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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로 가면 내년경제 더 나쁠 것"

<인터뷰> 이명박 서울시장 "'이명박 계보'는 없다"

“지켜봐야겠지만, 여당의 ‘서민경제회복추진본부’라는 것이 과거 우리가 많이 보아온 것처럼 일시적으로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전시성 조직 같은 분위기가 없지 않아 있다. 앞으로 이것이 단순히 전시적 제스처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오는 30일 4년 임기를 마치고 물러나는 이명박 서울시장은 <뷰스앤뉴스>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김근태 열린우리당 당의장이 심혈을 기울여 준비하고 있는 ‘서민경제회복추진본부’의 성공 가능성을 의심하며, 자신의 대선 경쟁력이 '경제'에 있음을 누차 강조했다.

이 시장은 “정부가 경제를 살리기 위해 어려 가지 정책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지만 그러한 정부 정책이 신뢰를 주고 있지 못한 것이 가장 큰 문제”라며 “국내에 반(反)기업 정책이 계속된다면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고, 내년쯤에 경제가 더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자신이 대선후보로 본격 나설 내년의 '좋지 못한 경제상황'이 그에게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이 시장은 또 작금의 심각한 실업난과 관련, "일자리 창출 문제만 보더라도, 아일랜드나 핀란드 같은 나라는 인구가 5백만명 이하로 적기 때문에 지식정보산업만 가지고도 고용을 창출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인구수가 5천만이나 되기 때문에 한 가지 산업분야에 치우치기보다는 지식정보산업이나 서비스업, 제조업 등 모든 분야가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정책이 필요하다"며 2-3차 산업의 고른 발전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시장은 항간에 나돌고 있는 ‘건설인들이 이명박 시장 돕기에 나섰다’는 설에 대해 “건설인들이 나를 지지한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부인한 뒤 “그 분들이 나를 지지한다면 아마도 내가 건설인 출신이라는 이유 때문이 아니라 서울시장으로서 추진해 온 여러 사업들을 국민들이 높이 평가해주는 것과 비슷한 게 아니겠냐”고 말했다.

그는 또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이 전당 대회 일정과 대선 후보 선출 시기를 늦춰야 한다는 주장과 관련해 “단언컨대 ‘이명박 계열’이란 것은 있을 수 없다”며 “나는 계파를 운영해 본 적도 없고, 앞으로 그렇게 할 마음도 없다”고 잘라 말하며 계파 정치에 대해 “구시대 정치의 유산”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이어 “안주하는 정당은 말할 필요 없이 백전백패”라며 “그런 점에서 한나라당은 기본적으로 대선 자체를 정치적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이 시대 국민들이 과연 어떤 정치를 원하는지를 찾아서 그에 대해 깊이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 시장측은 5.31지방선거에서의 한나라당 압승의 여파로 선거를 총지휘한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지지율이 자신보다 높아졌으나, 국내외적 악재 돌출로 경제상황이 점점 나빠지고 있어 한나라당 대선후보를 선정할 내년 상반기에는 경기가 최악의 상황을 보이면서 '실물경제 전문가'인 이 시장의 경쟁력이 돋보일 것으로 판단하는 분위기다.

이 시장은 이를 위해 2~3년 전부터 각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여러 개의 타스크포스(TF)를 구성, 과거 고 정주영 회장의 '아파트 반값 공약'처럼 국민의 눈길을 확 끌 수 있는 대안 마련을 준비해온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시장이 서울시장 재임시절에 서울시 산하 SH공사 등을 통해 상암동 아파트의 분양공가 공개 등을 단행한 것도 현재 정부여당이 머뭇거리고 있는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 등을 단행하기 위한 사전작업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건설업계 출신이어서 건설업계에 우호적일 것이라는 세간의 통념을 한순간에 부술 수도 있음을 시사하는 분석이다.

또한 세간에서 자신의 약점으로 거론되는 여러 '설'에 대해서도 "사실무근임을 입증할 제반 해명자료를 준비해놓은 상황"이라고 전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응해 박근혜 전 대표측도 '경제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각적 준비작업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지며, 또다른 경쟁자인 손학규 경기지사도 "경제에도 밝고 개인적 흠결도 없는 대권후보"라는 이미지로 승부한다는 계획이어서, 내년 상반기 한나라당 경선의 향배에 대해 벌써부터 정가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다음은 인터뷰 내용.

“나에게 한계는 없다”

이명박 시장은 항간에 나돈 ‘건설인들이 이명박 시장 돕기에 나섰다’는 설에 대해 “건설인들이 나를 지지한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연합뉴스


뷰스앤뉴스(이하 뷰스) 기업인, 국회의원, 행정가 등 사회 경력이 풍부하다. 각각을 통해 무엇을 터득했고, 각각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직면한 자신의 한계는 무엇이었는가.

이명박 시장(이하 이명박) 사람들은 내가 실패를 모르는 삶을 살아왔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나 성공을 이루기까지는 수많은 고통과 절망, 실패가 있었다.

