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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논객 손호철, 김용갑의 '격(格)' 극찬

"개혁진영이 죽 쑨 것은 '격' 결여 때문. 싸가지 없단 소리 들어"

진보논객인 손호철 서강대 정외과 교수가 26일 정계를 은퇴하는 원조보수 김용갑 한나라당 의원의 '격(格)'을 극찬했다.

손호철 교수는 이날자 <한국일보>에 기고한 칼럼 '김용갑을 다시 생각한다'를 통해 "요즈음 이념과 인간이라는 문제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이념도 중요하지만 이에 못지 않게, 아니 이 이상으로 중요한 것은 그 사람의 클래스 내지 격이라는 생각"이라며 "한 마디로, 나는 '나 자신이 진보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진보적이지만 인간이 안 되고 격이 없는 사람보다는 보수적이어도 인간이 되고 격을 갖춘 사람이 더 바람직하다'고 생각해왔는데, 최근 이 같은 생각을 더욱 갖게 된다. 그 같은 생각을 갖게 한 것은 대표적인 ‘극우’ 내지 냉전적 보수 정치인인 김용갑 의원"이라고 말했다.

손 교수는 "사실 그의 냉전적인 정치행태와 관련해 나는 평소 그를 매우 싫어했었다"며 "그런데 어느 날 당시 민주노동당의 두 명에 불과한 지역구의원 중 한 명이었던 조승수 의원을 위한 서명에 김 의원이 서명을 했다는 기사를 읽었다. 조 전 의원이 주민들에게 불려가 음식물 쓰레기처리장에 대한 의견을 묻는 주민들에게 몇 마디 답을 한 것이 사전선거운동이라는 말도 되지 않는 죄명으로 기소를 당하자 이는 말이 되지 않는다고 서명을 한 것이다. 자신과 정치철학이 전혀 다른 조 전 의원을 위해 서명을 하는 것을 보고 김 의원을 다시 보게 됐다"며 자신이 김 의원을 다시 보게된 첫 계기를 밝혔다.

그는 이어 "이로부터 얼마 뒤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승리하자 그는 보수정권이 권력을 되찾았으니 이제 안심하고 정계를 떠나겠다고 정계은퇴 선언을 했다"며 "나는 다시 한 번 놀랐다. 특히 이는 대표적인 진보 정치인이 개인적인 노욕에 눈이 멀어 진보정치운동을 위기로 몰고 간 것과 너무도 대조를 이루어 더욱 돋보였다"며 김 의원의 정계은퇴 선언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또 "계속 이어진 그의 행동은 여러 면에서 이념을 넘어서 인간의 격을 생각하게 했다. 그는 CEO대통령론을 주장하고 나선 이 대통령에게 국가는 기업이 아니고 대통령은 CEO가 아니라고 정면으로 충고를 하고 나섰다"며 "지난 주 의원총회에서는 '지금 한나라당이 여당의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반성해야 한다'고 비판하는가 하면 최근 한나라당에서 논의되고 있는 관리형 대표에 대해서도 이는 '과거 대통령이 당 총재를 할 때 이야기'이며 '지금 관리형 대표가 나와서 정권을 도와주고 견제할 수 있겠느냐'고 쓴 소리를 했다"며 거듭 김 의원의 소신발언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그는 "사실 386과 참여정부, 나아가 개혁세력과 진보운동이 죽을 쑨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이 같은 격의 결여 때문"이라며 "그 동안 사방에서 들렸던 것이 '싸가지가 없다'는 비판이었다. 또 손학규 통합민주당대표를 앞으로도 계속 따라다닐 수밖에 없는 낙인도 바로 지난 대선에서 보여준 그의 격 없는 정치행보"라며, 진보진영의 '격 결여'를 지적했다.

그는 결론적으로 "개혁세력과 진보진영이 부활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한 둘이 아니지만 그 중 하나가 격을 회복하는 것"이라며 "정계를 떠나는 한 ‘골보수’ 정치인을 바라보면서 이념과 인간의 격을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게 된다"며 정계은퇴를 하는 김의원에게 최상의 경의를 표했다.
박태견 기자

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10 29
    vkdntmxm

    맞아요 그는 지조 있는 사람이죠!
    진보측 정치인들중에도 이런 양반이 있어야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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