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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강남 물갈이론' 점화 파문

이명박 "강남-서초-송파는 전국구", 공성진 "새 인물 나와야"

"강남, 서초, 송파구가 어디 지역구냐, 전국구지."

최근 한나라당 강남권 의원들을 바짝 긴장케 하고 있는 말이다. 다른 사람도 아닌 이명박 대통령당선인이 사석에서 했다는 말이니, 긴장할만 하다.

이 당선인은 대선때 강남권에서 70%대 몰표를 받았다. 압구정동 같은 데서는 80%대가 나왔다. 한나라당 텃밭 영남권을 웃도는 경이로운 몰표다. 이 당선인의 '새 지역기반'이란 얘기까지 나돌 정도다. 그러다 보니, 4월 총선때 강남권 공천은 비례대표와 같은 차원에서 '전략 공천'을 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얘기가 나돌았고 이 당선인의 발언을 계기로 '강남권 물갈이론'이 최근 물밑에서 급류를 타기 시작했다.

이러던 차에 한나라당 서울시당위원장인 공성진 의원(서울 강남을)이 15일 공개리에 '강남 물갈이론'을 주장하고 나섰다.

공 의원은 이날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이명박 후보의 당선으로 새로운 리더십의 시대가 출범하는 만큼 이번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강세 지역인 서울 강남권에서도 쇄신이 필요하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강남, 서초, 송파, 강동 등 한나라당 우세지역에서 '새로운 인물'이 나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 의원은 이어 '새로운 인물'의 잣대와 관련, "공천에서는 당선 가능성이 가장 먼저 고려돼야 하겠지만 새로운 리더십으로 국가를 이끌어갈 이 당선인과 철학을 같이 하느냐 여부도 중요한 변수가 되지 않겠느냐"고 말해, 이명박 당선인과 코드가 맞는 인사들을 전면배치해야 함을 강조했다.

강남 물갈이론을 제기한 공성진 의원. ⓒ연합뉴스

대표적 이명박계인 공 의원 발언이 전해지자, 해당 강남권 지역구 의원들을 발칵 뒤집혔다. 자신들을 겨냥한 '물갈이론'이 마침내 점화된 것으로 받아들이기 때문.

현재 강남권에는 내로라하는 거물급 인사들이 포진중이다.

강남구의 경우 갑에는 이종구, 을에는 공성진 의원이 지역구를 맡고 있다. 둘 다 초선이나 이종구 의원은 금감원 감사 출신이자 이중재 의원의 아들이고, 공 의원은 대표적 미래학자로 유명하다.

서초구의 경우 갑은 이혜훈 의원, 을은 김덕룡 의원이 지역구의원이다. 이혜훈 의원은 박근혜 전대표의 핵심측근으로 유명하며, 김덕룡 의원은 무려 5선 의원으로 경선때 이명박 후보를 밀은 공신이다.

송파구의 경우 갑은 맹형규 의원, 을은 박계동 의원이 맡고 있다. 맹 의원은 서울시장까지 생각했던 3선 중진이고, 박계동 의원은 비록 재선의원이나 대선때 공작저지본부장 등을 맡아 맹활약했던 공신이다.

강동구의 경우 초선인 김충환 의원이 갑구 의원을 맡고 있다.

이처럼 내로라하는 거물급이 즐비한 강남권에 대해 초선인 공 의원이 '물갈이론'을 제기하고 나섰으니 발칵 뒤집힌 것도 당연하다. 당사자들은 한결같이 "공천심사위원도 아닌 공 의원이 무슨 자격으로 그런 발언을 하는 거냐"며 펄쩍 뛰고 있다. 한 의원은 "강남 을구가 지역구인 공 의원도 총선에 불출마하겠다는 얘기냐"라고 반문한 뒤, "내가 알기론 공 의원은 공천을 받기 위해 부인까지 나서 이 당선인 주변과 접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가에서는 공 의원 발언이 '개인적 차원'의 발언이 아니라, 이 당선인의 심중을 읽고 먼저 치고 나온 게 아니냐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경선-대선때 신세진 사람이 많은 이 당선인의 어려움을 읽고 악역을 자처하고 나선 게 아니냐는 해석인 셈이다.

그러나 이들 지역 대다수 의원은 대선때 이 당선인을 민 친이명박계 의원들이어서 실제로 '강남권 물갈이'를 단행할 경우 이들의 거센 반발이 불을 보듯 훤해, 향후 심각한 내홍이 예견되는 상황이다.
김동현 기자

댓글이 1 개 있습니다.

  • 12 8
    궁민

    해변족은 다 갈아라
    지역감정만 떠들고 놀고 처먹는덴 선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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