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플레이션보다 미국경제의 성장 둔화를 더 우려한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발언이 주가 급등으로 이어지는 등 국제금융시장이 다시 ‘버냉키 바람’에 휩싸였다.

19일(현지시간) 미국의회 증언에 나선 버냉키 의장의 이같은 발언으로 뉴욕 주식시장은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종합지수가 모두 2% 가까운 상승률을 기록했고, 다우는 이날 상승으로 1만1천선을 회복하는 등 증시가 급상승 국면을 맞았다.

벤 버냉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이날 상원 은행.주택.도시문제 위원회에서 행한 반기 통화정책보고에서 “기록적인 수준의 고유가가 우려되지만 미국 경제의 성장 둔화가 인플레 압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발언,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을 배제하지는 않았지만 월가에서는 그가 금리 인상을 중단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으면서 주식시장이 급등장을 나타냈다.

버냉키 의장은 "최근 인플레 조짐이 우려스럽다. 석유와 기타 원자재 가격 급등이 인플레 전망에 위험 요소"라고 지적했으나 “주택시장 둔화와 소비심리 위축 등이 인플레 압력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인플레이션이 계속 진행될 경우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FRB는 정책 결정에서 이들 위험요소들을 감안해야 한다"고 말했다.

버냉키 의장의 이같은 발언은 `버냉키 의장이 8월에 금리를 올릴 수도 있고, 중단할 수도 있다는 두가지 가능성을 모두 거론할 것'이라는 월가 애널리스트들의 예상과 거의 일치하는 것이라고 전했고, <뉴욕타임스>는 "최근 주로 고(高) 유가에 의한 소비자 물가의 상승에도 불구, 버냉키 의장은 지난 2년 동안의 금리 인상으로 인플레이션을 진정 단계에 진입시키는데 대한 낙관론을 피력했다"고 보도했다.

버냉키 의장이 "경제가 전환의 시점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둔화되는 경제 성장과 약간의 실업률 증가, 전국 주택시장의 폭넓은 진정을 거론한 것은 FRB의 금리인상 행진이 거의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을 수도 있으며, 그동안의 금리 인상의 효과가 이제 나타나고 있다는 뜻을 시사한다는 분석이다.

버냉키 의장은 그러나 오는 8월 8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또 올릴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은채 금리 인상에 대한 `추가적인 조치'는 경제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 했다.

이에 따라 이날 뉴욕 증시는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일대비 212.19포인트(1.96%) 상승한 1만1011.42, 나스닥종합지수는 37.49포인트(1.83%) 높은 2080.71에 장을 마감했다. S&P500 지수는 22.95포인트(1.86%) 오른 1259.81에 거래를 마쳤다.

기업들의 실적 호조도 이어져 전일 장 마감 후 실적 호전을 발표한 IBM에 이어 미국의 2~3위 은행인 뱅크 오브 아메리카와 JP모건 체이스가 실적 호전을 발표했다. 반면 인터넷 대표주인 야후가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6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 6월 주택착공 등 이날 발표된 경제지표들은 부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급등세를 보였던 유가는 지정학적 불안정이 지속됐음에도 불구하고 사흘째 하락하며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8월물 가격은 전일대비 88센트(1.2%) 낮은 72.66달러에 마감했다. 장중 71.65달러까지 떨어져 지난 달 28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