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28일 전날 충청 유세에서의 지역주의 발언에 이어 대구 유세에서 "우리(대구-경북, TK)가 지난 세월동안 핍박을 받았다"며 "우리가 그동안 손해 본 것을 이번에 다 보상받을 수 있다"며 'TK 핍박론'을 주장하며 연일 지역주의를 조장, 파문이 일고있다.
공천 갈등에 의한 '보수 분열'로 한나라당이 위기에 직면하자, 이를 지역주의 조장 발언으로 풀려는 게 아니냐는 비판을 자조하는 행태로 총선에서 한나라당에 치명적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박근혜 전대표의 지원 유세 보이콧으로 '박근혜 대타'를 자초하고 나선 강재섭 대표가 한나라당을 위기로 몰아넣는 양상이다.
"누가 뭐래도 TK는 이명박 정권의 주인"
강 대표는 이 날 오후 친박계의 도전으로 한나라당이 위기에 몰린 대구의 서문시장 유세를 통해 "누가 뭐라고 해도 이명박 정권의 최대 주주, 주인은 우리 대구-경북 도민"이라며 이같은 'TK 핍박론'을 폈다.
그는 "대구-경북은 역사의 고비마다 물길을 잡아주었다"며 "지난 대선에서는 이명박 대통령을 70%이상 지지해주었다"며 이번 총선에서도 한나라당 후보에 몰표를 몰아줄 것을 호소했다.
그는 특히 "지난 10년 DJ-노무현 정권, 더 나아가 YS 정권까지 15년 동안 대구-경북이 얼마나 핍박을 받았나"라며 "심지어 국회의원이 따놓은 예산까지 반납하는 일이 발생했다"며 김영삼 PK(부산경남) 정권도 TK를 홀대했다는 주장을 폈다. 아무리 최근 YS의 계속되는 한나라당 비난에 강 대표 속내가 불편하다 할지라도, PK 유권자들이 들으면 발칵 뒤집어질 매거톤급 지역주의 발언인 셈.
그는 이어 "이제 우리는 우뚝 설 수 있다"며 "우리는 이제 이명박 정권의 최대 주인, 주주다"라며 이명박 정권의 TK 정권임을 강조했다. 그는 최근 한나라당 친박계의 대거 도전으로 대구경북 징역에서 한나라당이 직면한 위기와 관련, "이명박 대통령을 뽑아놨는데도 일도 못하는 반푼수가 되는 것"이라며 "이번에 마지막이라도 좋으니 왕창 밀어달라"고 몰표를 부탁했다.
그는 이어 자신의 지역구였던 대구 서구에 홍사덕 '친박연대' 선대위원장이 출마한 데 대해서도 "홍사덕이라는 사람이 돌고돌아 여기까지 왔는데, 나는 아직도 왜 여기 나오는지 이해를 못하겠다"며 "홍사덕 씨는 옛날에 영주에 나왔다가, 강남에도 나오고, 일산에도 나오고, 또 얼마전에는 광주에도 나오다가 느닷없이 이번에는 대구 서구로 왔다. 이런 분이야말로 전형적인 철새가 아니고 무엇이냐"고 힐난했다.
강재섭 한나라당 대표가 28일 대구를 방문, 'TK 핍박론'을 주장, 파문이 일고 있다. 강 대표는 전날 충청 방문에서는 충청 표심을 자극하는 지역주의 발언을 했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