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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길 체육회장 "구차하게 사느니 당당히 죽겠다"

사의 표명, 체육회장-사무총장 동시 공백 초유의 사태

"구차하게 살아남느니 당당하게 죽는 길을 택하겠다."

사무총장 인선을 놓고 정부와 갈등을 빚어온 김정길 대한체육회장 겸 대한올림픽위원회(KOC) 위원장이 25일 전격 사퇴 의사를 밝혔다.

김정길 회장은 이날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체육회 긴급이사회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체육회 88년 역사상 정부가 사무총장 인선을 거부한 사례는 없었다"면서 "이번 사건의 본질은 `너 나가라'라는 소리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다"고 정부를 질타했다.

그는 이어 "(회장직에서) 물러나는 게 국가와 체육회, 올림픽을 위하는 길이 아닌가 생각된다"며 "구차하게 살아남느니 당당하게 죽는 길을 택하겠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이사분들이 양해해 주신다면 회장직에서 물러나고 싶다"며 거듭 사퇴 의사를 밝힌 뒤, "최종 입장은 이사회가 끝난 뒤 빠른 시일안에 정리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에리사 태릉선수촌장은 "이 상황에서 분위기에 치우쳐 회장님이 퇴진한다면 체육회는 혼란을 겪을 수 밖에 없다"며 "지금은 올림픽이라는 중요한 대사를 앞에 두고 있다. 요동치는 체육회가 되지 않게 해달라"며 김 회장 사퇴를 만류했다.

김 회장의 사퇴가 확정될 경우 한국스포츠계는 2008 베이징올림픽 100여 일을 앞두고 체육회장과 사무총장이 동시에 공석 상태가 되는 초유의 사태를 맞게 될 전망이다. 김 회장은 노무현 대통령과 친분이 두터워 노 대통령이 재임시절 체육회장에 임명한 인사로, 이명박 정부 출범후 우회적으로 사퇴 압력을 받아왔다.
임재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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