아주 일찍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낮에는 과일장수로 일하고 밤에 야간상고를 다녔고, 대학을 갈 수 없어 서울에 와서는 달동네에 살면서 일용직 노동자가 되기도 했다.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기도 버거운 시절이었다.

그러나 나는 늘 긍정적인 사고를 갖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왔다. 무슨 일이든 간에 희망을 갖고, 좌절하지 않고 도전하면 꼭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 점에서 한계는 없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뷰스 모 중진의원은 ‘이 시장이 한 번의 시정경험으로 나라를 운영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서울시민, 국민을 우습게 보는 가벼운 처사라며 대권에 꿈이 있다면 연임에 도전한 뒤 나서는 것이 ‘예의’’란 지적을 한다. 이런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명박 지금도 ‘한 번 더 하면 서울이 세계에서 모범적인 도시가 될 것’이라고 말하는 분들이 없지 않다. 그러나 서울시장에 출마할 때 ‘단임 정신으로 최선을 다해 일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고, 그 약속을 지키려고 한다.

애초에 ‘단임제로 하겠다’고 한 것은 대권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은 아니다. 모든 것을 내 임기 중에,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새로운 시장이 와서 내가 만든 것에서 한층 더 앞으로 나가고 또 새롭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제 긍정적인 방향으로 갈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계파 운영한 적 없고, 앞으로도 하지 않을 것”

뷰스 한나라당 당내에서 전당대회 일정뿐만 아니라, 대선 후보 선출 시기를 늦춰야 한다는 주장이 있었다. 이를 두고 ‘친 이명박 계열 의원들이 이 시장에게 유리한 판을 만들기 위해 총대를 멘 것’이란 시각이 있었다. 후보 선출 시기를 늦춰야 한다는 그들의 주장,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명박 단언컨대 ‘이명박 계열’이란 것은 있을 수 없다. 나는 계파를 운영해 본 적도 없고, 앞으로 그렇게 할 마음도 없다. 그것은 구시대 정치의 유산이다.

당내 일부에서 후보 선출을 늦춰야 한다는 논란이 있었다는 것은 알고 있다. 그러한 주장을 하는 사람들이 특정 개인에 유리한지, 불리한지를 놓고 얘기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 어떻게 하는 것이 앞으로 한나라당이 정권 교체를 하는 데 더 유리할 것인지에 대해 전략적 사고에서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개인적으로 경선을 빨리 하는 것이나, 늦추는 것 모두 장단점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만 이것은 국민들의 여망이 정권교체에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검토되어야 할 것이고, 앞으로 새롭게 당 대표가 선출되면 당과 국민의 의견을 들어서 정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뷰스 전대 연기론자 주장의 근거는 ‘대선 후보를 세상에 오랜 시간 노출시키면 손 타기 쉽다, 흠집 나지 않게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일면 일리가 있지만 수동적 자세란 반론이 많다. 흠 있으면, 싸울 자신 없으면 나서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한나라당이 대선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어떤 전략으로 어떤 후보를 내세워야 한다고 보는가.

이명박 내년 대선까지는 아직도 2년 가까운 시간이 남아 있는데 벌써부터 대선 이야기를 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본다. 또 지금 우리 사회 분위기가 너무 정치 쪽에 치우쳐 있는 것 같아 한편으로는 우려스럽다.

다만 일반적인 이야기를 하면 국민은 새로운 시대에 맞는 정당을 선택할 수밖에 없다. 안주하는 정당은 말할 필요 없이 백전백패다. 그런 점에서 한나라당은 기본적으로 대선 자체를 정치적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이 시대 국민들이 과연 어떤 정치를 원하는지를 찾아서 그에 대해 깊이 고민해봐야 할 것이다.

뷰스 어떤 행위를 하고, 모종의 중대 결심을 할 때 중심에 놓는 가치는 무엇인가.

이명박 미래 비전과 이를 실천할 수 있는 대안들을 치밀하게 분석한 뒤 결정한다. 결정이 이뤄지면 신속하게 처리한다. 그래서 비록 그 사안이 얼마간은 혼란이 생기거나 부정적인 요소가 있다 해도 미래를 위해 필요한 사업이라고 판단하면 망설이지 않고 치밀한 계획 아래 추진한다.

‘정도’를 걷고자 하는 것이 일을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라고 할 수 있다. ‘청계천 복원’이나 ‘교통 개혁’같은 사업은 정치적 이해득실을 감안했더라면 엄두도 못 낼 일이었다.

“우리당 ‘서민회복경제위원회’ 위기 모면용 전시용 같다”

이 시장은 "한나라당은 대선을 정치적으로 바라볼 것이 아니라 이 시대 국민들이 과연 어떤 정치를 원하는지를 깊이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서울시제공


뷰스 지방선거 참패 이후 열린우리당이 ‘서민경제회복추진본부’를 만들어 일자리 창출, 경제 활성화를 꾀하겠다고 하고 있다. 침체된 경기가 그렇게 해서 살아난다고 보는가.

