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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는 빨갱이" 한양대 교수 계속 강의맡아

한양대 “아직 징계 검토한 적 없어”

강원도청이 주관한 시.군.구 5급 이상 간부급 공무원 대상 강의에서 “노조는 기본적으로, 막말로 빨갱이다. 좌파다”, “(노조 동태를 살필 수 있는) 첩자가 필요하다”는 발언으로 무리를 빚고 있는 이재민 한양대 초빙교수(교육대학원)가 다음 학기에도 이 학교에서 계속 강의를 맡는 것으로 밝혀졌다.

한양대, 다음 학기도 이 교수 강의 배정

한양대의 한 학교 관계자는 16일 “이 교수가 다음 학기에도 강의를 맡기로 예정돼 있다”면서 “아직까지 징계에 대해서는 들은 바 없다”고 밝혔다. 한양대는 이 교수에 대해 현재까지 징계를 위한 인사위원회 개최를 검토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16일 <뷰스앤뉴스>와 전화통화에서 “한양대가 내 발언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면 조사를 해서 학교가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내 거취는 전적으로 학교가 결정할 문제”라고 밝혔다.

교육부 교직단체지원과장으로 재직하다 휴직중에 있던 이 교수는 지난 해 가을학기부터 한양대 교육대학원에서 초빙교수로 강의를 맡고있으며, 이번 학기에는 ‘한국교육연구세미나’ 강좌를 일반교육대학원생들을 상대로 가르치고 있다.

이재민 “나도 아직 녹취록 본 적 없다”

또 이 교수는 <뷰스앤뉴스>와 전화통화에서 “내가 정말 앞뒤 부연 설명없이 그렇게 ‘빨갱이’라고 말했다면 문제가 될 수 있지만, 내가 정말 앞뒤 다 짤라서 ‘빨갱이’라고 말했는지 나도 의심이 간다”고 말했다.

그는 “항상 내가 노조를 보고 ‘빨갱이’라고 설명할 때는, 과거 독재정권에서 교육받았던 세대들이 ‘무조건 좌파는 공산당, 빨갱이’ 이렇게 ‘나쁜놈’들로 인식되게 교육받았고, 바로 그것이 바로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할 때 쓰는 표현”이라고 해명했다.

따라서 그는 “정말 내가 그렇게 앞 뒤 자르고 발언했는지 나도 녹취록을 안 봐서 잘 모르겠다”고 언론에 보도된 녹취록을 의심했다. 그는 “내 입장은 일부 신문과 인터뷰 한 그대로”라며 “자꾸 저에 대한 기사가 언론에 보도되는 것이 저에게 도움될 게 없다”고 자신과 관련한 논란이 가라앉기를 희망했다.

이 교수는 “강의에 사용한 용어들이 표현에 약간 무리한 측면이 있었다는 것은 인정하고 사과한다”고 밝힌 바 있다.

녹취록 보면 이 교수 해명 납득키 힘들어...

그러나 이같은 이 교수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전국공무원노조가 공개한 이 교수 강연 녹취록을 보면 납득하기 힘든 대목이 많다.

이 교수는 “노조는 빨갱이라고 인식하는 것이 잘못된 것을 강조하기 위해 ‘노조는 빨갱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이 교수의 당일 강의 내용을 살펴보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전공노)에 대한 강한 거부감이 강의 전반에 나타나고 있다.

이 교수는 해당 강연에서 “전교조 안에는 참교육을 지향하는 사람들도 있다”면서도 “참교육을 이야기 하면서, 민족교육, 민주교육, 인간교육 등 좋은 말은 다 쓴 것 같다. 민주교육, 인간교육이면 남의 말도 잘 들어줘야 하는데, 이놈들이 남의 말 잘 안 듣는다. 솔직히 까놓고 말하면 아주 질이 나쁘다”라고 전교조에 대한 반감을 그대로 드러내 놓고 있다.

더 나아가 이 교수는 “전교조가 떠들면, 정부가 잘 들어준다. 꽹과리 치고 떠들기만 하면 들어준다”고 전교조 비하 발언도 서슴치 않았다.

전공노와 관련해서도 “공무원 노조법에 보면, 예산과 법령, 조례에 해당되는 것은 성실이행의무만 있다. 보수는 근무조건이고, 보수는 예산이다. 근무조건은 공무원 복무령에 있다. 그러니까 솔직히 까놓고 말하면 교섭할 것이 없다”고 공무원의 노동운동 자체를 부정하는 듯한 발언을 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인간의 존엄성을 한다고 하는데, 노조는 기본적으로, 막말로 빨갱이다. 좌파다. 그럴 수밖에 없다. 일단 나눠먹자는 분배를 지향한다. 그러니까 기본적으로 사고의 기조엔 좌파 개념이 있다. 기본적으로 좌파일 수밖에 없다. 활동 노선을 봐도, 전공노는 노동 3권 투쟁, 이라크 파병 반대 등 정치적인 것을 한다”고까지 발언했다.

이 밖에도 이 교수는 “노조 담당자는 ‘뚜쟁이’”, “노조 담당자는, 실질적으로 이중첩자”라는 발언 등 도저히 공무원 교육 내용으로는 보기 힘든 발언들을 쏟아냈다.

더욱이 이 교수는 교육부 교육단체지원과장으로 재직하며 전교조와의 단체협상 실무를 담당한 자신의 경험을 들어 “협상도 인간관계다. 내가 전교조 위원장 구속시킨 적이 있다. 구속시키려면 작전이 필요하다”는 말을 당시 강연에서 거침없이 쏟아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이 소리 했다가는 부당노동행위라고 하겠지만 첩자가 필요하다. 노조위원장이 노조를 장악했는지 안 했는지 알아야 한다. 아닐 때는 (집행부의) 반대편도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는 발언도 버젓이 했다.

결론적으로, 노조를 빨갱이로 인식하는 것이 잘못됐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노조는 빨갱이"라고 표현했다는 그의 해명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힘든 셈이다.
김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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