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당대회에서 박심(朴心)을 얻은 강재섭 대표가 당선되고 최고위원 4명 중 3명이 친박(親朴)으로 분류되고 있는 가운데 원내대표 역시 친박측 후보가 당선될 가능성 높아, 한나라당이 '박근혜 친정체제'로 운영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한나라당 원내대표 경선은 오는 13일 오전 의원총회에서 치러질 예정이다. 당 대표에 친박 인사인 강재섭 대표가 당선됐기 때문에 원내대표는 친박계가 아닌 후보가 당선되는 것이 당내 구도상 바람직한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마땅한 후보가 없는 게 현실이다.

현재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한 후보는 김형오, 김무성, 안택수 의원 등 3명. 이 중 김무성 의원은 친박을 넘어 '강박(强朴)'으로까지 분류되는 박 전 대표의 최측근이다. 그는 박 전대표에게 부담이 될까봐 "이번 전당대회가 대선후보간 대리전 양상으로 흐르면 안 된다"며 대표경선 출마를 포기한 대표적 박근혜맨이다. 김형오 의원 역시 크게 보면 친박계 인사인 '범박(凡朴)'으로 분류된다.

안택수 의원은 친박으로 분류되고 있진 않지만, 그렇다고 친이(親李)그룹으로 분류되지도 않는다. 더구나 안 의원의 경우는 지역적 기반이 대구-경북(TK)이기 때문에 강재섭 대표와 겹친다는 약점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친박계가 전략적 선택을 하려고 해도 선택의 폭이 좁아지는 양상이다.

결국 어떤 결론이 나더라도 원내대표단 역시 친박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는 못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게 제기되고 있다. 당초 당 대표에 친박계 인사가 당선되면 남경필 의원 등 수도권 소장파 의원들이 원내대표직에 도전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경선에서 참패한 충격에 이들은 결국 출마를 포기했다.

현재 출마를 선언한 세 명의 후보들은 비슷하면서도 약간의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오는 13일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를 선언한 안택수 의원은 지난 9일 출마 기자회견에서 "여당이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부정하고 정략적인 자세를 취하면 과감한 투쟁력을 발휘하겠다"고 강한 야당을 강조했다.

김무성 의원도 같은 날 출마 기자회견을 통해 "차기 원내사령탑은 대여투쟁력을 극대화시켜하고 여당에 맞서 야권 공조를 이끌 협상력과 친화력을 가져야 한다"고 투쟁과 화합을 동시에 강조했다.

김형오 의원은 지난 6일 출마를 선언하면서 "중진과 소장, 보수와 진보, 지역과 지역, 후보와 후보 간 다리가 되겠다"며 "합리적, 통합적 조정역할로 원내대표의 새로운 지평을 열겠다"고 '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들 원내대표 후보의 정책위의장 러닝메이트는 김형오 의원의 경우 전재희 의원, 안택수 의원은 최병국 의원, 김무성 의원은 이경재 의원으로 각각 확정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