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 김원웅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위원장이 20일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비준동의안을 법안심사소위에 회부할 가능성을 내비치자 당내에서 김 위원장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김 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에 앞서 <문화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쇠고기 협상은 분명 이명박 정부가 잘못했다. 그렇다고 우리가 정권 초기에 벼랑으로 몰아갈 필요가 있느냐"며 "큰 흐름에서 서로 상생의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며 한미FTA 비준동의안 처리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손학교 대표가 (후속 조치를 요구한 것은) 고민하는 모습으로 받아들여진다"며 "정치적 분위기만 조성된다면 (비준안 통과는) 시간문제다. 정부의 후속조치가 정치적 분위기를 견인할 수 있는 것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손학규 대표와 전화통화를 소개하면서 "손 대표가 '추가 협의안이 국민을 납득시키는 데 한계가 있으니 추가 후속조치를 해달라고 요구했다. 최소한 하루정도 지켜보자'고 말했다"고 전하며 FTA 비준동의안의 법안심사소위 회부 가능성을 시사했다.

손 대표 측은 김 위원장 발언에 강한 불만을 제기했다. 한 핵심측근은 본지와 만나 "통화한 것은 사실이지만 손 대표께서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며 "쇠고기 재협상 없이는 한미 FTA를 처리할 수 없다는 기본 방침에 전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원내 핵심 관계자도 "당에서 만류를 그렇게 했는데, 김 위원장이 몽니를 부리고 있다"며 "당과 전혀 상의 없이 한 행위고 더 얘기하면 괜히 골만 깊어지니까 언급할 필요가 없다"고 김 위원장을 질타했다.

민주당 소속 통외통위의 한 의원은 "김 위원장이 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강행하더라도 실제로 상임위 통과는 어렵다"며 "법안심사 과정에 민주당 측 의원이 참석할 가능성도 희박한 데다 심사를 마치더라도 전체회의에 다시 회부에 표결처리를 해야만 한다"고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는 "민주당 상임위원들하고도 별다른 논의가 없었다"며 "김 위원장이 혼자 고집하며 강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