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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벡 “미국, 평양과의 고위급회담만이 난국 타개책"

"미국, 북한과 직접대화하면 얻는 게 많을 것"

“북한과 미국간 양자 직접대화만이 현재의 위기를 벗어날 유일한 돌파구다. 미국은 북한과 직접 대화에 나서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동북아시아 전문가인 피터 벡 국제위기감시그룹(ICG, International Crisis Group) 소장의 조언이다.

그는 8일 미국 ABC방송에 기고한 글 ‘북한미사일 위기: 직접 협상이 유일하게 남은 돌파구’에서 “북한이 7기에 달하는 미사일을 발사했고 또 며칠 안에 미사일을 추가로 발사할 수 있어 미국은 매우 어려운 선택을 해야하는 입장에 놓였다”며 “미국은 북한과 직접대화를 수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북-미 직접대화를 촉구했다.

“미국 6자회담 틀내에서만 대화하겠다는 고집 버려야”

벡 소장은 기고문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이 추진중인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한 북한 제재안을 지지하지 않을 것이 명백하다”며 “한국 역시 북한이 붕괴되거나 상황이 악화될 경우와 같은 최악의 상황에 도달하지 않도록 김정일 북한 정권을 지나치게 압박하지 않으려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북한의 도발행위에 대해 북한을 제외한 어떤 나라도 찬성하지 않을 것이지만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국제법을 위반하지도 않았다”며 “이에 따라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들은 부시 행정부가 촉구하고 있는 북한에 대한 강력한 제제행위를 받아들일 만큼 안보환경이 변하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피터 벡 국제위기감시그룹 소장 ⓒ ICG


벡 소장은 “미국 정부는 6자회담의 틀 내에서만 북한과 대화하겠다는 고집을 버릴 경우에만 6자회담 국가 중 북한을 제외한 5개국의 합의 아래 현재의 상황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부시 행정부는 평양과의 고위급 직접 대화만이 현 상황에서 효력을 발휘할 것이며, 최고의 정책 우선순위는 북한이 핵계획을 포기하도록 하는 것이어야 한다는 두 가지 점을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며 “미사일, 인권, 생화학무기, 군병력 감축, 각종 범죄 등 다른 문제들은 핵 위기가 지난 후에야 해결할 수 있는 문제”라고 지적했다.

벡 소장은 “한국과 중국.러시아가 비판적인 태도로 미국의 제재노력에 시큰둥한 것은 지난 6년 동안 미국의 동북아시아 정책에서 심각한 결함으로 작용해왔기 때문"이라며 “만일 평양의 정권이 붕괴할 경우 막강한 병력을 보유한 군부가 어떻게 행동할지, 얼마나 많은 난민들이 발생할지 아무도 모른다는 점에서 한국.중국.러시아의 움직임은 충분한 이유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북한과 직접 대화시 미국은 지불비용은 적고 혜택은 많아”

그는 “부시 행정부가 북한과 직접 대화에 나설 경우 북한은 김정일 위원장이 주목을 받게되고 미국과 동등한 대화 상대로서 권위를 갖게될 것이지만 미국이 지불해야할 비용은 아주 작은 수준”이라며 “김정일 위원장이 원하는 것은 안전 보장, 한국전쟁을 공식적으로 종전시키는 평화협정 체결, 미국대사관 설치와 대부분 한국과 일본에서 나오게될 돈이라는 점에서 미국이 실제 지불해야할 비용은 적은 대신 혜택은 대단할 것”이라고 미국의 자세 전환을 촉구했다.

벡 소장은 또 “북한과의 직접 대화 이후 미국은 지상에서 가장 강력한 국가로서 더욱 안전해질 것이지만 북한은 여전히 헐벗고, 가난하며 조금 덜 위험한 상황에 놓이게될 것”이라며 “직접대화가 성공할 가능성이 더욱 높을 뿐 아니라 실패하더라도 다른 정책적 선택의 폭을 넓게해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부시 행정부가 진정 협상에 적극 나서는 것으로 보일 경우 협상 결렬 시에 확실하게 평양이 비판을 받을 것이며 한.중.러 3개국은 압력을 단계적으로 증가시킬 것”이라며 “미국은 오직 북한과 직접 대화에 나설 때만 동북아시아에서 평양의 위협을 다루는 데 필요한 관련국가들의 단합을 얻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그는 앞서 지난달 24일에는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미국의 대북선제공격은 한반도 전면전을 불러올 것이라는 것과 이라크 침공에 대한 국제 사회의 여론이 좋지 않은 점, 핵 시설의 위치가 확인되지 못한 점 때문에 부시 행정부가 북한과 대화하고 싶지 않아도 다른 대책이 없다"며 “힐 차관보를 자주 북경에 보내는 것 보다는 한번 평양으로 보내는 것이 낫다. 이것이 여의치 않을 경우 94년에 카터 전 대통령이 평양에 간 것과 같이 부시 전 대통령이나 클린턴 전 대통령을 평양에 보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북미대화의 중요성을 일관되게 주장해왔다.
김홍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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