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과 한나라당은 4일 국회 사회.문화.교육 분야 대정부질문에서 대통령직 인수위가 강력하게 추진해온 영어 공교육 강화 및 대학자율화를 놓고 치열한 공방을 펼쳤다.

정청래 신당 의원은 "영어가 사실상의 세계어인 현실에서 영어 공교육의 필요성을 일부 인정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정책의 남발로 국민에게 혼돈을 주는 것은 기가 막힐 따름"이라며 "벌써 영어 관련 사교육 시장의 열기가 뜨거워지고 있고, 영어를 못하면 사람대접 받기 어렵겠다는 두려움을 갖게 되는 국민이 생기고 있는데 이는 큰 문제"라고 질타했다.

같은 당 신명 의원은 "영어몰입교육 정책은 일단 철회됐지만, 인수위는 국어 국사 국악과 같은 우리 것은 뒷전이고 영어교육에 사활을 걸고 있는 듯이 보인다"며 "인수위원장은 대통령 당선인에게 '안녕하세요' 대신 '굿모닝'하면서 인사한다고 하는데 자국의 언어와 역사를 모르고 진정한 세계인이 될 수 없다"며 '국적 있는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같은 당 유기홍 의원도 "인수위원회의 교육정책은 사회통합 기능과 공동체 교육의 취지를 저버린 것으로 보인다"며 "영어교육의 일괄적 통보로 인한 사교육비 증가와 입시학원화 되는 공교육 현장의 황폐화가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이에 반해 김충환 한나라당 의원은 "한국은 2만불 소득은 어렵게 실현했지만 앞으로 4만불 소득, 7대 경제대국에 도전하려면 국민 영어교육을 세계 20위권으로 끌어올려야 한다"며 "영어를 배우기 위해 가는 조기 유학생이 10년새 20배로 늘어 연간 3만 5천명에 비용은 15조원에 이르고 있는데 기러기 아빠들에 대한 교육부의 대책은 뭐냐"며 인수위를 적극 옹호했다.

김 의원은 또 "이제는 수월성 교육이 필요한 때이며, 평준화의 장점을 유지하면서 과학고, 외국어고, 예술고 등 각종 특목고를 많이 만들어 획일성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면서 "가난한 학생들에게 교육기회를 제공하는 제도적 장치의 하나로 기여입학제를 제한적으로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배일도 의원도 "세계의 인재들이 무한경쟁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평준화 정책으로 교육받은 우리 자녀들이 경쟁을 견딜 수 있을 지 의문"이라며 수월성 교육을 강조한 뒤 "교육환경에 따라 집값이 천차만별인 현실에서 수도권 과밀 억제와 지방 균형발전을 실질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수도권내 취약지역에 양질의 교육기관을 설립할 수 있도록 관련 규제를 과감하게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