리당은 더이상 민의 관심 대상이 아닌 것이다.

민주당 아전인수식 해석은 금물

민주당은 환호일색이다. 2004년 4월 총선에서의 참패이후 처음으로 서울에서 지역구를 얻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우리가 드디어 열린우리당을 제치고 대안세력이 됐다"고 주장한다. 아울러 일각에서 "이로써 탄핵역풍은 무력화됐다"고 주장한다. "민주당이 정계 개편의 주역이 됐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 또한 심각한 착각이다. 이번 성북을 승리는 결코 탄핵세력에 대한 면죄부가 아니다. 민주당을 대안세력으로 인정한 것도 아니다. 한나라당도 싫고 열린우리당은 더 싫다는 민의의 표출이다.

민주당이 착각한다면 '민(民)의 부메랑'은 곧바로 민주당을 직격할 것이다.

"민이 한국정치의 주역이다"

"한국정치의 새로운 지평이 열렸다."

7.26 재보선을 지켜본 여권 관계자의 말이다.

그는 "설마 설마했지만 성북을에서 한나라당이 패할 줄 몰랐다"고 실토했다. 그는 "현 집권세력은 이미 무력화됐다"고 열패감을 토로했다. "노무현대통령도, 김근태 당의장 등 열린우리당 수뇌부도 무력화됐다"고 덧붙였다. 아직도 '민의 파워'를 모르고 있다는 얘기다. '탁상 그림그리기'만 하고 있다는 얘기다.

그는 "민(民)은 더 이상 정치세력의 조작대상이 아니다. 정치세력을 초월했다"고 말했다. "민의 요구에 따르는 것만이 살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백지에서 시작해야 한다. 민의 무서움을 알고, 민의 요구에 따르는 것만이 살길이다."

7.26 재보선이 한국 정치권에 던진 최후통첩이자 최후경고다.
정경희, 이영섭 기자

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8 10
    분석가

    꿈보다 해몽이 좋구먼
    민이라 그럴듯 하군요.
    그러나 숫자만 많다고 민이 중요한가요. 함량미달 노통을 뽑은 사람도 결국 민 아닌가요.
    지금은 모자란 놈들 100명보다 똑똑하고 양심적인 현인 1명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대한민국의 민이란 사람들은 잘난 권리의식보다 자기 자신을 위해서도 현인의 지혜에 순종하는 법을 배워야할 것입니다. 이 점에서 추기경님의 발언은 새겨들어야할 가치가 있습니다.

↑ 맨위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