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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게이츠의 '위대한 은퇴'

"아내와 자선사업 전념하기 위해 2008년 은퇴" 선언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빌 게이츠 회장(50)이 2008년 회사 경영에서 손을 떼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유는 자선사업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빌 게이츠다운 은퇴 이유다.

빌 게이츠 "아내와 자선사업 전념하기 위해 은퇴"

15일(현지시간) AP통신은 빌 게이츠 회장이 "오는 2008년 7월까지 MS사의 경영일선에서 물러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빌 게이츠 회장은 사임 이유에 대해 "내가 아내와 설립한 '빌 앤 메린다 게이츠 재단(Bill & Melinda Gates Foundation)'의 자선 사업에 보다 주력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게이츠 회장은 "나로서는 힘든 결정이었다"면서 "내가 중요하고 도전적이라고 생각하고 두 가지 일에 열정을 가질 수 있었다는 것은 행운이었다"며 말해 회사와 재단에 대한 깊은 열정을 내보였다.

이어 그는 "MS의 앞날은 밝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자신이 없어도 회사가 지속적으로 성잘 할 것임에 대한 믿음을 내보였다.

게이츠 회장의 발표에 대해 MS의 기술 담당이사인 레이 오시는 "게이츠 회장이 회사 회장직은 유지할 것이며 주요 개발 프로젝트의 자문 역할은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MS는 게이츠 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나면 크레그 먼디 MS 기술 담당이사가 연구전략담당이사의 직함을 갖고 게이츠 회장과 상의해 주요 결정을 담당할 것이라고 밝혔다.

빌 게이츠 MS 회장과 부인 멜린다. 이들은 부부이자 자선사업 파트너로, 남은 인생을 자선사업에 받치겠다고 밝히고 있다. ⓒ연합뉴스


'청부(淸富)'의 실천자 빌 게이츠

빌 게이츠 회장의 명실상부한 세계최대 갑부다.

그의 재산 규모는 약 5백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미 <포브스>지(紙)에 의해 세계 최대 갑부로 선정되기도 했다.

그러나 게이츠 회장은 자신의 부를 개인의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평소 그는 "부에는 항상 항상 책임이 따른다"며 거액을 자선사업에 기부해 왔다. 특히 그의 '빌 앤 메린다 게이츠 재단'은 미국뿐만 아니라 전세계의 교육과 의료 사업에 집중적인 지원을 계속하기로 유명하다.

그는 40세가 되던 해 앞으로 10년후 자신의 막대한 재산을 "5%만 자식들에게 물러줄뿐 나머지 95%는 모두 사회에 기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약속을 지킬 때가 되자 2008년 MS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히며 약속 실현에 나선 것이다.

그는 또 조지 W. 부시 미대통령이 경기 부양을 명분으로 상속세를 폐지하려 하자, "부의 배분원칙에 위반된다"며 조지 소로스 퀀텀펀드 회장 등과 함께 강력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혀 그렇지 않은 세계의 많은 갑부들을 숙연케 하기도 했다.

게이츠 회장은 세계제일의 갑부이면서도 평소 검박한 생활로 유명하다. 평소 비행기도 일반석만 이용하고 점심도 주로 햄버거로 떼운다.

그는 또한 자만을 가장 경계한다. 그는 잘나가던 대기업들의 패망원인인 자기만족을 경계하기 위해 <마이크로소프트의 대죄(大罪)>라는 자기비판적 비망록을 쓰기도 했다. 이 비망록에 가장 먼저 오른 사례가 강적 노벨사에게 통신망 시장을 빼앗긴 참담한 실패담이다. 그는 같은 맥락에서 '예스맨'을 가장 싫어하고 자신에 맞서 논쟁을 벌이는 이들을 좋아한다.

그는 24시간 일에 빠져있는 일 중독자로도 유명하다. 보통 새벽 두세시까지 일을 손에서 놓지 않는다. MS에서 가장 영예로운 칭호도 CEO나 CFO가 아닌 '엔지니어'다.

빌 게이츠는 MS의 독점 때문에 많은 네티즌들로부터 비판의 대상이 돼왔다. 그를 비난하는 할리웃 영화까지 만들어질 정도로 그에 대한 비판은 거세다. 그러나 그가 지상에서 가장 깨끗한 '청부(淸富)'의 길을 보여주고 있다는 데 대해선 비판자들도 동의한다. 그는 말 그대로 '위대한 장사꾼'인 것이다.
임지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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