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경제>가 평화적으로 진행돼온 촛불집회에 '각목을 소지한 시위대'의 움직임이 확인됐다고 보도, 네티즌들이 격노하는 등 파문이 일고 있다.

<매경> "27일 시위에 최초로 각목 소지 시위대 움직임 확인"

<매일경제>는 29일자 사회면에 실린 '묵비권 65명 그들은 누구'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집회 과정에서 불법행위로 체포된 시위 참가자들이 대거 '묵비권'을 행사해 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며 "뿐만 아니라 지난 27일 시위 과정에서 최초로 각목을 소지한 시위대 움직임이 확인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 27일 집회때 '각목 소지 시위대'가 출현했다고 보도한 언론은 수백명의 보도진이 연일 치열한 취재경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매경>이 유일무이하다.

<매경>은 그러나 27일 집회때 직접 '각목 소지 시위대'를 목격하지는 못했음을 기사를 통해 스스로 밝히고 있다.

<매경>은 "경찰에 따르면 28일 오후 현재까지 서울 도심 촛불집회에서 불법 폭력사태가 발생한 사례는 다행히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날 오전 류우익 대통령실장 주재로 열린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최근 거리시위가 일부 정치세력에 의해 조직적이고 전략적으로 기획되고 있다는 보고를 받고 배후세력 색출에 행정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을 세우는 등 긴박하게 움직였다"며 "이와 관련해 본지 확인 결과 경찰은 27일 집회에서 각목을 포함한 불법 시위 도구를 실은 차량이 서울 청계광장 등 시위 현장에 있었다는 첩보를 받고 해당 차량을 잡기 위해 추적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매경>, 촛불집회 비난 기사로 도배

<매경>은 이 기사외에도 이날 사회면 전체를 촛불집회 비난성 기사로 도배했다.

<매경>은 '전문가들이 풀어본 괴담의 심리학'이란 톱기사를 통해 이른바 '쇠고기 괴담'이 번지는 이유를 '내성적이거나 애정결핍이 원인?' '퍼나르면 흥분 느끼는 과대망상' '익명성에 안주해 책임없어져'라는 부제로 풀이했다.

<매경>은 또 익명의 종로경찰서 소속 A순경의 말을 빌어, "지난 26일 밤에는 종로2가 YMCA 앞에서 한 집회 참가자가 던진 맥주병에 맞기도 했다" "청소년들이 집회 참가를 통해 잘못된 영웅심에 도취되는 건 아닌지 염려스럽다"고 보도했다.

마치 집회 참석자들이 술을 마시고 술병을 던지는 등 경찰을 공격한 것처럼 해석가능한 익명성 보도다. 톱기사를 통해 익명성 괴담을 맹비난한 <매경>이 아랫 기사를 통해선 익명의 공격성 보도를 한 셈이다.

네티즌들 격노 "메이저라는 신문이 카더라 통신 수준"

'각목 시위대 움직임'을 확인했다는 <매경> 기사를 접한 네티즌들은 격노, 미디어다음 아고라 등에는 <매경>을 비난하는 글들이 빗발치고 있다. 네티즌이나 촛불시위 참석자들은 그동안 부단히 '비폭력 운동'의 중요성을 강조해왔고, 실제로 지난 한달간 촛불집회나 가두시위때 시위대가 각목 등으로 폭력을 행사한 사례는 전무했기 때문이다.

ID '낭만과객'은 "<매일경제>는 조중동 자매지"라며 "메이저 언론이라는 신문이 거의 '카더라' 통신 수준이군요"라고 질타했다.

ID '강해'는 "명백한 허위보도"라며 "추후에라도 이를 근거로 언론중재위 제소 및 정정보도 신청을 해서 '각목' 매경의 나쁜 버릇을 고쳐 놓아야 합니다"라고 주장했다.

ID '현실도피'는 "오늘내일 '각목과 돌로 무장한 촛불집회'로 조작?"이라며 <매경> 보도의 배후를 의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