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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돈 많은 게 죄냐" vs 손학규 "돈정치 끝나"

이명박 '워싱턴 발언'에 손학규 반격, 우리당도 가세

미국을 방문 중인 이명박 서울시장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돈 없는 사람이 정치하는 시대는 지나갔다”고 한 11일(현지시간) 워싱턴 발언이 정가에 파문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명박-손학규, '돈 논쟁'

방미 중인 이명박 서울시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던 중 그의 수백억대 재산이 대권 도전에 걸림돌이 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돈 많은 게 나쁜 것은 아니지 않나. 재산없는 사람이 정치해야 한다는 시대는 지나간 것 아닌가. 과거 마이너스 재산 신고를 한 사람이 나보다 더 많이 쓰는 것을 봤다"고 답했다.

이 시장 발언은 자신의 재산이 많은 것을 해명하는 과정에 나온 것이나, 국내에서는 이를 즉각 '돈 많은 정객'과 '돈 없는 정객'과 대치전선으로 몰아가는 분위기다.

ⓒ연합뉴스


먼저 포문을 연 것은 같은 당 소속 시 ․ 도 지사인 손학규 경기도 지사. 손 지사는 13일 MBC TV 뉴스현장 생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돈 없는 사람이 정치하는 시대는 지나갔다’고 한 이 시장의 발언은 와전이거나 실언일 것”이라면서도 “새로운 시대에는 청빈의 정치와 높은 도덕성이 요구될 것”이라고 대립각을 세웠다.

그는 이어 "개발의 시대, 부정축재의 시대에는 돈으로 하는 정치가 가능했겠지만, 새로운 시대, 청빈의 시대에는 높은 도덕성, 노블리스오블리제의 덕목이 지도자에게 강력히 요구된다"며 개인재산이 적은 자신의 청렴성을 강조했다.

현 대선 주자들의 재산은 이명박 서울시장이 1백78억9천9백5만원으로 가장 많고, 고건 전 국무총리 13억8천만원,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 11억7천6백48만원, 정동영 열린우리당 당의장 9억4천3백만원, 김근태 우리당 최고위원 5억3천2백69만원, 손학규 경기도 지사 2억9천3백94만원 순이다.

돈 논쟁에는 열린우리당도 뛰어들어, 이용성 우리당 부대변인은 13일 논평을 통해 “이 시장이 돈으로 정치를 하던 과거의 추억에 젖어 금권정치의 망령을 되살리고 싶어 하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이번 돈 논쟁은 단순히 이 시장 대 손 지사의 논란에서 그치지 않고, 앞으로 대선이 '가진자'와 '못가진자'라는 대립구조로 나아갈 방향성을 상징하는 것으로 받아들어져 귀추가 주목된다.
정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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