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동아>도 '사제단 비판' 가세
'사제단 쇼크'에 당황한 <조중동>, 종교계와 전면전?
꺼져가는 줄 알았던 촛불이 사제단의 시국미사를 계기로 다시 거세게 타오르자 크게 당황한 <조중동>이 종교계와 전면전을 불사하며 최전선에 나선 양상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조선일보> "비폭력으로 집회 유도? 규모 커지면 통제 못해"
<조선일보>는 2일자 사설 '종교와 정치'를 통해 사제단의 시국미사에 이어 개신교 KNCC의 시국기도회, 불교계의 시국법회가 예고된 점을 거론한 뒤, "'광우병 대책회의'가 주도하는 불법·폭력 시위가 갈수록 시민의 외면을 받기 시작하자 일부 종교인이 '종교행사'로 그 불씨를 되살리려 대신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설은 "우리 현대사에서 종교가 본격적으로 시국 문제에 발을 내디딘 것은 10월 유신 때였다. 사회의 숨구멍이 막혀버린 그 시절 종교와 종교인이 나섰다. 종교밖에 나설 곳이 없었고 종교가 나서야 할 때였다"고 주장한 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은 어떤 나라인가. 국회의원의 입을 봉해 국회를 무력화시켰는가, 학교가 문을 닫았는가. 언론의 입이 강제로 틀어 막혔는가, 시와 소설이 불온하다며 인쇄를 금지시키는가"라고 반문하며 사제단을 비난했다.
사설은 또 "일부 종교인들은 비폭력으로 집회를 유도한다는 명분으로 집회를 강행하려 한다. 그러나 지금까지 보아왔듯이 집회 규모가 커지면 아무도 통제할 수 없다"며 시위규모가 커지면 폭력화될 것이라고 단언한 뒤, "종교가 그때 발생하는 모든 책임을 지겠다는 말인가. 그럴 수는 없는 일이다"라고 주장했다.
사설은 이어 "정의구현사제단은 거리시위에서 '어둠이 빛을 이겨본 적이 없다'는 플래카드를 들었다. 종교의 세계에선 빛과 어둠, 선과 악이 확연히 갈린다"며 "그러나 정치는 서로 다른 수백 수천 가지의 입장과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영역이다. 당장 쇠고기 문제만 해도 국민의 여론은 크게 갈려 있다. 어느 쪽 국민이 선이고, 어느 쪽 국민이 악인가를 누가 어떻게 구분하겠는가"라며 마치 미국 쇠고기 수입에 찬반 여론이 팽팽한 것인양 주장하기도 했다.
사설은 "종교인이 복잡한 정치·외교·경제·사회 문제들을 선과 악의 이분법으로 재단하다 발을 헛짚게 되면 종교의 권위는 어찌 되겠는가"라며 '종교의 권위'까지 걱정(?)한 뒤, "종교는 종교의 위치에서 발언할 때 더 큰 의미와 무게를 지니는 법"이라는 꾸지람으로 글을 끝맺었다.
<동아일보> "촛불시위 비호도 모자라 동력을 살려주려 애쓰다니"
<동아일보>도 이날자 사설 '국가 정상화를 위해 국민이 거짓과 선동 물리쳐야'를 통해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이 시국미사를 명분으로 시위를 거들고 나선 것은 유감"이라며 "성직자는 말 한마디, 행동 하나도 신중해야 하고 국민에게 오직 진실만을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설은 이어 "사제단이 반정부적 폭력성을 드러낸 촛불시위를 비호하는 것으로도 모자라 그 동력을 살려주기 위해 애쓰는 듯한 모습을 보인다면 본분에 어긋나는 일"이라며 "개신교와 불교계의 일부 진보단체가 시국기도회나 법회를 열겠다는 것도 마찬가지"라며 사제단과 개신교-불교계 모두를 싸잡아 비난했다.
사설은 "정부를 구성하는 주체들이 정신을 바짝 차리고 제 할일을 다해야 하지만, 국민의 역할도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국민이 거짓에 휩쓸려 부화뇌동하고 방관자적 태도를 보인다면 국가를 결딴낼 세력에 우리의 운명을 맡겨야 할지도 모른다"고 국민의 각성을 촉구하는 것으로 글을 끝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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