이명박 지금 정부가 경제를 살리기 위해 여러 가지 정책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는데 정부 정책이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다. 그게 가장 큰 문제다. 정부에 대한 신뢰가 없다보니 기업의 투자가 위축되고, 그것이 일자리 창출로 연결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국내 투자가 위축되다보니 기업은 자꾸 해외로 빠져나갈 수밖에 없는 것이다. 현재 삼성이나 현대자동차 같은 대기업들이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긴 하지만 전부 외국에서 늘고 있는 것이지, 국내에 기여하는 바는 크지 않다. 이렇게 국내에 반기업 정책이 계속된다면 소비가 위축될 가능성이 크고, 내년쯤에 경제가 더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이다.

정부가 일관되지 못한 정책을 펼치면 국민들이 정부 정책에 대해 신뢰하지 못하게 된다. 국민들이 정부 정책에 신뢰를 가질 수 있도록 마음을 열고 지속적으로 설득을 해야 할 필요가 있다.

아울러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는 경제의 일면만 보고 대응책을 마련해가는 소모적인 정책이 아니라 경제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적이고, 생산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일자리 창출 문제만 보더라도, 아일랜드나 핀란드 같은 나라는 인구가 5백만명 이하로 적기 때문에 지식정보산업만 가지고도 고용을 창출할 수 있지만, 우리나라는 인구수가 5천만이나 되기 때문에 한 가지 산업분야에 치우치기보다는 지식정보산업이나 서비스업, 제조업 등 모든 분야가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정책이 필요하다.

지켜봐야겠지만, 여당의 ‘서민경제회복추진본부’라는 것이 과거 우리가 많이 보아온 것처럼 일시적으로 위기를 모면하기 위한 전시성 조직 같은 분위기가 없지 않아 있다. 앞으로 이것이 단순히 전시적 제스처에 그쳐서는 안 될 것이다.

“건설인들이 나를 지지한다고? 그런 소리 들어본 적 없다”

뷰스 이 시장은 건설인 출신이다. 그로 인해 건설인들이 ‘건설 대통령을 만들겠다’며 자발적으로 이 시장의 대권을 위해 뛰고 있다는 설이 분분하다. 헌데 건설업계에 대한 우리네 인식은 부정적 이미지가 많다. 정치권의 검은 돈을 만들 때 이들이 파이프 역할을 많이 해온 탓이다. 그들의 드러나는 지지가 부담스러울 수도 있을 텐데 어떻게 조정, 조율해 나가는가.

이명박 ‘건설인들이 나를 지지한다’는 이야기는 들어본 적도 없지만, 만약 그분들이 나를 지지한다면 아마도 내가 건설인 출신이라는 이유 때문에 그런 것만은 아닐 것이라고 본다. 내가 서울시장으로서 추진해 온 여러 사업들을 국민들이 높이 평가해 주고 있는 것 같은데, 그분들도 이와 비슷한 이유가 아닐까 한다.

나를 지지하는 분들은 ‘이 시장은 말이 아니라 실천으로 보여 준다’,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면서 신뢰를 보여주고 있다. 일부에서는 청계천 때문에 지지를 받는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한 여론분석전문가는 ‘청계천도 있지만 이 시장이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신뢰를 얻었기 때문에 지지율이 상승하는 것’이라고 하더라.

국민들이 정치를 평가하는 기준도 옛날과 많이 달라졌다고 본다. 정치인들 역시 진정 국가와 민족의 미래를 위해 열심히 일하고 국가에 도움이 되는 결과를 보일 때 제대로 평가받게 될 것이다. 그분들의 지지 역시 그런 관점에서 보아야 하지 않을까 싶다.

뷰스 역대 대선 후보들을 보면 자신의 종교를 굳이 드러내지 않았다. 그런데 이 시장은 호남지역 지지기반 확충을 하면서 교회 연합회 특강, 교회 신앙 간증 등을 통해서 했다. 또한 시장은 ‘봉헌 발언’으로 인해 한때 구설수에 시달리기도 했다. 이 시장이 기독교인임을 감추지 않고, 특정 종교인으로 행보를 멈추지 않는 것을 두고 ‘내표’는 확실히 잡겠다는 집토끼 전략이란 분석이 있는데.

이명박 나는 신앙생활을 정말 열심히 하고 있다. 현재 소망교회 장로다. 사실 간증이나 교회 특강 같은 것은 서울시장이 되기 전 기업에 있었을 때에는 더 많이 해왔다. 아마도 내가 살아온 인생 여정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하는 분들이 많았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 생각한다.

간증은 어디까지나 신앙 차원에서 한 것이고, 내 경험을 들려준다는 순순한 의미에서 하게 된 것이다. 단언컨대 종교를 정치에 이용할 수도 없거니와 또 그래서도 안 된다고 생각한다.
정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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