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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댈 곳도, 숨을 곳도 없다". 그러나...

<뷰스칼럼> 지금은 '산업 구조조정'이란 거대한 전략 짤 때

"선제적 구조조정을 하되 지난 IMF위기때 했던 것처럼 '재무적 관점'에서만 접근하는 식의 구조조정은 안 된다. 시장 상황과 산업별 상황에 대한 심도있는 분석을 통해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산업적 식견'을 가지고 기획재정부와 국토해양부 등과 머리를 맞대고 경제 전체를 바라보는 종합적인 시각에서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

임태희 한나라당 정책위의장이 지난 4일 기자간담회에서 한 말이다. 이틀 뒤인 6일 김종인 전 경제수석도 한 방송과 인터뷰에서 비슷한 얘기를 했다.

"산업의 구조조정 정책이라고 하는 것은 정부 스스로가 제대로 면밀한 검토 끝에 판단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은행을 통해서 할 수 있는 구조조정과, 정부와 경제정책상의 구조 정책을 통해서 할 수 있는 구조조정이라는 것이 다르다. 지금은 그런 것에 대한 뚜렷한 식별이 되지 않고 있는 그런 실정이 아닌가 싶다."

바야흐로 '산업 구조조정'이 화두로 급부상하기 시작한 양상이다.

자동차: 위기의 쌍용차, GM대우...'양강구도론'

얼마 전, 한 모임에서 '쌍용차' 처리문제가 화제가 됐다. 대기업의 재무 책임자는 '스크랩'을 주장했다.

"쌍용차? 경쟁력 없다. 살아남을 수 없다. IMF사태때 정리해야 했으나 대우 등으로 넘기면서 지금까지 연명해온 것 아닌가? 차제에 깨끗하게 청산해야 한다. 아니면 밑빠진 독에 물붓기가 되면서 국민 피해만 커질 것이다."

쌍용차의 주거래은행이 산업은행으로, 회생불가능한 쌍용차에 지원을 했다간 그 피해가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온다는 주장이었다. 산업은행은 적자발생시 국민돈으로 적자를 보전해주도록 현행법이 그렇게 돼 있다.

외국계 펀드 대표는 그러나 '의외로' 반대입장을 밝혔다.

"세계 어느 나라도 자동차 산업을 그렇게 쉽게 스크랩하지 않는다. 자동차는 국가의 기간산업이기 때문이다. 산업적 관점에서 신중에 신중을 기해 생각할 문제다."

이른바 '재무적 관점'과 '산업적 관점'이 충돌한 셈이다.

이런 고민은 지금 쌍용차뿐 아니라, GM대우를 놓고도 진행중이다. 인천이 지역구인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6일 확대간부회의에서 "GM대우자동차의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 자동차산업 구제방안을 면밀하게 강구해야 한다"고 당 차원의 대책 수립을 촉구했다. GM대우가 지난해말부터 이달까지 연거푸 부평공장 가동을 중단하면서 인천경제에 큰 타격을 가하고 있기 때문이었다.

GM대우는 GM그룹의 산하계열사중 가장 경쟁력이 있는 회사다. 그러나 GM 본사가 파산위기에 몰리고 국제판매 네트워크가 자금난으로 마비되면서 해외판매가 격감하고 차를 판 돈도 제때 수금하지 못하면서 위기를 맞고 있다.

쌍용차, GM대우가 극한위기에 처하자 정부나 지자체도 당연히 고민이 크다. 청와대와 김문수 경기지사가 삼성에게 쌍용차를 인수해줬으면 하는 속내를 여러 차례 드러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일각에서는 쌍용차, GM대우, 르노삼성을 하나로 합쳐 한국자동차 산업을 '양강 체제'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그래야만 세계시장에서도 일본과 한판 해볼만하다는 주장이다. 지난 1월 현대-기아차는 미국 시장점유율을 7%대로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하지만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빅3'의 미국 시장점유율은 42%로 우리보다 6배나 높다. 현대차 혼자서 따라잡기란 힘들다는 것. 따라서 또하나의 자동차거대그룹을 만들어 승부해야만 국제무대에서 일본과 한판 승부를 벌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실현가능성은 극히 불투명하나, 자동차 문제를 바라보는 전형적 '산업적 관점'이다.

전자: 치킨게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세계각국이 사활을 건 '치킨게임'을 벌이고 있는 전자업계도 어렵기란 자동차 못지 않다. 삼성전자, 하이닉스 모두 지난해 4분기에 1조원에 육박하는 막대한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그러나 설날연휴때 D램 생산 세계 5위인 독일의 키몬다가 쓰러지면서 국내 반도체업계는 환호성을 올렸다. 이어 D램 생산 세계 6위인 대만의 난야가 매출액보다 큰 적자를 기록하자, D램 후발주자들이 줄줄이 쓰러지면서 치킨게임이 끝나가는 게 아니냐는 기대를 낳으면 D램 값이 오르고 삼성전자 등의 주가가 수직상승하고 있다.

삼성측은 그러나 오히려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정부돈을 쏟아부어 키몬다와 난야를 살리겠다는 독일, 대만 정부 때문이며, 미국-대만-일본 D램업체 등의 국제적 합종연횡 움직임 때문이기도 하다.

실제로 대만정부는 6일 난야, 파워칩, 프로모스 등 세계 D램 랭킹 6~8위 업체를 살리기 위해 700억 대만달러(우리돈 2조8천억원)를 쏟아붓는 동시에, 일본 엘피다(랭킹 3위), 미국 마이크론(4위)와의 합병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분히 한국을 겨냥한 국제적 합종연횡 추진이다.

