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 주연 FOI', 토종 아이스쇼 롱런 가능성
국내팬들 피겨열기 확인. "지나친 김연아 위주 구성" 지적도
김연아의 매니지먼트사이자 이번 FOI의 주최사인 IB스포츠는 외국의 유명 아이스쇼 기획업체에 로열티를 지불하지 않는 한국의 대표 명품 아이스쇼 브랜드로 키워내겠다는 구상아래 올해 첫 FOI를 개최했고, 주요 선수의 참가 번복, 고액 티켓가격 논란 등 몇몇 매끄럽지 못했던 부분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무리없이 대회를 치러냈다는 평가를 얻어내는데 성공했다.
이번 FOI의 가장 큰 수확은 단연 국내 팬들의 피겨 스케이팅에 대한 높은 관심과 뜨거운 열정을 확인한 부분이었다.
김연아를 비롯한 이번 FOI에 참가한 모든 출연진은 이틀간 세 차례에 공연을 펼치는 동안 내내 세계 그 어느 아이스쇼에서도 받아보지 못한 엄청난 박수와 환호를 경험했다. 행사직후 인터뷰에서도 선수들은 이구동성으로 "한국의 팬들은 너무나 열정적"이라며 놀라움과 만족감을 나타냈다. 특히 1년에 20여회의 아이스쇼가 열린다는 일본의 선수들조차 한국 팬들의 열정적인 호응에는 혀를 내두를 정도였다.
또한 목동 아이스링크에 모인 팬들 가운데 상당수는 조니 위어, 다카하시 다이스케, 시즈카와 아라카와 등 외국 선수들을 응원하기 위해 별도로 현수막을 준비하는 등 외국 선수들에 대해서도 높은 관심을 보여줌으로써 김연아에게 팬들의 관심이 편중될 것이라던 당초의 우려도 불식시켰다.
이번 FOI의 또 다른 수확은 가능성 있는 신예 선수들의 존재를 팬들에게 널리 소개할 수 있었다는 점이다.
특히 중학교 2학년생이라고는 믿기 힘든 우아한 연기를 펼친 최연소 국가대표 윤예지(과천중학교 2학년)의 활약은 '포스트 김연아'라는 주변의 평가에 부합할 만한 것이었다. 김연아의 코치인 브라이언 오서 코치도 대회 종료 직후 인터뷰에서 윤예지를 별도로 언급하면서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여러 긍정적인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FOI는 여전히 '김연아 아이스쇼'라는 스스로의 한계를 극복해야한다는 과제를 확인했다.
특히 이번 대회 프로그램 구성에 있어서 그룹 프로그램에서 지나치게 김연아를 위주로 프로그램을 구성, 자칫 다른 초청 선수들을 김연아의 들러리처럼 보이게 했다는 지적에는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불가피하게 김연아를 간판에 내세운 FOI였더라도 보여지는 공연의 컨셉이 '김연아와 친구들'이라면 괜챦겠지만 그 정도가 지나쳐 '김연와와 들러리들'이 되면 곤란하며, 이런 모습을 장기적으로 FOI의 롱런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지적이다.
FOI는 이제 첫 걸음을 뗐다. 첫 걸음치고는 제법 큰 걸음을 뗀 셈이 됐다. 그만큼 내년 대회에 대한 팬들의 기대는 한껏 높아졌다. 이와 같은 팬들의 기대에 얼마만큼 부응할 수 있느냐가 FOI 롱런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FOI의 진행을 진두지휘한 IB스포츠의 구동회 스포츠마케팅 본부장은 "첫 해 여러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큰 무리없이 대회를 치러낸데 대해 만족한다"면서 "내년에는 올해 오지 못했던 선수들도 초청해 한국을 대표하는 명품 아이스쇼로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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