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언 전 정무장관은 6일 김호규 전 보좌관의 ‘1천억원대 비자금’ 관리 주장을 터무니없는 음해라고 부인하며 오히려 김 전 보좌관이 자신의 돈 1백억원을 횡령했다고 주장했다. 박 전 장관은 그러나 해명과정에 결과적으로 무용과 여교수와 횡령 공방을 벌이고 있 1백76억원외에 최소한 1백억원의 또다른 차명계좌 자금을 보유한 사실을 인정, 의혹이 더욱 커지고 있다.

"김 전 보좌관도 은행 심부름 하면서 1백억원 횡령"

그는 이날 오후 서울 강남의 자신의 법률사무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김 전 보좌관이 은행 심부름을 하면서 1백억원대 돈을 횡령했다”며 “(김 전 보좌관의 주장은) 허황된 거짓말”이라고 비자금 관리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그는 “1994년 9월 출옥한 뒤 정리 차 계좌를 확인해보니 계좌 대부분이 분실계를 내고 (돈을) 찾아간 깡통통장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으로 출국해있던 김 전 보좌관을 찾아가 물어보니 눈물을 흘리면서 죄송하다고만 말했다”며 “자기가 심부름을 시켰던 김모 법무사가 다 빼돌렸다고 말햇다. 김 전 보좌관은 이후에 10억원을 반환했다”고 말했다.

박 전 장관은 김 보좌가관이 횡령한 돈 1백억원은 은행예금 77억원, 증권 18억원, 부동산 2억원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금 조성 경위에 대해선 “선친에게서 받은 유산과 사회생활을 하면서 번 돈, 아무런 조건없이 받은 협찬금”이라며 전날 무용과 여교수가 횡령한 1백76억원과 동일한 설명을 했다. 박 전 장관은 “협찬금 중에 대기업으로부터 받은 돈은 단 한푼도 없다”며 “김 전 보좌관이 1천억원에 이르는 계좌를 공개한다고 하는 데 하루속히 공개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전 장관의 연일되는 해명에도 불구하고 왜 수백억원대에 이르는 자금을 차명계좌를 통해 제3자에게 관리시켰는지에 대한 의혹은 가시지 않고 있다. 비자금 1천억원 의혹을 폭로한 김 전보좌관은 박 전장관이 의혹을 부인할 경우 자신이 갖고 있는 계좌 등을 공개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그의 대응이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