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 "제대로 된 국가원수 입에서 나올 말인가"
MB의 주식 발언 융단폭격, <조선>도 "위험한 발언"
<중앙일보>는 26일자 사설 '대통령의 말, 보다 진중해야'를 통해 이 대통령의 주식 발언을 거론한 뒤, "제대로 된 국가원수의 입에서 나올 만한 내용도 표현도 아니다"라며 "대통령은 한 나라의 운명을 좌우하는 초헌법적 영향력을 지닌다. 무책임한 예측으로 국민의 신뢰를 잃어서는 안 된다"고 초강력 비판을 가했다.
사설은 더 나아가 "표현은 경박하고 논리는 상충한다"며 "'주식을 살 때'라고 말하고선 '내년이 되면 정말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가 어려워지는데 주식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주장은 모순이다. 앞뒤 따지지 않고 허세를 부리는 사업가의 허언(虛言)처럼 들린다"고 거듭 융단폭격을 가했다.
사설은 이어 "대통령 스스로는 ‘어려울 때 희망을 주고자’ 낙관론을 편다고 말한다. 국민에게 희망을 주는 것은 필요하다. 그러나 무책임한 내용과 경박한 표현으론 희망을 주기 힘들다"며 "국민의 신뢰는 물론 국가의 신인도까지 떨어질 수 있다"고 개탄했다.
사설은 "대통령의 부적절한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라며 "거듭되는 말실수를 막기 위해선 우선 대통령이 스스로의 중차대한 위상을 깨달아야 한다. 어려서부터 흑인식 발언을 교정하고자 애썼던 오바마처럼 따로 스피치 연습을 할 수도 있다. 아니면 아예 부통령 당선자 조 바이든처럼 참모들이 준 원고 이외의 발언을 삼가야 한다. 말이 많고 실수가 잦은 바이든은 선거운동 기간 한번도 말실수를 하지 않아 오바마 진영의 찬사를 받았다"며 이 대통령에게 '함구령'을 주문하기까지 했다.
사설은 "국가원수의 자리를 가볍게 봐선 안 된다"며 "일류 국가의 국격(國格)은 대통령 입에서부터 나온다"는 질타를 사설을 끝맺었다.
<조선일보>도 이날자 사설 '대통령의 주식 이야기 듣기 거북하다'를 통해 "대통령이 주식 투자를 권유한 의도는 알 만하다. 미국발 금융위기 탓에 국내 주가가 덩달아 주저앉고 그로 인해 소비가 말라가 실물 경제 전체가 얼어붙는 현실이 안타까워서였을 것"이라고 이해를 표시하면서도 "그렇더라도 대통령이 나서서 주식을 사라 말라 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을 뿐더러 위험하기까지 하다"고 비판했다.
사설은 "대통령은 작년 말 대선 후보 시절에도 '정권 교체를 하면 내년에 주가지수가 3000을 돌파하고 임기 안에 5000까지 갈 수 있다'고 했다. 지금 주가지수는 1000을 밑돌고 있다"며 "그 바람에 대통령의 주가 발언이 시장에서 어떻게 회자되고 있고 정부의 권위와 신뢰를 얼마나 떨어뜨렸는지를 바로 봐야 한다"며 이 대통령에 대해 주가나 금리, 환율에 대한 발언을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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