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양궁이 중국의 홈 텃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올림픽 7회 연속 개인전 금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올림픽 2관왕 2연패에 도전한 박성현(25.전북도청)은 14일 베이징 올림픽그린 양궁장에서 열린 2008 베이징올림픽 양궁 여자 개인전 결승에서 중국의 장쥐안쥐안에게 109-110(120점 만점), 1점차로 져 은메달에 그치고 말았다.

한국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대회부터 올림픽 개인전 6회 연속 우승했으나 이번 패배로 7연패에 실패함과 동시에 1988년 서울올림픽부터 이어온 여자 개인.단체전 싹쓸이 회수도 `5'에서 멈췄다.

주현정(26.현대모비스)이 8강에서 장 쥐안쥐안에 져 탈락한 가운데 세계랭킹 1위 윤옥희(23.예천군청)마저 준결승에서 장 쥐안쥐안에 져 결국 동메달에 그친 뒤 박성현은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 이어 올림픽 2관왕 2연패와 한국의 여자 개인전 7연패 위업에 대한 책임감을 안고 결승에 나섰다.

그러나 좀처럼 흔들릴것 같지 않았던 박성현 역시 중국 관중의 열렬한 응원에 흔들리고 말았다. 중국 관중들은 박성현이 활 시위를 당길 때마다 알아듣기 힘든 말로 고함을 치거나 호루라기를 불어대며 박성현의 플레이를 방해했다. 베이징올림픽조직위원회(BOCOG) 요원들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관중석 소음은 집요하게 이어졌다.

박성현은 장 쥐안쥐안에 1점을 뒤진채로 4엔드를 시작, 첫발을 10점에 꽂았지만 장쥐안쥐안도 10점으로 응수해 91-92, 1점차가 이어졌고, 이후 박성현의 두 번째 화살이 8점 과녁에 맞자 승리를 확신한 장쥐안쥐안은 침착하게 9점을 쏴 점수 차는 2점(99-101)으로 벌어졌다.

사실상 승부가 결정난 상태에서 박성현은 마지막 한발을 10점에 명중시켰고, 8점 이상만 쏘면 금메달이 획정되는 장 쥐안쥐안은 9점 과녁에 화살을 꽂아 1점차 승리를 확정했다.

박성현은 경기 후 "7연패를 이어가지 못해 선배들께 죄송하다"며 "(중국 관중이 내는) 소리에 개의치 않고 쏘려고 했지만 조금 신경이 쓰였다. 내가 컨트롤을 잘못했다"고 말했다.

준결승에서 장쥐안쥐안에게 109-115로 진 윤옥희는 3, 4위전에서 권은실(북한)을 109-106(120점 만점)으로 꺾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중국은 아테네대회 여자단체전에서 한국에 이어 2위를 차지, 역대 네번째 은메달을 획득한 데 이어 자국에서 개최한 올림픽에서 양궁 첫 금메달 감격을 누렸다.

북한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최옥실)에 이어 8년 만에 올림픽 여자 개인전 4위에 그치며 첫 메달 갈증을 풀지 못했고, 한국계 일본 대표 하야카와 나미(한국명 엄혜랑)는 8강에서 박성현에게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