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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환 추기경 "국민이 믿을 곳은 한나라당뿐"

"청와대 방문해 노대통령에게 한 마디도 안 했다" 말하기도

김수환 천주교 추기경(84)이 한나라당에 대한 적극적 지지 및 차기 대선에서 정권을 바꿔야 한다는 입장을 공개리에 밝혀 논란을 예고하고 있다.

김수환 추기경 "정권교체가 잘 되는 것이 중요"

김 추기경은 26일 종로구 혜화동 카톨릭대 주교관을 예방한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에게 "국민들이 믿을 곳은 한나라당 밖에 없다는 생각을 갖게 잘해 달라"고 말했다고 유기준 한나라당 대변인이 전했다.

김 추기경은 또 "한나라당에 대선후보가 여럿 있어서 걱정"이라며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보다 정권교체가 잘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추기경의 이같은 발언은 한나라당 대선후보들이 분열하지 말고 2007년 대선에서 반드시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 주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김 추기경은 이어 사학법 재개정 논란과 관련해 "문제되는 사학도 있지만 수적으로 얼마 되지 않는다"면서 "그냥 둬도 되는 것은 그대로 두면 되는데 왜 문제를 만드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추기경은 이밖에 '최근 청와대에서 좋은 말씀을 하셨냐'고 물은 강재섭 대표에게 "청와대를 방문해선 한 마디도 안 했다"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불신감을 극명히 드러내기도 했다.

김 추기경은 지난 24일 독일의 발터 카스퍼 추기경, 정진석 추기경과 함께 청와대를 방문, 노무현 대통령과 만났었다.

청와대는 이날 노 대통령이 "한국 천주교회와 김수환 추기경이 우리나라 민주화의 지도적 역할을 훌륭히 해주었으며, 지금도 외국인노동자 문제 등 어렵고 고통 받는 이웃과 항상 동참하고 있는 데 대해 존경과 감사의 뜻을 전하고, 한국 천주교가 사회의 변화를 이끌어가는 역할을 하는 데 대해 격려의 뜻을 전했다"고 밝혔었다.

노무현 대통령이 24일 발터 카스퍼 추기경과 함께 청와대를 방문한 김수환.정진석 추기경에게 자리를 권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 추기경 "이종석은 아슬아슬, 한미관계는 불안"

김 추기경은 또 이종석 통일부장관을 적극 옹호한 노 대통령의 25일 국무회의 발언과 관련, "임기말에 그런 말을 하는 것은 대통령 인기는 높아질지 모르나 그 말이 국가의 이익을 주는지가 문제"라며 "미국에 욕을 할 수는 있으나 이런 말을 하는 것은 국익에 도움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김 추기경은 또 "대통령 임기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 이종석 통일부장관은 아슬아슬하고 한미관계는 불안하다"며 "미국 없이 통일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에 지속적으로 비판적 입장 표명

김 추기경은 그동안 여러 차례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 비판적 입장을 표명해왔다.

한 예로 김 추기경은 지난해 10월20일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도 “요즘 나라가 진보와 보수, 개혁과 반개혁으로 갈라져 있어 너무 걱정스럽다”며 “노무현 대통령을 비롯한 집권층은 먼저 나라가 이래서는 안 된다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말했었다.

김 추기경은 또 당시 논란이 됐던 강정구 동국대 교수 사건과 관련해 “대학 교수라는 지성인이 어떻게 자유가 없는 김정일의 독재체제하에 있지 못하는 것을 아쉬워하는 듯한 발언을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대한민국을 위기에서 건진 사람을 원수로 보고 현행법에 저촉되는 말을 한 사람을 검찰이 다스리려 해도 대통령과 법무장관이 나서 검찰을 견제하고 그 사람을 보호하는 까닭을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었다.

2002년 대선때는 이회창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우회적 지지 입장을 밝혀 논란이 일기도 했다.
이영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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