'스타 애널리스트'인 이종우 HMC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지난 3일 <반도체 주식이 싸다?>는 보고서를 통해 치킨게임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키몬다 파산'과 관련, "2002년에 하이닉스도 유사한 상황까지 내몰렸다. 해마다 조 단위에 달하는 적자가 발생해 주가가 액면가의 2.5%인 125원까지 하락했다. 생존이 불가능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고 정책 당국 일각에서는 하이닉스를 중국에 매각하자는 얘기까지 있었다"며 "당시 이런 의견을 무시하고 정책적 지원을 쏟아 부어 하이닉스를 살린 이유가 무엇일까?"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어 "어려움이 지나면 반도체 산업이 다시 호황을 맞으리란 기대보다 하이닉스 파산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두려웠기 때문이었다. 구체적으로 하이닉스가 파산할 경우 실업을 비롯한 사회적 파장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키몬다를 바라보는 독일 정부의 시각도 편치 않을 것"이라며, 치킨게임이 쉽게 끝나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독일, 대만, 일본, 미국의 '산업적 관점'에서의 대응에 우리는 어떻게 대응할지, 국가적 산업전략이 요구되는 시점이다.

"기댈 곳도, 숨을 곳도 없다"

자동차, 전자 외의 철강, 석유화학 등 다른 수출주력 산업부분도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이들 부문 또한 국가전략적 차원에서의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

특히 두자리 숫자 고성장이 꺾인 중국이 이들 부문의 자국생산 비율을 높일 경우 이들 부문도 쓰나미에서 안전지대일 수는 없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최근 다보스포럼에서 "거대한 쓰나미가 한국 경제를 향해 맹렬한 속도로 달려오고 있다"며 "시차가 있을 뿐 우리도 조만간 거대한 쓰나미에 휘말릴 것으로 예상돼 바짝 긴장하고 있다"고 말할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최근 재계는 "기댈 곳도 없고, 숨을 곳도 없다"고 말한다. 이번 위기가 얼마나 심각한 위기인가를 가장 압축적으로 잘 표현한 말이다.

이런 전대미문의 위기에는 '국가전략'이 국가의 명운을 결정한다. 한번 아차 실수하면 국가랭킹이 몇단계 곤두박질치는 것은 순식간이다. 반면에 탁월하고도 치밀한 전략으로 대응한다면 새옹지마의 반전도 가능하다.

위기의 시대. 지금 '거대한 전략'을 짜야할 때다.
박태견 대표 겸 편집국장

댓글이 10 개 있습니다.

  • 8 12
    rhdidd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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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 11
    111

    미 대형은행 금융기관들 올해부터 미 정부로 부터 돈을 받을려면
    택일을 해야 하지 .....안받고 민간은행으로 살아남는가.
    아니면 돈받고 국유화가 되던가 .....적자는 계속될텐니

  • 8 13
    111

    산업은행 민영화 한데잖아..파산시키면 되......
    은행에 밑바진독에 돈붓기는 이젠 안해
    미 대형은행들 보면 모르는가..미 국의 대형은행들
    결국엔 국유화 될것이다..빈 껍데기라도 살아남을려면.

  • 19 7
    인생무상

    산업간구조조정이 곧 빅딜 그러니까 업종전문화 아닌가여?
    그거 아이엠에프대 할려고 했는데 조중동 딴나라당에서 먼서 반대하고 나선건데
    산업간 구조조정을 해서 산업경쟁력을 높이려고 시도했던게 빅딜 그리니까 업종전문화였는데 그걸 그때는 반대해놓고서 이제와서 지들은 하겠다는거 아닙니까?
    정말 한입가지고 두말하는 꼬라지 참으로 안타깝네요 개나라당인가 먼가 하는 당말입니다.

  • 11 17
    크하하

    걱정마라. 리-만 브라더스기 있다.
    글로벌 최고 갱제전문가들 아이가? ㅋㅋㅋ
    리-만 브라더스 ㅋㅋㅋ

  • 17 11
    qqq

    구조조정이 신자유주의라는 것은...
    구조조정(Restructuring)이 실제로는 인력을 해고하는 정도로 끝났기 때문이다. 사연이 있는 것이지. 산업구조조정을 제대로 해 본 적이 있나?

  • 11 19
    아우리

    밑의 111아 구조조정이 나쁜 건 아니다.
    케인지언인 크루그먼만 해도 구조조정을 환영한다
    다만 방법론에서 차이가 있을 뿐이고
    도대체 구조조정하면 신자유주의자라는 생각은 어디서 나온거냐?

  • 8 11
    조정

    김정일만이 가능하다
    김정일이 칼 휘들면 민노총 기타 등등이 조용하거든.

  • 12 11
    111

    신자유주의는 기업의 수익성위주로 되었기 때문에 비용절감차원에서 젤먼저하는것은 인력구조조정 이겟지
    신자유주의 . 신속한 감원과 취업을 위해 노동럭의 탄력성을위한 비정규직화
    이번위기의에는 신자유주의가 떡하니 자리잡고 잇다 잊지마라

  • 11 14
    111

    전대미문같은 이제 그만해라
    민간 소비의 거품이 폭삭중
    80%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계층들의 소비의 거품이 폭삭중이라고
    하면 더 빠르다. 상위 20
    %층은 돈많이 좋겟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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